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드럽지만 강단 있는 외유내강, 손가영

입력 2016-03-10 15:22
[김윤하 기자] 배우 손가영은 불면 날아갈 듯 여리여리한 이미지와는 달리 ‘외유내강’이었다. 자신 있게 본인이 먼저 연기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드라마 ‘구가의 서’에 표독스러운 악녀에서부터 최근 종영한 ‘달콤살벌 패밀리’에서 보여준 철 없는 동생 역까지.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지만 속은 곧고 굳세게 도전해온 그는 누구의 도움 없이 묵묵히 배우로써 걷고 있다.하나의 모습이 아닌 다양함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와의 인터뷰가 앞으로 그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Q. 오늘 촬영 어땠어요?인터뷰는 많이 했지만 패션 화보는 처음 찍어요. 그래서 이번에 bnt뉴스와 화보를 촬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봤는데 예뻐서 빨리 찍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촬영하게 돼서 기뻐요.Q. 마음에 드는 콘셉트가 있어요?첫 번째 콘셉트요. 제가 레이스와 하얀색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마침 첫 번째 콘셉트 의상이 하얀 레이스 의상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의상을 보고 너무 좋았어요.Q. 평소 스타일도 비슷해요? 옷을 잘 입는 것으로도 유명하잖아요.아무래도 제가 쇼핑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보니. 평범한 옷보다는 휴양지에서 입을 수 있는 옷이나 원색적이고 프린트가 강렬한 옷을 주로 입는 편이에요. 입다 보면 옷이 사람한테 와서 붙게 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저도 다양한 옷을 입어보려고 해요. Q. 연기하면서 쇼핑몰 운영까지 힘들지는 않아요?연극 영화과로 진학 한 후로는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서 쭉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제가 스물아홉이 되었더라고요(웃음). 이십 대에 연기만 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어요. 제가 이룬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평소 패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2년 전에 가로수 길에 조그마한 매장을 먼저 열고 온라인 매장까지 운영하게 된 거죠. 액세서리 같은 건 제가 직접 디자인하기도 해요.Q. 끼가 정말 많네요. 전공은 연극영화과죠?어려서부터 자주 전학을 가서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활발했던 성격도 자연스럽게 내성적으로 바뀌었죠. 그때 고모가 연기를 해 보는 게 어떻겠냐며 말씀해주셨어요. 우연히 친한 친구가 무대에 선 모습을 봤어요. 함께 떡볶이를 먹던 친구가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있더라고요. 너무 멋있었어요. 남들에 비해 조금 늦게 준비했지만 열심히 해서 학교에 입학하게 됐죠.Q. 그러던 중 뉴욕으로 유학을 갔죠?한 학년을 마치고 갔어요. 부모님이 한 학년은 무조건 마쳐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뉴욕이라는 비싼 땅에서 어학 공부만 하긴 아쉬워서 뉴욕 메이크업 스쿨에서 메이크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 자격증도 땄어요.Q. 유학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미국의 유명 사진작가 ‘마이클 폴리치’의 모델로 촬영을 했던 적이 있어요. 어느 날 커피숍에서 줄을 서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저한테 다짜고짜 직업이 뭐냐고 묻더라고요. 자신이 유명한 사진작가라라고 소개하면서 아시아인을 촬영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모델로 촬영하게 되었어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Q. 유학생활을 끝마친 후 돌아와서 바로 데뷔한 건가요?강산에 씨의 ‘답’ 뮤직비디오로 데뷔했어요. 우연히 촬영을 했죠. 이틀 동안 촬영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강산에 씨가 너무 잘해주셔서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어요. 연예인이라기보단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랄까. 굉장히 좋은 분이에요.Q. 그 후 다양한 드라마, CF에서 얼굴을 알렸지만 존재를 드러낸 작품은 드라마 ‘불굴의 며느리’ 조은수 역이었죠. 맞아요. 감독님과 미팅을 하긴 했었는데 제가 그 역할을 맡진 못했어요. 당시 캐스팅 됐던 배우가 사정상 못하게 되면서 다시 저에게 기회가 오게 됐죠. 소속사가 없을 때였는데 혼자서 의상 챙기고 촬영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Q. 못된 역이었죠?그때 욕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신애라 선배님과 윤재 오빠 사이에서 훼방을 놓는 역할이었는데 제가 봐도 얄밉긴 했어요. 댓글을 보니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 놀랐었는데 그만큼 관심 가져주신다는 것이니 나쁘게 생각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Q. 다음 작품이었던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도 악역이었죠? 그러게요. 그런 얼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못된 얼굴이 있나 봐요(웃음). ‘불굴의 며느리’에 은수 역은 사연이 있는 악역이라 덜 미운데 월선 역은 정말 욕심쟁이 악역이었죠. 하지만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 사극이라 기쁜 마음으로 촬영을 준비했어요.Q. 라이벌 관계로 나온 이유비 씨와 싸우는 장면이 참 많았어요.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어요?제가 이유비 씨에게 따귀를 맞는 장면이 있었어요. 사실 예전에 잠깐 드라마에 나왔을 때 처음 따귀 맞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너무 세게 맞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 장면에 대해 조금 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유비 씨가 아프지 않게 잘 때려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한 번에 오케이를 받았던 기억이 나요.Q. 드라마 ‘뻐꾸기 둥지’에서 백준희 역으로 열연했죠. 장서희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서희 언니와 연기를 할 때 정말 편했어요. 언니가 워낙 내공이 있는 선배님이라 제가 어떻게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시더라고요.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배울게 너무 많았어요. Q. 당시 드라마의 인기만큼 ‘막장’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어요. 역할 자체가 발랄한 역할이라 크게 힘들거나 한 건 없었는데 같이 촬영했던 채영이가 많이 힘들어했죠. 극중 역이 너무 세서 욕을 많이 먹었거든요. 또 ‘대리모’라는 아이템 자체가 파격적이라 그러한 논란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너무 화목하고 좋았어요. 감독님이나 작가 선생님이 굉장히 쿨 하셔서 신경 쓰지 않고 모두 열심히 촬영했어요.Q. 두 번째 사극이었던 드라마 ‘징비록’에서 실존인물인 요도 역을 맡았어요.요도라는 인물에 대해서 공부를 했어요. 일본에선 주인공을 한 드라마가 있을 정도로 일본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인물이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하고 싶었던 건가(웃음). Q. 현장에서 도와준 분들도 많이 있었죠?특히 김규철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선배님이 맡은 풍신수길이라는 인물이 쥐를 닮았다 해서 이도 쥐처럼 분장하고 연기도 독특하게 하셔서 이슈가 됐었거든요. 부담이 있었는데 먼저 농담도 해주시고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어 주셨어요. 모든 사람을 웃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셨죠. 너무 감사했어요. Q. 최근 종영한 드라마 ‘달콤 살벌 패밀리’에서 김은실 역을 맡았어요. 코믹한 드라마답게 현장 분위기도 즐거웠을 것 같아요.지금까지 촬영한 작품 중 아마 가장 좋지 않았나 싶어요. 코믹하고 유쾌한 드라마여서 그런지 현장 분위기도 아주 즐거웠어요.Q. 극중 언니로 나온 문정희란 배우는 어땠나요?정희 언니는 ‘잘한 건 잘했다, 못한 건 못했다’고 바로 말해주세요. 힘들어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정희 언니가 저에게 솔직하게 연기에 대해 피드백을 주셨어요. 언니가 이야기해준 말들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죠. Q.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연기라는 것이 일이 있을 때 까진 기다리는 직업이라 그 기간을 힘들게 보내면 슬럼프가 오잖아요. 저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여행 가고 꽃을 배운다거나 슬럼프가 올 새도 없이 지낸 거 같아요. 원래 스트레스를 덜 받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다음 달엔 복싱을 배워 보려 해요. 그래서 가끔 ‘왜 연기에 집중을 안 하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연기 정말 오래 할 거예요.Q. 오래 연기를 한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도 많을 것 같은데.철부지 막내딸 아니면 남을 방해하는 악녀, 두 가지 역할만 했어요. 이젠 청순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너무 청순하기만 한 역할보다는 털털하고 엉뚱한 역할요. 제가 좀 엉뚱하고 털털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거침없이 하이킥’, ‘남자 셋 여자 셋’, ‘세 친구’ 같은 시트콤이요. Q. 성격이 털털한 편이라 주변에 친구도 많을 것 같아요.네. 그 중 ‘뻐꾸기 둥지’에 함께 출연했던 채영이랑 친해요. 드라마에서 워낙 싸우는 장면이 많아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후반에 내용도 정리되고 서로 편해지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지금은 드라마 촬영 때 보다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이번에 ‘진짜사나이-여군특집4’ 촬영 전에 전화로 입대하면 몸무게를 재야한다면서 다이어트 비법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알려줬죠. 제가 한 방법대로 한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살을 쫙 빼고 나왔더라고요. 놀랐어요.Q. 어떤 방법이에요?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식단 조절은 못해요. 그래서 단기간 살을 빼야 하는 경우에는 운동하고 사우나에 가서 땀을 쫙 빼요. 이번에 ‘달콤 살벌 패밀리’ 촬영 초반에도 제 얼굴을 보고 놀라서 바로 사우나를 갔던 기억이 나요. Q. 피부도 굉장히 좋네요. 피부 관리 팁이 있어요?저는 될 수 있는 대로 잠을 많이 자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것도 잠을 많이 자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물도 자주 먹는 편이에요. Q. 롤모델은요?예전에는 롤모델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분들 이름도 함께 거론돼서 인터뷰가 나간 적이 있었는데 요샌 그렇게 안 하려고 해요. 언급되는 것도 죄송하고 연기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그분들처럼 연기 하겠다’가 아니잖아요. 제가 연기를 하면 분명 같은 역이라도 달라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가 잘하고 싶지 누군가를 닮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려 해요. 나중에 조금 시간이 지나면 분명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래요.Q. 누군가 닮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그럼 어떤 사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다양한 모습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나의 모습이 아닌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 배우로 남는 게 목표예요. 또 올해 목표가 있다면 지금처럼 밝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봉사는 것이에요. 최근 쇼핑몰 운영과 관련해서 바자회를 열었었는데 그분들이 바자회를 열어서 모인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시더라고요. 그런 다양한 방법으로 올해는 베푸는 삶을 살고 싶어요. 기획 진행: 김윤하, 박시온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의상: 레미떼선글라스: 리에티헤어: 에이바이봄 두리 팀장메이크업: 에이바이봄 노미경 실장장소협찬: 쓰리에따주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여★들의 공항패션 스타일링 비법은? ▶ [패션★시네마] 영화 ‘조이’ 싱글맘의 화려한 귀환 ▶ 트렌디한 팬톤 컬러로 스타일링하기 ▶ [스타일 테마] 멋진 남자들의 ‘패션&헤어스타일’ ▶ 여★들의 아찔한 매력, ‘하의실종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