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이린 기자] 때로는 과감하게, 또 때로는 상대의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주춤거릴 필요가 있다. 365일 중 360일 상사 눈치를 보기 바쁜 직원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들을 살피는 상사들의 리얼 스토리가 펼쳐진다.‘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는 취직만 하면 인생 풀릴 줄 알았던 수습 도라희(박보영)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극한 분투를 그린 작품.도라희의 환상은 첫 출근 단 3분 만에 깨졌다. 한 마디로 ‘미친 개’를 연상케 하는 연예부 부장 하재관을 마주할 도라희를 보는 다른 팀 동기들의 시선은 안쓰럽기만 하다.그렇게 극과 극의 캐릭터가 마주한 영화의 초반부터 사회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할 생생한 대사들이 적재적소의 장면에서 터져 나온다. 갈 곳을 잃은 듯한 도라희의 흔들리는 동공과 하재관의 필터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욕설들이 그들의 관계를 더욱 극대화시킨다.
최근 진행된 언론 시사회 반응은 정말 다양했다. 현직 연예부 기자들의 현실을 대놓고 마주하는 것 같은 직격 대화에 약간의 공감을 하다가도 ‘특종’만을 외치는 이들을 ‘과연 기자가 아닌 관객들도 공감할까’라는 생각이 교차하기도 했다. 앞서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2천 600만 직장인들을 위한 영화임을 강조했다. 함께 웃고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직장인들의 고달픈 삶을 그려내리라 했다. 제목부터 ‘열정같은 소리를 외치고 있다’고 하지만 일단 도라희는 90만원이 아닌 900만 원 이상의 열정을 외치는 피바다 속 선임 기자들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치며 영화 속 초반부터 승승장구한다. 솔직히 시작이 반인 셈이다.허나 (많은 각색을 거치긴 했지만) 동명의 원작 소설 속에서처럼 예측할 수 없이 펼쳐지는 연예부 기자들의 단면적인 모습들은 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배가됐다. 역할에 한계를 두지 않는 배우 정재영이 영혼까지 탈탈 터는 시한폭탄 상사 진격의 하재관 부장을, 2015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모두 평정한 20대 대표 여배우 박보영이 손만 댔다 하면 사건, 사고인 햇병아리 사고뭉치 수습 도라희로 변신해 실제 나이대와도 맞는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줬다.일단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가 연예부 기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직업군을 가리지 않은 사회인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 하다. 그러나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열정이 가득한 삶 속 스스로의 열정을 자연스레 투영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은 있다.한편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25일 관객들을 찾는다. 러닝타임 106분.(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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