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희경 기자] 3년 만에 돌아온 다니엘 크레이드의 제임스 본드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완벽했다.‘007 스펙터’(감독 샘 멘데스)는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드)가 사상 최악의 조직 스펙터와 자신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액션 영화다.지난 2006년 ‘007 카지노 로얄’을 시작으로 ‘007 퀀텀 오브 솔러스’ ‘007 스카이폴’에 이어 네 번째 ‘007 시리즈’에 참여하는 다니엘 크레이드는 지금까지 등장한 제임스 본드와 색다른 매력의 본드를 만들어 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007 스펙터’에서도 그는 설원과 사막, 절벽, 도시의 지붕, 고공을 휘어잡는 헬리콥터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액션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007 스카이폴’에 이어 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샘 멘데스는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액션을 위해서 액션이 존재하는 경우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크고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분위기, 아름다움, 규모가 모두 공존하는 액션이다”며 액션에 남다른 공을 들였음을 설명한 바 있다. 실제 극중에서 등장하는 장소는 영국을 포함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멕시코 등 초대형 로케이션으로 진행돼 남다른 스케일을 선보인다.그림 같은 명소에서 액션을 선보이는 다니엘 크레이드는 그야말로 영화처럼 우아하면서도 재빠른 액션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자신의 덩치보다 배는 큰 악당에게 온 얼굴을 맞아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모습이나, 구두를 신고 전력질주를 해도 누구보다 재빠른 스피드는 제임스 본드만이 할 수 있는 영웅적 액션은 고전 팬들을 위한 위트 있는 배려로 보인다.
또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악당과 자동차로 끈질긴 추격전을 벌이면서도 머니 페니(나오미 해리스)와의 전화통화 중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잔소리를 늘어놓는 모습이나 좀 더 끈끈한 관계를 기반으로 브로맨스를 보이는 Q(벤 위쇼)와의 케미스트리도 빼 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우아한 제임스 본드와 함께 등장하는 매들린(레아 세이두)은 ‘007 시리즈’ 사상 가장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여주인공의 면모를 보여준다. 나쁜 남자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제임스 본드의 유혹에 굴하지 않는 모습이나, 똑바로 두 눈을 마주치며 “당신은 저쪽에 앉아 내가 잠자는 거나 지켜라. 그게 당신이 하는 일이니까”라고 말하는 매들린의 모습은 새로운 ‘걸크러쉬’의 아이콘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루이 암스트롱, 폴 매카트니, 마돈나, 아델 등 유명 뮤지션들의 바통을 이어 ‘007 스펙터’의 OST에 참여하는 샘 스미스는 ‘라이팅스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을 불렀다. 이 노래는 공개된 직후 UK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영화 개봉 전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제57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상’ ‘베스트 팝 보컬앨범상’ 등을 수상한 샘 스미스는 오프닝에 등장하는 몽환적인 영상미와 어우러지는 시원시원하면서도 감성적인 고음을 선보여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이제 다니엘 크레이드가 낮게 읊조리는 “본드, 제임스 본드(Bond, James Bond)”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어졌다. 하지만 전 세계 ‘007’ 팬들에게 의구심 어린 눈초리를 받으며 시작한 그의 제임스 본드는, 이제 어떤 본드보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한편 ‘007 스펙터’는 11일 개봉 예정. 러닝타임 148분. (사진출처: 영화 ‘007 스펙터’ 스틸컷)bnt뉴스 기사제보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