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정 “롱다리, 긴 생머리…예전 모습 많이 부각시켰다”

입력 2015-07-16 08:59
[bnt뉴스 김예나 기자] “있는 그대로의 김현정을 보이고 싶었어요.”최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데뷔 18주년 기념 앨범 ‘투게더 포에버 18(Together Forever 18)’로 돌아온 가수 김현정이 한경닷컴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현정은 이번 앨범 전체 프로듀싱과 타이틀곡 ‘어텐션(Attention)’ 작사, 작곡, 편곡까지 참여하며 4년 4개월만의 컴백에 의미를 더했다. “제가 직접 작업하다보니까 한 곡이지만 평소 혼자 하는 몫에 다섯 배 정도가 더해진 느낌이었어요. 지금까지는 가수로서만 활동했는데 이번에는 앨범 전체 프로듀싱에 작사, 작곡, 편곡 그리고 뮤직비디오까지 참여했으니까요. 감회가 남다르게 느껴지네요.”타이틀곡 ‘어텐션’은 김현정 특유의 샤우팅 창법과 중저음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이다. 장르적으로는 EDM 댄스를 바탕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져 한층 더 강력해진 김현정표 댄스곡이다. “노래 중간에 밑도 끝도 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기타리스트가 줄 세 개를 끊어먹었을 정도로 비트를 빠르게 하는 재밌는 요소를 넣었어요. 또 노래 인트로 부분에 랩을 하고 제목 ‘어텐션’을 노래 중간에 넣는 것도 재밌는 것 같아요. ‘재밌는 거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시도했어요.” “‘예전 김현정’ 모습 보이고 싶어”이날 만난 김현정은 원조 롱다리 미녀 가수답게 쭉 뻗은 각선미를 뽐냈다.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데뷔 18년이라는 긴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김현정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예전 김현정의 모습이 많이 보이고 싶었어요. 롱다리나 긴 생머리와 같이 김현정으로서 보일 수 있는 부분을 부각시켰죠. 과거 제 컨디션이 가장 좋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지난 1997년 데뷔 이후 김현정은 ‘그녀와의 이별’ ‘혼자한 사랑’ ‘되돌아온 이별’ ‘멍’ ‘너 정말’ ‘떠난 너’ 등 셀 수 없이 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인기와 성공이 행복과 비례할까. 이와 관련 김현정은 “사람이 인기가 있고 바쁘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다”고 운을 뗐다. “음원 차트나 음악 방송 프로그램 순위 결과가 성공의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앨범이 좋은 결과를 낸 적도 있고 잘 안 된 적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반복하며 18년 동안 롱런 하다 보니 진짜 행복은 스코어를 내는 것이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저는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너무 1차원 적으로 생각했던 거예요. 진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느냐는 부분인 것 같아요.”“걸그룹, 특별한 부담 NO”인터뷰 내내 김현정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었다. 어떤 내용이든 간에 유연한 태도로 일관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 김현정 특유의 여유로움이 부럽기까지 했을 정도. 그러다 문득 그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만은 꼭 챙겨 본다”며 이태까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관심을 내비쳤다. “음악 방송부터 최신 뮤직비디오는 꼭 챙겨 봐요. 공연장을 일일이 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직캠 영상도 찾아보고요.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응원하는 모습도 신경 써요. 제가 무대에서 어떻게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면 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더불어 점점 더 빨라지는 가요계 흐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특히 한 달 여간 이어지고 있는 걸그룹 대전은 컴백을 앞둔 김현정에게도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었을 터. 이에 대해 김현정은 “특별히 부담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활동 공백 기간 동안 줄곧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봤기 때문에 걸그룹 컴백이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당연히 그들이 새로운 앨범을 내야 가요계가 유지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안에서 신인 가수도 반드시 나와야 하고요. 또 저 같이 오래된 가수도 계속해서 활동을 해야하는 거니까요. 그런 부분에 있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현장에서 그들과 마주칠 때는 속으로 웃으며 생각하죠. ‘음,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눈 깜짝 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갈 거야’라고요.(웃음)” 문득 한창 활동 중인 걸그룹들을 바라보는 김현정의 시선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가요계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을 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렸고, 현재까지도 변치 않는 카리스마와 솔로 여가수로서 당당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 김현정이지 않은가. “요즘은 보면 콘셉트가 정말 자주 바뀌는 것 같아요. 정말 섹시하게 나왔다가 상큼하게 나오고, 카리스마 있다가도 귀여운 모습도 보이고요. 다양한 요소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팬들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런 특권을 걸그룹들이 누렸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팬들 역시 더 즐거워할 수 있는 거니까요.” “물 흐르듯 살고 싶어”빠른 가요계 세태 변화 속 발표한 새 앨범에 김현정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때때로 예상치 못했던 변화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구태여 모든 변화 일일이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은 것이 그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한결 같은 사람이고 싶어요. 큰 나무처럼 그늘도 어느 정도 있고, 늘 같은 자리에 있고 싶어요. 전 변하지 않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옛날 개그를 좋아하고 옛날 용들을 사용하나 봐요.(웃음)”하지만 최근 김현정은 자신에게 일어난 약간의 변화를 맛봤다. 뜻밖이었지만 기분 좋은 변화였다. 김현정은 “나이를 먹으면서 주위에서 ‘유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입을 열었다. “얼마 전에 한 방송을 하면서 중, 고등학생들이 제게 ‘애교 있다’ ‘귀엽다’ ‘사랑스럽다’고 하더라고요. 제게 절대 없는 부분이고, 쉽게 들을 수 없는 말이니까 깜짝 놀랐죠. 제가 변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묘하게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극찬이잖아요. 그동안은 항상 파이팅 넘치는 노래만 하고 목소리도 허스키하니까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으니까요. 제 또 다른 모습을 알게 해줘서 고마웠어요.”이를 두고 김현정은 “수긍해야하는 변화”라 표현했다. 그는 “바람에 파도가 높이 치기도 하지만 조용할 때는 또 조용하지 않느냐. 제 삶 역시 파도를 타듯 맞설 땐 맞서고 잠잠할 땐 잠잠하길 바란다. 한 마디로 물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 의연하게 매 변화의 흐름을 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는 설명과 함께. “제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대중이 알아주실 거라 생각해요. 제 입으로 ‘저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아도 말이죠. 원래 개인적인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요. 혹시 제가 말을 덜 하더라도 뉘앙스나 표정에서 느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김현정이란 사람이 ‘좋은 가수’이자 결과적으로 ‘좋은 사람’의 모습을 지속하는 것이 제가 가장 바라는 것입니다.” (사진제공: 힘엔터테인먼트)bnt뉴스 기사제보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