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엔진 오일 지크, 독일차가 인정?

입력 2015-10-18 08:40
수정 2015-10-18 14:41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BMW가 인정한 본질부터 앞서가는 엔진 오일 지크(ZIC).' 최근 SK가 지크 엔진오일의 제품력을 강조하며 사용한 문구다. 그렇다면 지크는 정말 이들 독일 완성차 제조사의 인정을 받은 것일까? 표면상 대답은 인정을 받은 게 맞다. 하지만 사용해도 괜찮다는 인정을 받았을 뿐 추천된 것은 아니어서 혼선이 오가는 중이다.







SK가 '인정'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배경은 해당 자동차회사의 사용 규격 때문이다. 이들 완성차회사는 일정 규격에 도달한 제품이라면 엔진 오일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식 규격에 만족해야 하는데, SK는 "공식 규격을 만족하고, 승인서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규격은 독일 본사에서 발행, 관리하는 만큼 제품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SK의 입장에 대해선 벤츠코리아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서비스센터가 추천하는 엔진 오일은 다르다. BMW와 아우디 등은 소비자에게 사용을 권고하는 엔진 오일이 따로 있다는 설명을 전해왔다. 더불어 SK가 사용한 문구에 대해선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자 SK는 "해당 문구는 마케팅적 의미이며, 이른바 지역별 서비스 센터가 추천하는 오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동차회사가 추천만 하지 않았을 뿐 사용해도 전혀 무방하다는 의미에서 '인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은 헷갈린다. 광고만 보면 추천 오일처럼 해석되지만 정작 센터에선 다른 오일을 권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SK의 설명이 잘못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인정'의 기준으로 자동차회사가 제시하는 제품 규격을 삼았고,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인정이나 다름 없어서다. 그런데 규격을 기준 삼으면 상당수 엔진오일 또한 독일 완성차회사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한 수입차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 모두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외부에서 교환해도 착오를 줄이기 위해 규격을 설정하고, 해당 규격에 맞는 제품을 쓰도록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그걸 인정이라고 보면 인정인데, 인정을 추천으로 오해할 소지가 없지는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물론 마케팅적 표현인 만큼 해당 문구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몫이다. 하지만 '인정'이 '추천'은 아니라는 점도 알 필요는 있어 보인다. 시중에 넘쳐나는 수 많은 엔진 오일 중 하나를 고르기도 까다로운 마당에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기자파일]화석연료는 멈추지 않는다▶ [기자파일]폭스바겐의 할인공세를 기다린다고?▶ [기자파일]독일을 겨냥한 영국의 저탄소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