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배우 이태란, 그만의 뚜렷한 색깔

입력 2015-11-18 15:33
[안예나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배우 이태란은 천생 여자였다.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터프한 나설칠도 ‘왕가네 식구들’의 씩씩한 왕호박도 찾아볼 수 없었다.“평소 자주 해보지 않은 화보 작업이 걱정이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각기 다른 콘셉트의 화보 촬영을 완벽히 소화해낸 이태란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스태프들의 연이은 감탄사를 이끌어냈다.알고 보면 한없이 여성스러운 이태란은 화보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조곤조곤한 말투와 작은 목소리로 정갈한 문장들을 만들어냈다. 깊이 고민하고 조심스레 행동하는 애티튜드에서 그만의 뚜렷한 ‘여배우’의 색깔을 보았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어느 콘셉트 촬영이 가장 흡족했는지전체적으로 다 재미있었다. 내가 사실 진지한 스타일이다. 겉으로는 티가 안 났을지 모르지만 굉장히 신났다. 안 하던 일이라 걱정이 되기도 설레기도 기대도 됐었다. 각 콘셉트마다 나름의 개성이 있어서 좋았지만 그 중 꼽자면 두 번째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오랜만에 보이시하고 편한 느낌의 착장을 입어 좋았던 것 같다.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Q. 배우의 꿈을 꾸게 된 이유,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는지막연히 꿈꾸고 있었다. 사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회사생활을 했었다. 안정된 직장을 두고 SBS 선발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 서류 및 1,2,3차까지 다 통과한 뒤 회사를 그만뒀다. 운이 좋아 대상을 타게 됐다. 부모님은 반대하시지 않으셨고 기도를 많이 해주셨다. Q. 연극 ‘리타 길들이기’ 3대 리타 원래 무대공포증이 있다. 지금도 녹화를 시작할 때면 티는 잘 안 나지만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그것을 없애고 싶어서 도전한 것이 연극이었다. 연기에 대한 한계를 느끼기도 한 때. 첫 도전부터 비중이 큰 역할을 맡게 되어 많이 무섭고 떨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 당시 무언가에 도전하려고, 성장하려고 했던 내 자신이 기특하다. 리타는 실제의 나와 닮았던 것 같다. 자신의 상황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계발하고 노력하는 모습과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나와 닮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최근 공효진 씨와 강혜정 씨가 ‘리타’에 출연하셨다고 하는데 직접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참 잘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1998~2000 ‘순풍 산부인과’늘 정통 드라마만 해오다가 가끔씩 애드리브도 필요하기도 한 시트콤을 도전하게 되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워낙 오랫동안 촬영해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재미있게 했다. 나도 어렸었고 동생 배역이었던 혜교도 정말 어렸다. 너무 예뻐서 늘 옆에서 쳐다봤다. 콧날도 오뚝하고 피부도 뽀얗고 풋풋했다.Q. 2013~2014 ‘왕가네 식구들’워낙 가족 드라마를 많이 했지 않은가. 또 다른 가족이 생긴 느낌이었을 정도로 좋았다. 배우 분들이 연기도 잘하시고 성격도 좋으시고. 사실 미니시리즈 같이 짧은 작품은 촬영하기 바빠 많이 친해지기가 쉽지 않은데 가족 드라마는 그에 비해 팀워크도 더 좋은 것 같고 정말 작품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Q. ‘소문난 칠공주’ 군인 한창 들어오는 작품마다 보이시하고 털털한 역할이었다. 꾸밈없이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됐었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딜레마였다. 편하고 좋았지만 사실 나는 말도 없고 조용한 여성스러운 성격이었기 때문. 해진이는 정말 순수하고 귀여웠다. 예의도 바르고 잘 따라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친하게 잘 지냈다. 그만큼 잘 했으니까 이만큼 성장한 것 같다. 지금 잘 된 것 보니 정말 보기 좋다. Q. ‘내 사랑 금지옥엽’ 라디오 PD 밝고 통통 튀는 활동적인 캐릭터였다. 그런 캐릭터를 맡을 때면 내 삶도 그렇게 되더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듯. 재미있었다. 중기도 내 동생 역할이었는데 정말 어렸다. 중기도 이렇게 성장해서 잘 된 것 보면 너무 기쁘다. 나 때문은 아니겠지만 마치 나 때문인 것 같은, 생각해보면 다 나를 거쳐가는 것 같다.(웃음) 나와 호흡 맞춘 연기자들을 보면 항상 잘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중국 드라마 도전하게 된 계기 ‘소문난 칠공주’가 워낙 중국에서 히트를 쳐서 중국 진출을 하게 됐다.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시 언어적인 부분.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지만 못한 부분이 조금은 아쉽다. Q. 여배우의 고충, 슬럼프누구나 다 슬럼프를 겪지 않은가. 특히 우리나라 여배우들은 나이에 관한 슬럼프가 가장 큰 것 같다. 워낙 젊음에 대한 기대치가 크기 때문인 것 같다. 괜히 신인 여배우들에게 밀리는 것 같고 그런 심리적인 부분이 슬럼프로 작용되는 것 같다. 아직 나는 젊고 건강한 이미지의 역할을 맡고 싶은데 나이에서 제한이 될 경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나이를 인정했기에 극복했다. 30대 후반이 가장 힘들었다. 집중해서 연기를 할 때는 사실 즐거워서 잊고 지내다가 공백이 있을 때 다음 작품에 대한 걱정이 컸다. 멋진 캐릭터에 대한 욕심과 불안함 때문이었다. 작품을 통해, 인정하면서 극복하게 됐다. Q. 해보고 싶은 역할어떤 역할이든 다 하고 싶다. JTBC ‘아내의 자격’과 SBS ‘결혼의 여신’ 작품을 통해 보이시한 캐릭터를 깨고 세련된 이미지의 역할을 맡게 됐다. 어떻게 보면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작품들. 그 후로 MBC ‘여자를 울려’에서도 화려한 여배우 최홍란 역도 소화해냈다. 그 벽을 깼다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외모나 캐릭터가 멋있고 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딱 내 나이에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Q. 2014 동갑내기 사업가와 연애, 웨딩마치평소 외모보다는 느낌을 중요시했고 책임감과 성실함을 봤다. 또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기에그를 이해해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연애 시작하고 초반에는 남편에게 서로의 호칭을 ‘왕자님, 공주님’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었다. 그런데 차마 남편이 못 하겠다고 하더라. 서로 존중하자는 의미로 제안했던 것. 나 혼자 조금 부르다가 말았다.(웃음) 결혼식 며칠 전부터 눈이 빨개졌다. 조금은 속상했지만 남편이 있어 행복했다. 결혼하고 바로 희망TV SBS 촬영으로 봉사를 떠나게 돼 남편과 떨어져있었다. 신혼 때 10일 떨어져 있어서 남편이 울기도 했다.(웃음) 서로의 애정이 더 불타올랐던 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남편과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Q. ‘헬머니’ 김수미의 첫째 며느리, 실제로는실제로는 막내며느리이다. 내가 맏며느리 같은 이미지로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사실 정말 아직 잘 모르는 막내며느리다. Q. ‘마이보이’ 엄마, 자녀계획아이를 정말 좋아한다. 친구들의 아이들을 보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주시는 대로 자녀는 감사히 받을 것이다. Q. 친한 연예인은그때그때 작품마다 친분을 쌓게 된다. ‘왕가네 식구들’ 촬영 후 현경언니와 윤지랑 친해졌다. 나문희 선생님 공연을 현경언니랑 보러 가기로 했다. 윤지는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둘이 가기로 했다. MBC ‘어쩌면 좋아’ 작품으로 인연 맺은 래연이와도 친하다.Q. 워너비나 롤모델김해숙 선배님 정말 존경한다. 어떤 캐릭터든 소화를 해내시지 않은가. 꼭 필요한 역할이 있으시고 스펙트럼이 넓으신 것 같다.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이루 말할 것도 없고.Q. 앞으로의 목표어떤 배역이든지 소화를 잘 할 수 있는, 꼭 저 역할은 ‘이태란’이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것이 나의 목표다.Q.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처음으로 bnt와 함께 화보 작업을 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해 인사 드릴 것.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란다. 기획 진행: 안예나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상원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이미리의상: 레미떼, 딘트, 캐롤리나 헤레라슈즈:딘트, 캐롤리나 헤레라백: 폴렌모자&주얼리: 딘트헤어: 에이컨셉 공민 부원장메이크업: 에이컨셉 황란수 원장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돌아온 부츠컷 데님, 레트로룩 소화하기<U> </U>▶ 옷장에 채워야 할 컬러, 카멜<U> </U>▶ 앞치마 입는 여자들… 어때요?<U> </U>▶ [패션블로거’s] 남자의 센스는 발끝부터, 스니커즈가 정답!<U> </U>▶ 똑똑하게 ‘피트니스 레깅스 팬츠’ 선택하는 법<U> </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