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20만원 떨어진 티볼리 에어, 정직함일까

입력 2016-03-08 14:33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에어를 내놓으며 가격을 20만원 내렸다. 물론 여기서 인하 기준은 '사전 계약'이다. 가격 공개 전에 대략 2,100~2,520만원 정도를 제시한 후 실제 출시 때 그보다 20만원 낮은 가격을 표시했다는 얘기다. 물론 사전 계약 가격이 제품 공개 이후 떨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 경우 사전 계약자는 새로운 혜택(?)을 받는 느낌이 들고, 구매 예정자는 생각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선뜻 계약서를 쓰기 때문이다. 반대로기업은 수익성을 일부 양보해야 한다.







그런데 사전 계약 때보다 실제 가격이 낮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소비자 반응이다. 사전 가격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가 높으면 가격이 유지되지만 반대인 경우 기업은 가격을 낮춘다. 따라서 이번 티볼리 에어의 실제 가격 인하에 이 같은 일반론을 적용하면 사전 계약 때 소비자들의 가격 호응도가 떨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실제 가격 인하를 '정직한 승부'로 표현한다. 불과 3일간의 사전 계약 기간 중 1,000대 정도의 계약서가 완성돼 기대 이상이었고, 가격을 더 내리면 경쟁차종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수요를 더욱 끌어올 수 있다고 판단해 20만원을 내렸다고 말한다. 게다가 티볼리 에어의 주력 시장도 티볼리와 같은 '국내'라는 점을 감안해 '박리다매(薄利多賣)'만이생존할 것이란말도 덧붙인다. 기업과 소비자의 이익 대결에서 20만원을 정직하게 소비자에게 양보했다는 주장이다. 특정 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고유 권한이다. 그래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은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조절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르내리는 가격에는 늘 이유가 존재한다. 판매가 부진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인기가 높으면 유지되거나 오른다. 그리고 이렇게 조정된 가격의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옮겨 온다. 그래서 쌍용차의 티볼리 에어 가격 인하는 작심하고 내수 규모를 키우겠다는 승부수로 해석할 수 있다. 사전 계약 때 호응이 높았음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볼리 에어가 티볼리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투싼과 스포티지 수요를 끌어와야 승산이 있다고 볼 때 '20만원 인하'는 쌍용차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신차발표 현장에서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20만원 인하를 두고 "판매도 판매지만 정직한 회사로 남고 싶다"는 말을 했다. 작은 규모일수록 정직함을 인정받아야소비자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이다.그래서 소비자에게 양보한20만원,여기에는 건강한 회복을 바라는 쌍용차의 간절함이 담겨 있는 셈이다. 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기자파일]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경차란▶ [기자파일]한국에도 왜건 시대가 올까▶ [기자파일]파워프라자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기자파일]현대차가 투입한 300억원, '전북현대'의 가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