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권 기자]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이지만 카메라 앵글만 들이대면 돌변하는 사람이 있다. 모델 출신인가 싶을 정도로 능숙한 포즈를 보여주는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주리. 1년 만에 다시 만났건만 오히려 그 때보다 더 빛나는 아름다움이었다.발레리나로서의 경력이 배우로서의 그것보다 훨씬 긴 탓에 육체적 순발력은 아직 몸에 남아 있다는 그. 무대에 서 자신의 연기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발레리나와 배우는 다른 직업이 아니라는 그의 말처럼, 렌즈 속 그는 관객 앞에 선 노련한 무용수와 같았다.아직 배우는 입장이라서 작품을 고를만한 위치가 아니라고 겸손함을 보이기도 한 그. 미스코리아라는 화려한 수식어 속 감춰진 그의 진한 매력을 더 알아보자.Q.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화보촬영은.사이판 가서 찍었던 화보촬영이요. 저희 소속사에서 찍은 자체 화보였는데 모든 콘셉트랑 의상이 소속사 식구 각자가 낸 아이디어였거든요. 저와 소속사 식구 손을 직접 거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화보였던 거 같아요.Q. 최근 근황을 들려 달라.최근에 제가 참여한 영화가 개봉했고요. 곧 의류 광고를 하나 하게 될 거예요. 꾸준히 시나리오 보고 있습니다.Q. ‘김주리가 했다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 하는 작품이 있나.음…저는 정말 덜렁대기도 하고 털털한 면이 많거든요. 굳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주인공의 친구로 나오는 배역 중에…‘그릇 깨지는 소리’ 나는 역할 있잖아요. 뭐랄까…드센 역할이 아닌 수다스러운 그런 역할 잘할 거 같아요.Q. 최근에 재밌게 본 영화는?‘인턴’이요. 두 번이나 봤어요. 영화 속 배역인 벤 휘태커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있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벤 휘태커처럼 나이 들어서도 젊은이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Q.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라는 건 양날의 칼일 것 같다.미팅 다니면서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듣거든요. 앞으로 도움이 될 거다 안 될 거다 사람마다 반응이 다 달라요. 하지만 미스코리아가 된지 6년 정도 지났는데…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미스코리아였는데’ 이렇게 내세우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미스코리아였다는 건 그냥 제 경력사항이라고 보면 편할 것 같아요.Q. 배우로 전향하고 나서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처음에는 대부분 잘 모르시고 무용이나 계속하지 왜 연기를 하냐는 반응이었어요. 다쳐서 무용을 하지 못하게 된 건데…그럴 때는 ‘에이~기사 못 보셨구나’ 하고 너스레를 떨기도 하죠.Q. 아직 활발히 활동을 보이지는 않는다.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제가 작품을 고를 입장은 아닌 거 같고요(웃음). 하지만 아직 제 이름 앞에 ‘미스코리아 출신’ 등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 상황이라서…회사나 저나 신중한 것은 사실이죠. 앞으로 어떤 작품을 찍어 가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상황이니까요.Q. 자신의 연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제가 아직 초보자 입장이라서…하지만 연기를 못한다고 해서 숨거나 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부족하지만 많이 배우고 부딪히면서 성장해 나가는 그런 걸 좋아하거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스스로 평가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는 거 같아요.Q. 그러면 현장에서 많이 배우는 입장일 것 같다.네, 그렇죠. 최근에 첫 영화를 찍었는데…영화가 드라마 제작 환경이랑 많이 다르니까 제작 시스템 같은 것도 많이 배웠고…또 선배님들 연기 보면서 굳이 연기가 아니더라도 태도 같은 것도 많이 배웠어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혼자서 많이 느끼면서 배운 게 많죠.Q. 볼쇼이 발레학교라는 세계적 명성의 학교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원래 한국에서 발레를 배웠는데…한국 교육 시스템이 저랑 조금 안 맞았어요. 어렸을 때 영국에 있기도 해서…다른 나라와 한국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깐 더 그랬죠. 외국에도 물론 경쟁심리가 있지만 즐기면서 하는 부분이 더 많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모든 게 다 경쟁구도여서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그리고 볼쇼이 발레학교라는 더 넓은 세상에서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Q. 그럼 발레리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한 5살인가 그랬어요. 그때 발레 공연을 봤는데 발레복을 입고 싶다는 얘기를 했대요 제가. 그래서 발레 학원을 다니게 됐죠. 그런 발레복에 대한 로망이 가장 큰 이유였던 거 같아요.
Q. 앞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되는데 발레리나로서의 경력이 어떤 메리트로 작용할 것 같나.제가 강심장인데…그게 가장 큰 무기인 거 같아요. 얼굴에 철판이 깔렸다고 하나? 관객들이나 카메라 앞에 서면 오히려 더 신나서 하게 되더라고요. 발레리나로서 큰 무대와 관객들 앞에 설 일이 많았다는 게 그런 데서 빛을 발하는 거죠. 또 운동신경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어요. 예전에 드라마 찍을 때 뜨거운 국을 상대 배역에게 쏟는 설정이 있었어요. 그런 장면은 NG가 나면 안 되는데 그 때 운동 신경이 발휘됐는지 상대에게 정확히 쏟아서 한 번에 끝난 적이 있었죠(웃음).Q. 단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을 것 같다.무용하는 사람들은 시야가 뚫려있어요. 눈으로 보고 있지 않아도 다른 곳을 육감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상대가 행동을 하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다음에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몸이 미리 움직여요. 가령 상대방이 놀래는 장면에서 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놀래는 거죠(웃음).Q. 수많은 연예기획사 중 PF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대표님과 의사소통이 잘될 거 같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다른 회사에 있으면서 좋은 대표님을 많이 만났지만 다들 바쁘시니까 저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됐거든요. 그래서 혼자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어요. 더 큰 회사를 갈 기회도 있었지만 그런 의사소통 문제가 또 반복될 거 같아서 안 갔죠.
Q. 미스코리아 출신인 만큼 남다른 피부 관리 비법이 있을 것 같다.피부 관리 비법을 물어보시면…피부과를 가는 걸 추천해요(웃음). 저는 집에서 하는 게 정말 없어요. 제가 예전에 홈케어를 하다가 피부가 안 좋아진 적이 있었어요. 뭐가 피부에 나면 혼자 짜고 이래서 색소침착, 흉터 같은 것이 피부에 남은 거죠. 그 뒤로 별일 없으면 일주일에 한 번씩 꼭 피부과를 가서 관리를 받아요. 굳이 시술이 아니더라도…정말 조그만 트러블이 나도 피부과로 달려가요(웃음). 그러면 상처 없이 해결되니까요. 피부과에서 수분관리 같은 것도 받고…팩도 브랜드 팩이 아닌 피부과 팩 사용해요.Q. 몸매는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치열하게 관리한 것인가.저는 제가 타고 났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미스코리아 준비 기간 때 너무 말랐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살을 좀 찌웠었거든요? 그래서 51kg 정도까지 찌웠는데 문제는 그때부터 안 빠지고 계속 찌는 거예요. 주변에서도 얼굴 살 좀 빼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첫 드라마 촬영 끝나고 치열하게 관리해서 7,8kg 정도 다시 감량했죠. 죽음의 운동 ‘버피테스트’로요. 타고났기는 했지만 관리를 해야 하는 몸이죠.Q. 좋아하는 남자배우 있나.너무 많은데요(웃음). 최근에는 유아인 씨.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출연한 작품을 모두 봤어요.Q. 호흡을 맞춰봤으면 하는 배우가 있나.기회가 되면…유아인 씨요(웃음).Q. 연기로써 가장 닮고 싶은 배우는 누구인가.앤 해서웨이요. 자신에 대한 연기적인 편견을 없애는 걸 너무 잘하는 거 같아요. 외모가 너무 아름다워서 과연 이런 배역이 어울릴까 싶은 것도 자신만의 색깔로 잘 소화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저도 제가 무얼 하든 ‘미스코리아 출신인데…’ 이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실 수도 있잖아요. 열심히 해서 그 분처럼 되는 건 제 몫이죠.
Q. 대시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최근에 혹시 잘 돼가고 있는 애인은 없나.없어요(웃음). 어릴 때는 조금 철이 없어서…생각 없이 만나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 생각이 많아지니까 연애를 진지하게 파고드는 성향이 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Q. 어떤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가.재밌는 사람을 좋아해요. 같이 있는데 내가 굳이 말을 끌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리드해주고 그런 사람.Q. 가까운 시일 내에 계획이 있다면?가까운 시일 내에는…광고 촬영이요(웃음). 그리고 시간이 나면 여행을 잠깐 다녀오고 싶어요. 물론 될지 안 될지는 모르죠.Q. 발레리나 등 다른 직업으로 쌓은 사회 경력은 오래됐지만 배우로서의 경력은 오래되지 않았다. 연기자로서의 포부가 궁금하다.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어떤 배역이라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른 출연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잘 섞이고 어우러질 수 있는 배우…그리고 연기가 아니더라도 뭐든지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기획 진행: 심규권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의상: 딘트, 레미떼, 르샵, 에이인구두: 데일라잇뉴욕시계: 베카엔벨액세서리: 에이인주얼리: 딘트, 미드나잇잉크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EAST 태은 디자이너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EAST 최윤미 실장장소협찬: 글로우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겨울에도 여전한 인기, ‘블랙’이 말하는 패션 코드 ▶ 가을 캠퍼스의 여신? “윤아-수지처럼 입어봐” ▶ ‘툭’ 걸치기만 해도 스타일리시한 코트 스타일링 ▶ 가을-겨울, 터틀넥의 매력에 빠져봐 ▶ “결혼식 뭐 입고 가지?” 상위1% 하객룩 스타일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