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일중 “아나운서라고 당연히 방송하는 시대는 지났다”

입력 2015-11-18 17:30
[심규권 기자] 쉴 새 없이 웃었다. 인터뷰 중 인터뷰이를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서 억지로 짓는 웃음이 아니라 순전히 인터뷰이의 쾌활한 기운으로 생긴 웃음이었다.최근 tvN ‘SNL’의 고정 패널로 합류하게 된 방송인 김일중을 인터뷰한 것은 행운이었다. 프리랜서 선언 후 고삐 풀린 듯 자유롭게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를 넘나드는 그에게서 시종일관 꿈을 향해 가고 있다는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하지만 SBS 아나운서라는 거머쥐기 힘든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 때는 그만큼 고민이 컸을 터. 자칭 ‘도전의 아이콘’이라는 이 멋진 사나이에게서 그가 앞으로 이뤄내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한 번 들어보자.Q. SNL 잘 봤다. 주변 평은 어땠나.확실히 SNL이 영향력이 있더라고요.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주변에서도 다 잘 봤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다들 잘 봤다고 표현을 하지 잘했다는 얘기는 안 하더라고요(웃음). 근데 두 번째 방송부터는 제작진이 감을 잡은 거 같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Q. SNL에서 앵커 역할이다. 아나운서 출신이니 제 격이 아닌가.그렇죠. 그렇지만 그게 쉬운 자리는 아닌 거 같아요. 아예 정통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아예 개그프로그램도 아니다 보니…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죠. 즐거웠습니다.Q. 프리랜서 선언 후 두 달이 지났다. 그간의 근황을 들려 달라.프리랜서 선언 후 10월까지 정말 푹 쉬었죠. 여행도 많이 다니고 가족끼리도 여행 다녔어요. 그리고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해 K-STAR ‘식신로드’에도 출연했고 JTBC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채널A ‘풍문으로 들었소’ 고정 패널로 합류된 상태예요. 즐겁기도 하고 색다르기도 해요. 그 동안 SBS에서만 활동하다가 다양한 채널,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오니까요.Q. 그러면 방송이 없는 날에는 무엇을 하는가.와…그게 10년간 매일매일 출근하던 사람이 스케줄이 없는 날에 집에 있으니까 ‘오늘 뭐하지’ 이렇게 고민이 들더라고요. 또 집에만 있는 건 제 개인적인 성향에 안 맞고…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배워보려고 해요. 골프도 안쳤는데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점심때…아직은 생활 반경이 목동 SBS 근처라서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어요(웃음). 차이가 하나 있다면 이제 주차를 SBS에 못 한다는 거(웃음)? Q. 아나운서계 프리랜서 선언이 드문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SBS 아나운서 김일중’이어서 더 주목 받은 부분이 있을 것 같다.그렇죠. 어떤 선배는 그런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SBS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프리랜서 선언을 하는 건 전투를 하러 가면서 아무런 장비를 안 가지고 맨몸으로 가는 것과 똑같다고요. 또 그걸 스스로 내려놓았을 때는 그만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Q. 프리랜서 선언에 본인보다 누리꾼들 걱정이 많았다.맞아요. 프리랜서 선언 기사에 덧글이 천 개 이상 달렸어요. 의아했어요 처음에는. ‘뭐 해먹고 살래’ 같은 덧글부터 시작해서 제 아내를 걱정하는 덧글까지 있더라고요. 근데 그런 게 기분 나쁘기보다는 정말 좋았어요. 관심이잖아요. 잘 살고 있다는 걸 방송으로 보여드려야죠 이제.Q. 그만큼 대중의 신뢰가 두텁다는 증거인데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나.왜 안 부담스러웠겠어요. 속된 말로 ‘나가면 다 전현무, 김성주 되는 줄 아냐’ 그런 덧글도 많이 있었어요. 근데 그런 걸 계속 걱정만 하는 게 도움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Q. 프리랜서 선언 후 방송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것 같다.프리랜서 선언 후 쭉 집에 있다가 첫 방송에 들어갔는데 끝나고 작가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고. 방송의 소중함을 간절히 느낀 상태에서 촬영한 거라서 내가 여기서 다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막 던진 거죠 방송에서. 그 뒤로 너무 초조해 하지 말자, 편히 마음 가지고 여유롭게 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Q. 다른 매체와 이전 인터뷰에서 방송인 김성주처럼 포지셔닝을 하고 싶다고 했다.결국 저도 진행자의 꿈이 있는 거죠. 김성주 씨는 제가 아나운서 되기 전부터 롤모델이었던 거 같아요. 워낙 MBC에서 라디오, 중계, 교양 등 다방면의 활동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렇죠. 특히 그 분의 장점은 각 방송에서 본인만의 독특한 위치를 잘 잡아내는 거.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개그맨처럼 웃길 수는 없잖아요. 요새는 중계식 방송진행도 맛깔스럽게 하시는데 확실히 그런 게 강점이신 거 같아요.Q. 그럼 김일중은 어떤 부분에 차별화된 강점이 있나.자신 있다고 느꼈던 게…인터뷰가 가미된 토크쇼요. 아니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SBS ‘자기야-백년손님’ 같은 경우를 보면 제 본연의 모습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는 데 크게 두려움 없는 거 같아요. 앉아서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굳은살이 있어서 자신 있죠.Q. 김성주 같은 경우는 프리랜서 선언 이후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다. 본인은 어떤 준비 태세인가.제 준비 태세는 아내죠. 맞벌이니까요(웃음).Q. 말 나온 김에 아내 윤재희 아나운서 자랑 좀 해달라.되게 꼼꼼해요. 이번 프리랜서 선언에 있어서도 굉장히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아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불안할 수 있죠. 안정된 직장에서 나오겠다는 건데. 그런데 제 아내는 ‘잘 될 거 같다, 걱정하지 말고 꿈을 향해서 도전해보라’고 저를 믿어줬죠.Q. 그래도 내심 걱정하지 않았을까.한 번은 아내가 걱정을 내비친 적이 있는데 저는 원빈 씨를 보라고 했어요. 원빈 씨도 영화 ‘아저씨’ 이후로 천천히 작품 고르고 있지 않냐고. 하지만 원빈은 CF라도 찍는다고 핀잔만 들었어요(웃음).Q. 서로 아나운서였으니까 일상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았겠다.그렇죠. 하지만 같은 업종이라고는 하지만 하는 일은 많이 달랐어요. 아내 직장 YTN은 뉴스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채널이었고 저는 SBS에서 뉴스‘만’ 못했어요. Q. 원래 보도 같은 시사 분야에는 관심이 없는 건가.관심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제가 어울리지를 못했어요. 제 관심분야가 예능, 교양 쪽이다 보니까. 또 제가 뉴스 진행을 잘 못하니까요. 뉴스가 정말 어려운 프로그램이에요. 딱 가슴까지만 나오는 샷에서 정확한 전달을 해줘야 하고 그리고 한 컷에 담긴 모습이 결코 튀거나 불편하면 안 되는데…제가 그거를 정말 못하겠더라고요.Q. SNL에서 우스갯소리로 금전 문제를 언급했지만 우스갯소리만은 아닐 것 같다.월급 받는 직장인이었다가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손가락 빠는 수준은 아닙니다(웃음).Q. 2005년 SBS 아나운서 공채 선발 당시 ‘이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그렇죠. 그때 회사 내에서 ‘이번에도 꽃미남과(科)로 가냐, 머슴과로 가냐’ 하는 논의가 있었다고 해요. 당시 오상진 씨가 꽃미남과였다면 저는 대표적 머슴과였죠. 그것도 어떻게 보면 제 운이었죠. 그 동안 SBS에 잘생기신 아나운서 분이 많았는데 저는 돌연변이였으니까요(웃음).Q.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은 분명 장점 아닌가.너무 좋죠. 하지만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내가 왜 회사를 그만뒀지’ 하는 생각이 들죠(웃음). 그래도 나중에 바빠질 때를 대비해서 지금 자녀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자 하는 긍정적인 생각입니다.Q.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 분야는 어떤 건가.요새는 ‘인포테인먼트’라고 하죠. 정보 전달도 하면서 웃음이 가미되는. 그런 분야로는 정말 최적화돼 있고요. 예능프로그램에도 열려 있죠. 그래서 SNL에도 문을 두드려봤고요.Q. 아나운서이기에 넓혀갈 수 있는 방송 분야가 있고 또 아닌 경우도 있을 것 같다.요새는 말을 잘 하시는 전문직업인이 정말 많아요. 그러다 보니 방송국 내에서도 아나운서라는 게 그렇게 메리트가 있는 건 아니에요. ‘쿡방’에서도 말을 잘하시는 요리사 분이 나오시잖아요. 그래서 아나운서니까 당연히 방송해야지 그건 아닌 거 같아요. 또 개그맨처럼 막 웃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미지를 어떻게 잡느냐가 정말 중요하죠. 그런 면에서 김성주 씨는 대단한 거 같아요.Q. 아나운서 수식어를 떼고 방송인 김일중이 됐다. 앞으로 대중에게 어떻게 각인되고 싶나.이제는 안정감이죠. ‘아, 우리 일중이가 이제 제 갈 길을 가고 있구나’ 하고요(웃음). 저를 보면서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또 제가 항상 하고 다니는 말이 있어요. ‘김일중은 도전의 아이콘이다’. 저의 프리랜서 행보를 통해서 많은 분이 자신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받았으면 좋겠어요.기획 진행: 심규권포토: bnt포토그래퍼 유승근의상: 라코스테, 워모, 올젠, 트루젠슈즈: 페이유에시계: 잉거솔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EAST 태은 디자이너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EAST 홍서윤 디자이너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겨울에도 여전한 인기, ‘블랙’이 말하는 패션 코드 ▶ 가을 캠퍼스의 여신? “윤아-수지처럼 입어봐” ▶ ‘툭’ 걸치기만 해도 스타일리시한 코트 스타일링 ▶ 가을-겨울, 터틀넥의 매력에 빠져봐 ▶ “결혼식 뭐 입고 가지?” 상위1% 하객룩 스타일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