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데이’ 김정화, 행복하지 않을 이유 없다

입력 2015-11-23 17:21
[bnt뉴스 김희경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즐겁게 연기하는 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즐겁게 하네’라는 모습이 제 이미지에 박혔으면 좋겠어요.”11월21일 종영된 JTBC 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에 출연한 김정화는 최근 bn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신 밝은 에너지를 보였다.‘디데이’는 서울에 대지진이 벌어진 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드라마다.극중 김정화는 정신건강과 의사 은소율 역을 맡아 극중 캐릭터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복귀 이후 처음 만난 캐릭터인 만큼 스스로 느끼는 감회가 새로웠을 터. 이에 김정화는 “정말 마음이 편했다”고 입을 열었다.“사실 제 삶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많은 분들이 제 대본을 보고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너 같다’라는 말을 해주셨죠. 제가 생긴 게 엄청 도도하고 차갑고 파스타만 먹을 것 같은 이미지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요.(웃음) 생각보다 털털하고 활동적이에요.”“지금까지 제가 캐릭터를 연기한 건 제게 그 캐릭터를 가져오거나, 그 캐릭터에 저를 맞춰가는 과정이었지만 소율이라는 아이는 저와 굉장히 비슷했어요. 사실 저도 결혼 전에 심리상담사를 공부하고 싶었고 권유도 받았거든요. 드라마 하면서 실제로 집에 있는 심리 관련 서적을 보기도 했어요.”“친구들 사이에서도 제가 말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들어주는 편인데, 사람들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를 느껴요. 어차피 답은 자신들의 마음속에 있으니까요. 소율이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연기할 때 마음이 많이 편하기도 했어요.” ‘힐링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로 은소율은 ‘디데이’에서 없어선 안 될 정신적 기둥으로 활약했다. 은소율의 이런 든든한 마인드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김정화가 중점적으로 둔 연기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은소율이라는 아이는 따뜻하고 성숙한 캐릭터예요. 이성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게끔 조언하는 캐릭터죠. 사실 정신과 의사는 내과 의사처럼 수술로 도움을 주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드라마 상황 자체가 위로를 주고 힘을 줘야하니까 먼저 말을 건네고 눈을 마주치는 세세한 부분에 중점을 더 둔 것 같아요.”“정신과의 기본은 역지사지에요. ‘나라면 어땠을까’하는 공감적인 부분을 갖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힘을 줘야 하는 캐릭터죠. 소율이라는 캐릭터가 계속 이어온 점은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지지해주는 거죠. 연기하면서도 저는 좋았어요.” ‘디데이’는 극 초반 국내최초 재난드라마라는 타이틀과 화려한 CG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종영까지 마무리된 ‘디데이’의 모습은 예상보다 큰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 김정화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디데이’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물론 시청률이 높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다들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런 시스템의 드라마는 처음이었죠. 감독님이 아침에 촬영 현장에 오시면 저희들에게 콘티를 주세요. 콘티에는 모든 대사에 어떤 카메라 샷이 들어가는지 세세하게 있고, 가끔은 대본이 수정됐다고 알려주시기도 해요. 다들 촬영 시작 전에 그걸 보면서 연기를 어떤 식으로 할지 계산하죠. 감독님의 세심한 케어로 배우들이나 스태프를 배려했기 때문에 저희가 작업하는 데 더 의미가 있었어요. 마치 영화 촬영 같았다고 할까요?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그 점을 뛰어넘는 장점은 분명 있었어요.”“반 사전제작 드라마는 처음이라 스스로도 ‘잘 될까?’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워낙 필요 없는 컷은 안 찍는 스타일이라 괜히 여러 번 촬영하는 경우도 없었어요. 오히려 음향하시는 분들이 ‘한 번 더 가자’라고 말해야 재촬영할 정도였죠.(웃음) 그만큼 감독님의 그림을 정확히 그리고 계셨기 때문에 사전제작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작가님의 대본도 다 나와 있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고요.” 한국 드라마에서 잘 볼 수 없는 작업 환경과 엄청난 CG는 분명 배우에게 있어 흔히 접할 수 없는 경험이다. 높은 퀄리티를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사전제작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전제작 드라마가 익숙지 않은 시청자에겐 적응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김정화는 “호불호가 갈리긴 한다”고 말했지만, 사전제작으로 인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에 초점을 뒀다.“우리나라 드라마 현실상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하는 드라마가 많잖아요. 하지만 ‘디데이’처럼 시놉시스가 있고 감독님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건 정말 독특한 거 같아요. 시청자들의 입맛에 가진 않지만 매니아층이 생길수도 있고,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들에게는 너무 좋죠. 앞으로도 사전제작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결혼 후 첫 복귀작인 만큼 남에게 쉽사리 꺼내지 못할 부담감은 없었을까. 하지만 필자의 의구심을 날려버릴 정도로 김정화는 스스로를 ‘성숙해졌다’고 표현했다. 또한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단순히 드라마가 종영됐다는 시원한 느낌보다, 스스로의 배우 인생에 있어 후회하지 않는 작품이었음을 시사하는 바였다.“제가 조금씩 나이를 먹고 배우의 삶뿐만 아니라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다보니까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결혼하고 나서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살아가는 것에 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bnt뉴스 기사제보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