[기자파일]르노삼성 박동훈 시대 개막...변화 바람 불까

입력 2016-04-02 08:20
수정 2016-04-02 11:31


르노삼성자동차가 첫 한국인 최고 경영자로박동훈 사장을 선임했다.이를 두고 '파격'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수입차 업계 및르노삼성 합류 이후 이뤄낸 성과를 고려하면 당연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사실 박동훈 사장은자동차업계에서 선견지명이 뛰어난 인물로 통한다.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시절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소형 해치백 골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수입 디젤차의 폭발적인 성장 시대를 개막했다. 2013년 르노삼성 부사장으로 옮긴 후에는 르노 캡처를 과감히 들여와 QM3란 이름으로 소형 SUV 시대를 열었고, 도넛형 LPG탱크로 택시 시장을 공략했다. 최근엔 탈리스만에 SM6란 이름을 붙이는 데 성공하며 출시 한 달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동시에 그는판매 구도에도 변화를 꾀했다. 수입차 판매사를 르노삼성으로 대거 끌어온 것. 폭스바겐과 푸조, 혼다 등 수입 브랜드 판매사가적게는 3~4곳에서 많게는 10곳 이상의 르노삼성 판매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개인 판매를 줄이고 법인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이뤄진 결과다.관리의 용이성과 사업의 지속성 측면에서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되는 판매망 작업이완료되면 각 판매사들이 직접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홀세일 방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가 택한 방식이다. 다만 판매사별로 관리하는 대리점 수가 너무 많아지면 또 하나의메가딜러 역할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제한적으로 운용할 전망이다.

이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건 '삼성' 브랜드의 거취다. 당초 삼성과의 계약 만료 시점은 2020년으로 알려졌지만 이보다 앞서 삼성 브랜드를 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지난해부터 판매점의 시그니처 색상을 르노의 노란색으로 변경하고 실내 곳곳에 르노의 정통성을 입히는 등 르노 알리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판매 차종은 르노 클리오와 에스파스 등을 도입해 제품군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내수 3위에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산공장은 지금처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물량을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영업과 마케팅에 정통한 그에게도 한 가지 고민은 있다. 바로 기흥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와 디자인센터다. 국내 중앙연구소와 디자인센터는 르노 본사와 협업해 다양한 신차를 개발하고 국내 사정에 맞게 변경하는 역할을 한다. R&D 본부에서 각종 파워트레인과 섀시 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지만아직 부족하다는 게 박 사장의 판단이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활성화하고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인지가풀어내야 할 과제다.



르노삼성 박동훈 신임 사장의 취임은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수입차 1세대가 국산차 임원으로 진출한 첫 사례여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시대 트렌드를 읽고 사업을 추진하는데 막힘이 없다"며 "그 동안 성과가이를 증명하기 때문에 많은 판매사들이 믿고 따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삼성이 첫 한국인 사장을 선임했다는 것은시장 분위기나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현지인 사장의 필요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기대된다"고 전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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