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애 “프리랜서 도전은 에너지를 얻는 일”

입력 2015-10-02 10:52
수정 2015-10-02 14:48
[박시온 기자] 이지애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지적인 아나운서였다. KBS 대표 아나운서로서 활약하던 그가 돌연 프리선언을 했다. 더 늦기 전에 도전하고 싶었다던 그. 1년 반이 지난 현재 프리랜서로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있다.평소 밝은 모습의 아나운서 이지애가 아닌 여자 이지애에만 포커스를 맞춘 bnt와의 두 번째 화보 촬영이 시작됐다. 처음 도전 하는 다양한 콘셉트에 어색하고 긴장한 모습도 잠시, 프로다운 모습으로 화보 촬영을 리드했다.화보 촬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KBS에서 만 8년간 근무를 하면서 구두가 다 닳을 정도로 뛰며 바쁘게 살아왔다. 프리랜서가 된 현재 여유를 되찾고 지금까지 누리지 못했던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 그의 눈빛은 반짝였다.Q 네 가지 콘셉트중 기대되는 콘셉트 있나요?첫 번째 콘셉트요. 우울하고 외로운 콘셉트는 처음이라 어색했어요. 제 안에 우울함이 있었는지 걱정이 제일 많았는데 사진이 예쁘게 나와서 만족스러워요. 지난 십 년 동안 레드 립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두툼한 입술이 콤플렉스라서 제 눈에 레드 컬러의 두툼한 입술 때문인지 입술밖에 안보이더라고요(웃음). Q 입술이 콤플렉스에요? 너무 예쁜데요.안 웃으면 뚱해 보여요. 아빠를 닮아서 입술이 도톰하죠. 어렸을 때는 입술이 두꺼운 게 너무 싫은 거에요. 그래서 항상 입술을 얇아 보이게 오므리곤 했어요. 화장할 때 립 메이크업은 되도록 연한 색상을 바르는 편이에요. 아직도 얼굴에서 제일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입술이에요.Q 요즘 근황 말씀해주세요.방송 EBS 토크쇼에서 생활정보나 핫이슈를 전하는 방송을 하고 있어요. TV조선에서 영수증을 보여줘 라는 방송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학원도 여전히 다녀요. 지금 4학기째 에요. 올 A+받고 열심히 학업 생활도 열중하고 있죠.Q 방송하면서 학업 생활하기 어렵지 않나요? 출석을 열심히 했다는 뜻이에요(웃음). 언론정보요 한양대에서 한 학기 남았어요. 웬만하면 수업엔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경야독하고 있죠. 촬영 끝나고 메이크업 지우지도 못하고 갈 때가 많아요. Q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된 지 1년 반이 되었어요.네. 아직도 적응 중이에요. 회사에서는 만 8년 넘게 있었는데 모든 것에 익숙해져서 그게 제 삶이 되었었죠. 프리랜서가 된 지금은 모든 것에 적응해야 하는 도전들뿐이에요. Q 힘들지 않나요?재미있어요. 물론 걱정되는 것도 많지만. 도전이라는 것은 20대의 전유물 같잖아요. 지금 와서 오랜만에 긴장해보는 것은 오히려 저에게 있어 에너지를 얻게 되는 일인 거 같아요.Q 한 회사에 1년 이상 일하기도 힘든데, 8년이나 있었던 KBS를 떠나게 된 이유는?10년 후에 제 모습을 상상했을 때 KBS안에서 제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어요. KBS가 너무나 훌륭한 회사고 제가 스스로 많이 성장했던 회사지만 부장이 되고 국장이 되는 제 모습을 그리고 꿈꾸지 않았어요. 다른 직종에서 8년 차면 후배를 끌어주고 선배를 서포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가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을까 매너리즘에 빠지더라고요. Q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거 같아요. 아나운서라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지만, 아나운서라서 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아요. 아직 제 나이가 도전을 할 수 있는 나이니까 늦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Q 동기들의 반응은 어땠나요?제 동기가 총 네 명이에요. 최송현아나운서와 현무오빠는 이미 프리랜서 선언을 한 상태였는데 현무오빠가 많이 응원해 줬어요. 오빠가 워낙 잘하고 있기도 하고. 자기발전을 위한 거니까 KBS에 있던 사람들도 많이 응원해줬어요. Q 방송 조언은 누구에게 제일 많이 받나요?남편이요. 다른 사람한테는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잖아요. 아무래도 남편이 같은 직종이다 보니까 예리하게 조언해줘요. 남편으로서의 시각과 시청자 그리고 아나운서의 시각으로 봐주니까 아주 괜찮은 모니터죠. 부모님은 좋은 점만 봐줘요. 저는 현재 독한 말이 필요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건 어릴 때 필요하죠. 지금은 뾰족한 이야기더라도 제가 생각하고 고칠만한 새로운 조언이 필요할 시기에요. Q 아나운서를 꿈꾼 건 언제부터 인가요?어릴 때는 꿈이 많잖아요. 점점 커가면서 하나하나 지우고 남은 게 아나운서예요. 제가 어릴 때 별명이 애늙은이였어요. 조숙하고 세상 걱정 많은 꼬맹이였죠. 신문보고 스크랩하고 지금도 그 스크랩이 남아있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친구들이 드라마나 연예인 이야기할 때 저는 경제 이야기 하고 그랬어요(웃음). 신문 소리 내서 읽고 토론진행자가 되고 싶었어요.Q 토론진행이나 뉴스보다는 다른 방송을 많이 하지 않았나요?시사와 뉴스보다는 교양을 많이 했죠. 제가 어릴 때 꿈꾸던 일이랑은 좀 달랐어요. 연기자들은 변신이 가능해요. 악역은 하다가도 착한 역을 맡을 수 있잖아요. 저희 같은 MC들은 방송에 맡는 캐릭터가 돼버리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모습으로 인정하더라고요. 대중들은 아나운서의 변신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거 같아요. 정말 잘 해내지 않으면 안티들도 많아지고요. 그래서 변신에 대한 두려움이 커요. Q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이지애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여군이요. 사실 예전에 아나운서 준비하면서 같이 여군장교에 지원했었어요. 최종까지 갔는데 아나운서에 먼저 합격해서 아나운서가 됐죠. Q 진짜사나이에서 꿈을 이뤘네요.네. 방송에서 열심히 잘했어요. 훈련소에서 일등도 하고요.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지 방송에는 캐릭터가 별로 안 살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군대에 갔다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게 제 성격이기도 하고요.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그 모습이 나면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멋진 군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때 같이 여군 시험 준비하던 친구가 지금은 대위로 있어요. Q 김정근 아나운서와의 어떻게 하다 만나게 되었나요? 저는 운명론자라 운명적인 끌림을 믿어요. 사실 소개팅을 살면서 한 번도 안 해봤죠. 만나게 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남편을 만난 건 아나운서 지망생 시절이에요. 거슬러 올라가 연결 고리 하나하나가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와서 운명으로 느껴졌죠. Q 연애 3개월 만에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죠? 그 질문 많이 받아요(웃음). 제가 운명론자라서 가능했어요. 지금도 제가 살면서 제일 잘한 일도 결혼이에요. 남편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돼요.Q SNS에서 부부사진 보니까 신혼 같아요철이 없어서 그래요(웃음).Q 남편과의 동일한 직업,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저는 오히려 털털한데 남편은 섬세하죠. 저는 쇼핑이 귀찮고 싫은데 남편은 쇼핑을 좋아해서 따라다니죠. 그런 면이 남편으로 인해 보안돼요. 단점은 절 너무 많이 알아요(웃음).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죠.Q 남편 김정근 아나운서한테 서운했던 일은 있나요?제가 마지막 방송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남편한테 응원문자가 오지 않는 거예요. 만약 다른 직종이었다면 굉장히 큰일로 받아 들었을 텐데 남편도 늘 경험하는 일이니까요. 그냥 저한테는 특별할 수 있지만 남편은 크게 안 받아들이더라고요. 남편도 저도 방송이 일상이기는 하지만 서운했어요(웃음).Q 알콩달콩하네요. 부부금슬이 너무 좋은데 아이 언제 계획할 예정인가요?방송에서 여러 번 계획 중이라고 말했었는데 프리랜서 선언하고 갑자기 환경이 바뀌다 보니까 여기에 적응하고 자리 잡을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올해 말고 내년쯤에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쌍둥이로. 계획대로 될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Q 영수증을 보여줘에 출연 중이에요.이제 막 시작한 방송이에요. 2회쯤 방영됐는데 반응이 좋아요. 저는 예능을 본격적으로 한 적이 처음이라 또 다른 도전이죠. 김성주 선배와 진경언니, 규환씨 예능 꾼들이랑 함께 하는 프로라서 배워가며 방송하고 있어요(웃음)Q 출연진들과 케미 어떤가요?출연진들 모두 파이팅이 넘쳐요. 끼어들기가 너무 어려워요(웃음). 저는 들어주는 방송을 많이 해서 그런지 치고 나가서 자기 몫을 챙기는 방송이 처음이에요. 저는 뜬금없는 포인트로 웃음을 자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죠. 성주선배가 프리랜서 8년 차인데 본인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배우고 있죠 진경언니한테도 가끔 언니가 천재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겉모습은 맹해 보여도 정말 똑똑한 언니거든요. 보면서 많이 배워요.Q 방송에서 의미가 담긴 수표를 공개했어요.공개는 어렵지 않았어요. 내는 게 어려웠죠. 하지만 제 첫 예능 방송이고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게 되었죠. Q 방송이 없을 때 취미로는 어떤걸 하나요?요즘 기타 배워요. 기타 음색이 너무 매력적이잖아요. 들으면 심적으로도 안정되고요. 전에 탑밴드라는 프로그램을 출연했는데 그때 만난 기타리스트한테 배우고 있어요. 본인처럼 만들어 준다고 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죠. 손에 굳은살도 배겼어요. 나중에 아이 생겼을 때 기타 치면서 동요 불러주고 싶어요. Q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나요?운동으로 풀어요. 회사 그만두고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방학 동안 풀어지는 나 자신이 싫더라고요. 방학마다 무언가를 이루자 결심했어요. 첫 여름방학 때 전통 요가 자격증을 땄죠. 그리고 바로 다음 겨울방학 때 플라잉 요가 자격증을 땄어요. Q 쉽지 않은데 단기간에 자격증을 많이 따셨네요?그때그때 단기간에 목표를 세워서 이루는 것을 좋아해요. 남들한테는 별거 아닐지 몰라도 저 스스로는 뿌듯하고 보람차죠. 제가 20대에는 늘 꿈을 향해 달리기만 했어요. 주변은 돌보지 않고요. 아무것도 못 했죠. 가족을 챙기지도 못했고 저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못했고 그래서 늘 아팠어요.Q 건강이 많이 안 좋았었나요?네. 20대 때까지 허리가 늘 아팠어요.상상더하기를할 때 입원해서 일주일 동안 병가를 낸 적도 있어요. 숨차게 달려왔던 시간들로 지금의 제가 있지만 주변을 하나도 돌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 그때는 너무 바빠 친구들이랑 밥 한 번을 제대로 먹은 적이 없어요. 5년동안 주 7일 근무를 했으니까 너무 힘들었죠. 이제는 없는 거에 대해 더 얻으려 하기보다는 지금 내 삶에 만족하고 누리자 이런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안 아프려고 하죠. 음악도 배울 수 있고, 엄마랑 여행도 가고요. Q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나요?클렌징을 열심히 해요. 예전에는 자극받으면 트러블이 나는 체질이라서 관리받으면 바로 피부에 드러났거든요. 제 피부 자체가 건성이라서 트러블은 안 나요. 방송용 피부라고 많이 듣죠(웃음). 저만의 관리법은 무언가 많이 바르지 않아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적게 바르고 자극 주지 않으려 하죠. Q 30대,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그릇이 작아서 그런지 저는 한 2, 3년 전에 대학생들이 와서 10년 후 어떤 모습이고 싶어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상상했을 때 멋진 아나운서, KBS를 대표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정말 뜬금없게 파란 하늘 아래 있고 싶다고 답했어요. 평화롭게요. 남들이 잘 나간다고 했던 KBS에서 생활들은 행복했지만 늘 불안했어요. 날마다 서바이벌이라고 생각했죠. 일에 치여 생각할 시간이 없어 뛰면서 생각하자 그랬어요. 늘 높은 굽의 신발이 닳아있었죠.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30대, 40대로 가는 제 모습도 마음이 평안했으면 좋겠어요. Q 퇴사를 해도 또 다른 고민이 생길 거 같아요.당연히 또 다른 고민이 생기죠. 요즘은 제 눈빛이 독해질까 봐 겁나요. 연예계는 정글이라고 표현하는 곳이잖아요. 내가 여기서 살아남길 위해서 눈을 매섭게 뜨게 될 거 같아요. 저 스스로 장점을 갖고 있다면 그게 편안함이었는데, 제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 사라질까 봐 무서워요.Q 롤모델이 있나요?롤모델은 이금희 씨에요. 전에 이산가족 찾기라는 방송에서 이산가족들과의 소통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는 기사를 보고 감동하였거든요. 내가 인터뷰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Q 꼭 해보고 싶은 방송 있나요?라디오가 꼭 하고 싶어요. 라디오가 가장 사람 냄새나는 매체잖아요. 지금은 많이 디지털화되었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음악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제게 있어서 라디오는 꼭 해보고 싶은 방송이에요.Q 라디오를 하고 싶은 이유가 따로 있나요?저 스스로 라디오를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 준비하면서 2년 반 백수생활을 했는데 그때 심야 라디오 방송을 많이 들었어요. 그때 제일 생각 나는 곡이 자두의 놀자 라는 노래에요. 그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덜컥 나더라고요. 굉장히 신나는 음악인데 가사가 인상 깊었어요. 바락바락 하지마 그냥 놀아 이런 내용의 가사에요. 그게 절 위로해주더라고요(웃음). Q 전에 라디오 방송한 적 있지 않았나요? KBS에서 새벽 다섯 시에 하는 방송을 4년 정도 했어요. 저 스스로 아침과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 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또 해보고 싶어요.Q 마지막으로 bnt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여름의 열기가 식으면서 쓸쓸해지는 계절인 가을이 왔어요.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난 뭘 했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아요. 시선을 옮겨 없는 거에 욕심내지 말고 있는 거에 만족하는 삶을 누리셨음 좋겠어요. 내가 쌓아온 것이 곧 거름이 될 테니 너무 외롭고 힘들어하지 마세요. 그렇게 지나가면서 한 해를 마감하는 환희가 올 테니 다들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기획 진행: 박시온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영상촬영, 편집: 박승민, 남우림의상: 레미떼, 츄, 주줌, 먼싱웨어슈즈: 츄, 지니킴, 먼싱웨어시계: 자스페로 벨라선글라스: 룩옵티컬액세서리: 미드나잇잉크헤어: 티아라 김지인 부원장메이크업: 티아라 조미라 실장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몸매 종결자 女스타들의 가을 패션 제안! ▶ 센스 넘치는 패션 완성해줄 ‘포인트 귀걸이’ ▶ 블랙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 닥터마틴, 트렌드는 영원하다 ▶ 설리-나나-성유리, 올 가을 따라 입고 싶은 니트 연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