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보람 “기회가 오는 대로 다방면의 경험 쌓고 싶다”

입력 2016-02-12 14:24
수정 2016-02-12 14:37
[배계현 기자]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이 사랑스러운 방송인 백보람. 그는 잡지 모델부터 시작해 가수, 개그맨, 예능인까지 그야말로 ‘안 해본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했다.지금은 성공한 쇼핑몰 CEO로도 알려졌지만 오랫동안 출연했던 ‘무한걸스’로 탄탄한 입지를 다졌기 때문일까. 대중에게 그의 존재는 생각보다 크게 자리하고 있다. 하루라도 스케줄이 없으면 불안해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는 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또 다른 길을 개척 중이다. 자신을 위한 재정비 기간을 가진 그가 다시 대중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다시 카메라 앞에 선 그에게서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보다 성숙하고 진한 분위기의 백보람을 만났다.Q. 쇼핑몰 촬영이 아닌 화보 촬영은 오랜만이겠다. 화보 촬영을 워낙 좋아한다. 쇼핑몰의 경우 일반인들도 편히 입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도 내추럴하게 하는 편인데 이렇게 콘셉트에 맞춰서 촬영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Q. 요즘 어떻게 지냈나. 작년 한 해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보냈다. 어려서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정말 바쁘게 살았었다. 27살 때부터 2, 3년 전까지는 쇼핑몰과 방송을 병행하며 쉴 틈 없이 일할 정도로 일 중독이었다. 작년에는 그동안 못해봤던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 요가를 정말 열심히 배웠다. 강사 자격증도 따고 스킨스쿠버도 배우면서 내 생활을 했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일과 여가생활을 함께 해보려고 한다. Q. 쇼핑몰 경영도 10년을 넘고 있다. 나름대로 자리는 잡은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이렇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다. Q. 선택하기는 어렵겠지만 방송일, 사업, 여가 생활 등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좋은지.지금까지 한 번도 안 빠지고 방송이라고 해왔다. 주업이 방송이고 부업이 쇼핑몰이었는데 쇼핑몰이 잘 된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취미로 방송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당시 나에게는 그 말이 큰 상처였지만 쇼핑몰을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 돼서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가 없다. 생활의 일부가 돼버려서 쇼핑몰을 그만둬야 할 시점이 올 거란 생각을 하면 정말 슬프다. Q. 예전부터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모습을 보였다. 전에는 매일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이 없으면 불안할 정도로 강박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일이 생기면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다 했다. Q. 19세라는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이 일을 하기 정말 잘했다고 느꼈을 때는.18년 정도가 됐다. 처음 잡지모델로 시작을 해서 슈퍼모델대회를 나갔는데 그때가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2년 정도 활발하게 일을 하고나니 일이 점점 줄더라. 그렇게 주춤할 시점에 대회에 나가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 슈퍼모델대회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일을 못했을 수도 있다. Q. 슈퍼모델이후 가수를 거쳐 개그우먼까지. 원래 외향적인 성격이었나.아무도 안 믿겠지만 난 지금도 내성적이다.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처음부터 개그맨에 감히 도전을 못했을 거다. 누군가를 웃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기 때문에. 그래도 무대에 올라가는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고 있어 놀랐다. Q. 사업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가수 앨범에 실패하고 처음으로 백수 생활을 했다. 그때 쇼핑몰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잘 된 편이었다. 사업 수완이라기보다는 부지런함으로 승부를 본 것 같다. 생각보다 고지식한 타입이라 성실하다.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꼭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방송의 경우도 한 프로그램을 하면 오래 하는 편이었다. Q. 지금 라디오 게스트도 오랫동안 하고 있지 않나.처음에는 다른 라디오 방송에 신지씨 대타로 출연했다. 그 하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년을 이어오고 있다. 뭘 하나하면 꾸준히 하는 성격이다. 주위에서 대충 살라고들 많이 해서 작년에 여가 생활을 많이 한 것도 있다. 그러다 보니 생각도, 성격도 많이 바뀐 것 같다.Q. 어떻게 바뀌었나. 예전에는 방송계 사람들만 많이 만났고 항상 활발한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요새는 편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편해졌다. 어떻게 보면 양면성을 지녔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활발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그런데 내숭이 아니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낯을 가리는 거다. Q. ‘무한걸스’ 때 가장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때가 그리울 때도 있을 듯.아직도 무한걸스 친구들이 제일 친하다. 그때는 매일 만나서 노는 것처럼 촬영을 했는데 이제는 같이 놀러갈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나한테는 무한걸스가 학창시절이다. 햇수로 7년이니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셈 아닐까. Q. 지금도 예능 섭외가 들어오면 기꺼이 출연할 계획인지.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여자 예능인이 할 수 있는 게 확실히 줄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기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 Q. 연기 경험도 있는데.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카메오로 출연을 했다. 순발력도 있고 재치도 있어야 하지만 그때그때 이슈가 많아야하는 예능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다르니까 재미있고 많이 안 해봐서 더 하고 싶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것 같다. 예능인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안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을 거고. 어떻게 보면 호기심, 꿈이랄까. 기회가 온다면 다방면으로 열심히 경험을 해보고 싶다. Q. 원래 다방면으로 끼가 많았는지. 어떤 것이 끼인지 잘 모르겠어서 뭐라고 못하겠지만 분명한 건 흥은 없다. 음주는 해도 가무를 못할 정도로 춤을 못 춘다. 예전에는 춤이 예능의 필수 요소였는데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을 나갈 때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Q. 이렇게 예능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겠다.아예 생각도 못했다. 정말 자고 일어나니 이렇게 돼 있더라. 처음에는 예능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웃겨야겠다는 욕심이 커져 힘들었다. 조금 내려놓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Q. ‘백보람의 매력’하면 백치미가 떠오르는데. 처음에는 내가 백치미가 있는 지 정말 몰랐다. 그런데 흘러가다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더라. 그래서 나중에는 일부러 더 멍청한 척을 한 적도 있다. 그때는 그래 내 이미지는 이거구나, 그럴 거면 더 맹하게 굴자고 생각했던 적은 있다. Q. 지금 티비를 보면 아이돌이 예능을 채우고 있다.맞다. 티비를 보면 내가 다시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 너무나 어리고 예쁘고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내가 설 자리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내 경쟁자들은 그들이 아니더라. 그들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내 나이에 맞게 좋은 모습으로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운동을 열심히 했다. Q. 그래서 그런가. SNS 등을 통해 몸매로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데.나는 내가 섹시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얼굴만 찍은 사진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여서 조금 부끄럽다. 쇼핑몰을 하고 있으니까 비키니를 입고 찍을 때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Q.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안 해본 운동이 없다. 요가는 3, 4년 전에 시작 했는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인 것 같다. 라인이 정말 여성스러워져서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한다. Q. 요즘 결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겠다.가은 언니가 결혼을 해서 내가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사실 결혼 소식보다 속도위반 사실을 먼저 들었다. 내가 가장 먼저 그 소식을 들었는데 그때는 몰래카메라인줄 알았다.Q. 들러리는 어떻게 하게 됐나.들러리도 부케도 자연스럽게 당연시 된 통보 형식이었다. 우리의 경우 다음에 결혼할 사람에게 부케를 주는 게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에게 주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남자가 있어서 그런 줄 아는데 사실 이전에 정시아 부케도 내가 받았다. 심지어 시아는 예식장 가는 길에 말해 주더라. 둘 다 축하하는 의미에서 받았지 정작 내 계획은 없다.Q. 사업도, 인지도도 이뤘는데 가정적인 안정이 아쉬운 부분 아닐까.시기는 충분히 지났지만 때가 됐다고 조바심을 내고 싶지는 않다. 노력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기에 하늘에 맡겨야 하는 것 같다. 늦었다고 해서 급하게 가는 건 아니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바라는 배우자도 그저 내가 좋아하기만 하면 된다. Q. 아직도 대중은 백보람을 많이 기억해준다.그게 좀 궁금하고 신기하다. 그만큼 활동을 많이 한 건 아닌데 아직도 알아봐주시는 걸 보면 참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한 게 크다.Q. 대중에게 백보람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친한 친구나 가족처럼 나에 대해서 알려주려고 하는 건 욕심인 것 같다. 그저 보여지는 대로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더 자주 얼굴을 비추면 언젠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주실 거라 생각한다. 기획 진행: 배계현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의상: 뽀람헤어: 에스휴 진미 팀장메이크업: 에스휴 송유미 부원장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아우터, 이제는 입지 말고 걸치자! ▶ ‘치인트’ 유정의 훈훈한 대학 선배룩 ▶ 블랙&화이트, 패션 불변의 법칙 ▶ ‘블랙 걸쳤다면?’ 모던 & 시크 메이크업 ▶ 이유리-신민아-김현주, 세련된 오피스룩 스타일링 포인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