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래퍼 세그먼트, 나와의 대면

입력 2016-03-10 09:00
[bnt뉴스 김예나 기자] 래퍼 세그먼트는 담담했다. 애써 포장하거나 꾸미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너는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어”라는 그의 담백한 위로가 더욱 크게 와 닿았다. 세그먼트(Segment)가 새 EP 앨범 ‘28 블루 슬라이드(28 Blue Slide)’를 발표했다. 지난 2011년 첫 싱글 ‘변명(No More Lies)’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세그먼트는 이후 한 장의 EP 앨범과 ‘너의 존재’ ‘치즈케익(Cheesecake)’ 등 두 장의 싱글 앨범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두 번째 EP 앨범 ‘28 블루 슬라이드’는 타이틀곡 ‘홈(Home)’를 포함해 ‘해쳐가’ ‘유 노우 댓(U Know That)’ ‘덤프 잇(Dump It)’ ‘두 잇 포 유 (Do It For You)’ ‘치즈케익’ 등 모두 6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을 통해 세그먼트는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본인이 직접 참여하며 플레이어로서는 물론 프로듀서로서 동시 활약을 펼쳤다. 최근 새 앨범 발매 기념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세그먼트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주변이 아닌 자신을 영감의 대상으로 두고 작업했다”며 “저와 대면하는 시간들은 꽤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모든 과정이 지나고 나니 정말 후련하다”고 털어놨다. “이전 앨범들을 낼 때는 예쁘게 꾸며내려고 했다면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는 제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완전히 만족스럽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 동안 저에 대해 감추고 덮어놨던 것들을 제 스스로 끄집어냈다는 자체만으로도 후련하네요.” 세그먼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로운 시작에 마주한 자신의 모습과 지금의 나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즐겁고도 우울했던 그 시간들이 마치 블루 슬라이드, 즉 우울한 미끄럼틀을 타는 것 같았다는 그였다. “굉장히 고생스럽게 만든 앨범이에요. 음악을 한다는 자체는 정말 좋고 즐거운 일이지만 사실 앨범 작업하는 과정은 굉장히 고되고 힘들죠. 그 과정을 참고 인내하는 자체가 우울한 미끄럼틀을 타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때의 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타이틀곡 ‘홈’은 스트링 세션과 부드러운 피아노 루프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고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금도 잘 해나가고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된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홈‘을 작업하고 있을 때쯤 저도 많이 지쳐있었지만 주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비슷하지 않나. 그 누가 자신의 앞길에 대해 100% 확신을 갖고 살아가겠나. 다들 악착같이 치열하게 살고는 있지만 뭔가 답답하고 막막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때 제가 모두에게 조언을 해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것은 지나친 개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잘 하고 있다. 너무 고민하지 말고, 집에 가서 쉬어라‘는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그먼트가 리스너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임과 동시에 자기 스스로에게 전하는 혹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앨범 작업 기간 동안 작업실에서 거의 노숙하다시피 살았다. 집에도 거의 잘 들어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홈’을 작업하면서 스스로에게 ‘이제 집에 좀 가라’고 말했다”며 웃음 지어보였다. 래퍼이자 프로듀서로서 작업물들을 만들어가면서 차근차근 한 발짝씩 뮤지션의 길을 나아가고 있는 세그먼트. 그는 앞으로 그 무엇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계획이다. 알앤비 힙합 음악을 중심으로 삼되 그 안에서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시도할 생각이라는 세그먼트다. “음악 작업을 할 때 여러 현실적인 상황들이나 개인적인 일들로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들곤 해요. 그럴 때는 많이 지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작업물들을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얻게 되죠.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향한 꿈을 위해 노력하면서, 계속해서 도전 할 줄 아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 세그먼트)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