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고전소설 '어린왕자'의 명대사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마음으로 봐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정말 아름다운 것은 눈보다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눈 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영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인간 관계가 형성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적용 가능한 불변의 진리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 몇 년간 고공성장을 이뤄왔다. 올해도 전년대비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어 23만대를 달성했다. 단일 차종으로국산차 판매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따라서 이제 더 이상 국산차와 수입차를 구분하는 의미 자체가 희미해졌다.실제 신차를 구매할 때 국산차와 수입차를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단면도 존재했다. 외형을 키우는 데만 집중해 정작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는 얘기다. 일례로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유럽 브랜드의 폭풍할인이 대표적이다. 판매목표 달성을 위한 맹목적인 할인은 기존 구입자의 반발을 사는 등 시시때때로 소비자를 혼란시켰다. 일부 업체에선 유로6 시행 이전에 먼저 등록해놓은 유로5 제품을 대거 중고차 시장에 유통하기도 했다.중고차 가치 하락을 알면서도소비자보다 재고를 털어내는 것에 우선 순위를 뒀다. 그 탓에 1년도 안된 신차의 중고 매물 가격이 30% 가까이 하락했고, 이는 고스란히 앞서 구입한 소비자가 감내해야 했다.
이 때문인지 수입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15 자동차 기획조사 발표에 따르면 수입차 판매 서비스 만족도는 2013년 이후 하락세다. 특히 유럽과 미국차의 감소폭이 크다. 애프터서비스 만족도도 국산차가 유럽과 미국을 앞서는 상황이다. 그마나 품질면에서 앞서종합적인 만족도는 국산차를 상회하지만 이마저도 2010년 이후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가 수입차를 구입하는 것은 단순히 좋은 제품 때문만이 아니다. 상품성이 상향 평준화 된 시대에서 브랜드 자체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적지 않다.브랜드 이미지는 회사가 제품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산하는지, 소비자를 어떤 가치로 대하는지, 사회에 기여하고자하는 이념이 무엇인지 등으로 형성된다. 그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브랜드에 대한 믿음과 충성도는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간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업계는 몇 번의 위기를 겪었다.1997년 IMF와 2007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대표적이다.덕분에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법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른 위기 상황이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양적인 숫자보다질적인 소비자 만족에 의의를 두고, 장기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소비자와 마음이 통할 때이들을붙잡을 수 있어서다.그래서 2016년은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진 수입차 시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양적 성장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는 데다이제는 수입차 간의 경쟁이 아니라 연간 150만대 승용 시장을 두고 30여개의 브랜드가 점유율을 확보하는무한경쟁의 시대이니 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 기아차, 모하비로 새 브랜드 준비하나▶ [칼럼]37.6㎞가 던진 2015년의 고민▶ 제네시스 EQ900, 판매 경쟁은 벤츠 S클래스▶ 재규어 XF, 연초부터 한국 투입...독일차 경쟁 예고▶ 인피니티코리아, 개소세 인하 혜택 1월까지 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