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로 불리는 LPG가 국내에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 때는 1960년대 후반이다. 특히 한국에서 LPG가 본격 생산된 이후 개조를 통해 자동차에 사용됐고, 이후 1970년대 LPG 연료가 택시에 사용될 수 있도록 법적 정비가 완료된 후 1982년 자동차회사가 LPG 전용 엔진을 처음 만들어 판매했다. 그러니 한국 내 LPG자동차의 역사도 벌써 50년이 훌쩍 넘은 셈이다. 덕분에 LPG엔진 기술은 한국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본지는 그간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LPG자동차의 한국 내 역사를 정리해 보려 한다<편집자>. 지금까지 한국에 LPG가 도입된 이후 수송용 연료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을 살펴봤다. 또한 이에 발맞춰 LPG엔진이 탑재된 승용차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그 결과 한국은 LPG의 수송 연료 활용성을 가장 높인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더불어 업계는 최근 LPi를 넘어 LPDi 방식의 엔진 개발도 완료했다.
그보다 주목할 대목은 글로벌 시장에서 LPG자동차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각 나라가 수송용 연료다변화 차원에서 정책적 보급을 마다하지 않고 있어서다. 독일은 2018년까지 LPG 보급을 위해 유류세를 면제했다. 이른바 '연료 선택권'을 주려는 차원이다. 연료 선택권이란 말 그대로 자동차 보유자가 스스로 연료를 선택하되 다양한 연료가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휘발유, 경유, LPG 등이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세율을 조정하고, 소비자는 경제적 여건과 취향에 따라 연료를 고르면 된다. 어느 한 가지 연료의 집중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막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휘발유 가격이 폭등할 경우 LPG가 대안이 되고, 경유 가격의 거침없는 상승이 이어져도 마찬가지다. 액체연료의 공급 부족이 생겼을 때 액화된 가스연료를 에너지 대안으로 삼자는 게 연료 선택제의 근간이다.
세계LPG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LPG차는 모두 2,515만대다. 2000년 이후 연 평균 9% 성장을 기반으로 불과 14년 사이에 3배 이상 증가했다. LPG차 보급이 많은 국가로는 터키, 폴란드, 이탈리아, 인도 등이며, 비중이 증가하는 국가는 독일이 꼽힌다. 온실가스 저감 및 대도시 대기질 개선을 위해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인 LPG차 보급정책을 펴고 있어서다. 하지만 해외와반대로 한국의 LPG자동차 운행대수는 2010년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만연간8만대가 순감소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말 5년 이상된 렌터카 및 택시를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관련렌터카 상품이 쏟아지면서모처럼 LPG차 시장에훈풍이 불고 있다.이런 가운데 조만간 LPDi 터보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가 등장한다. 세계 최초로 LPDi 엔진에 터보를 더한 차종으로, 이전 대비 효율이 10% 가량 올랐다. LPDi는 기존 LPi가 액화프로판가스(LPG)를 흡기구에 분사하던 것과 달리 주연소실 내 직접 분사하는 기술이다. 휘발유의 직분사(GDi)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현대차는 여기에 다운사이징 터보 기술을 적용, 배기량은 줄이고 출력과 효율은 높였다. 쏘나타 1.4ℓ 터보 LPDi는 기존 2.0ℓ LPi 대비 효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10%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LPDi의 상용화 개발은 지난 2012년 환경부 국책사업인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채택돼 현대차 주관 아래 진행됐다. 특히 가솔린 대비 고압축비 적용, 저가형 터보차저 개발, 외부 EGR 시스템(녹스 저감) 추가 개발, 터보 LPDi 전용 엔진관리시스템(EMS) 로직 개발, LPDi 엔진 초희박 연소 가능성 연구 등이 추진된 결과물이다. 사실 LPDi 엔진 개발은 향후 다양한 LPG승용차의 추가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언제나 단점으로 지적되던 효율이 개선되고, LPG 구매 제한이 완화되면서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물론 LPG가 수송 연료의 주력으로 자리 잡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LPG 연료의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LPG자동차의 확산 또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LPG 엔진 기술 강국으로서 자동차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2016년 현재 LPG자동차는 렌터카 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때 SUV 등에서도 활발했던 LPG차의 종류는 줄었지만 구매 제한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최근 경유의 질소산화물 배출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친환경 LPG 연료에 다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게다가 경유 사용을 줄이기 위해선 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어떤 연료를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사실 소비 외에 국가의 근간이 되는 에너지 정책이다. 기름 소비에 따른 세수도 고려해야 하고, 환경과 수급 문제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에너지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에너지를 다변화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에너지 위기가 닥쳤을 때 상대적으로 극복 방안을 찾는 게 유리할 수 있어서다.독일처럼 LPG로 시선을 돌린 나라가늘어나는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자료협조/대한LPG협회▶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⑦-도넛 탱크의 등장▶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⑥-LPG에서 LPLi로▶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⑤-LPG 미니밴의 시대▶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④-올림픽이 만든 중형 LPG▶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③-LPG 택시의 확산▶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②-LPG택시의 등장 ▶ [연재]한국 LPG자동차의 역사①-도입의 시작은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