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북미서 인정받은 가솔린 SUV, 혼다 파일럿

입력 2015-07-16 10:24
최근떠오르는SUV 연관 키워드로는 '디젤', '소형', '도심', '효율', '스타일' 등이 꼽힌다. 그렇게 보면 혼다의 대형(북미에서는 미드사이즈로 분류)SUV 파일럿은 현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SUV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큰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에 육중한 덩치와 무게,높다고 할 수 없는 효율, 그리고도심과 어울리지 않은 투박한 외모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지난 2012년 국내 처음 소개된 파일럿은 많은 판매 대수를 기록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파일럿은 북미시장에서 연간 약 10만대가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동급 최대 수준의 넓은 실내공간과 혼다 특유의 내구성 및안전성을 갖춰 '패밀리 SUV'로 미국시장에 각인됐기 때문이다. 본격적인캠핑철을 맞아루프텐트를 얹은 혼다 파일럿을 시승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극히 투박한 얼굴로도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외모를 갖췄다. 대형 라디에이터그릴과 네모난 헤드램프의 조합은 남성적이며 두툼한 사각 필러와 곳곳의 굵직한 라인들은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뒷모습 역시 4각 리어 램프가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범퍼 하단에 자리 잡은 듀얼 머플러가 나름의 존재감을 뽐낸다.실내 역시 외관처럼 화려하지 않다. 곳곳에 쓰인 소재 역시 평범하고 어느 곳 하나 멋을 부린 흔적을 찾아보긴 어렵다. 그러나 숨이 탁 트일 정도로 여유로운 공간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실내의 가장 큰 장점은 수납공간이다. 센터페시아 하단과 콘솔박스 사이의 공간 및 글러브 박스 상단, 그리고 각 도어 안쪽에 마련된 깨알 같은 공간들은 활용가치가 충분하다.







파일럿은 지난 2014년 한 차례 상품성 보강이 있었다.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과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가 탑재하고 기존에 컵홀더를 배치했던 3열 중간에 헤드레스트와 안전벨트를 갖춘 중간좌석을 추가, 7인승에서 8인승으로 탈바꿈 한 것. 또 운전석과 조수석에만 있던 열선 시트는 2열까지 확대 적용했다. 엔진은 V6 3.5ℓ 가솔린을 탑재해 최고 257마력, 최대 35.4 ㎏·m의 성능을 발휘한다. 5단 자동 변속기와 결합하며 효율은 복합 ℓ당 8.2㎞다.







2t이 넘는 육중한 덩치에 루프텐트까지 얹었지만 출발이 굼뜨지 않고 부드럽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8인승 SUV의 육중함이 몸으로 직접 전달된다. 페달에 반응하는 엔진과 차체의 움직임은 크게 민첩하지 않지만 대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될 게 없다. 가속은 시속 100㎞까지 꾸준하고,시속 140㎞까지도 무리없지만 그 이상은 페달에 힘을 많이 부여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력은 무겁지 않게 세팅돼 제법 덩치에 맞지 않은 몸놀림을 구현한다. 코너 구간에서만큼은 덩치의 부담감이 다소 느껴지지만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짧은 구간이었지만 험로에서 성능도 인상적이다. VTM-4는 필요 시 후륜에 구동력 전달하고, 발진 시의 구동력을 증가시켜 안정성을 보장한다. 또 바퀴에서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최대 약 70%의 구동력 후륜에 전달하고 전륜과 후륜의 속도차이가 감지되면 ECU가 후륜에 구동력 전달헤 바퀴 힘을 배분한다. 소음과 진동은 일반 가솔린 세단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이는 실내 소음을 제거하는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과 엔진마운트 시스템인 ACM(Active Control engine Mount) 덕분이다. 특히 ANC는 실내에 설치된 2개의 마이크로폰에 의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감지,실시간으로 부밍 소음과 비슷한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발생시켜소음을 최소화 한다. 하체는 적당한 무르다. 일상 주행과 중장거리 주행에 적당하게 세팅이 됐다.







본래 SUV(Sport Utility Vehicle)는 말 그대로 스포츠를 목적으로 하는차를 지칭한다. 즉 날씨와 지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주행능력을 지녀야하며 각종 스포츠 활동에 적합해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파일럿은 본래의 SUV 자격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최근 혼다의 3세대 신형 파일럿이 출시됐다.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틈새 차종인 만큼 혼다코리아 입장에서는 국내 도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화려함보다는 탄탄한 기본기와 검증된 내구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2세대 파일럿의 선택 가치는 충분하다. 가격은 4,910만원.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사진제공/혼다코리아▶ [시승]재기 발랄한 주행, 캐딜락 ATS 쿠페▶ [시승]다변화 전략의 근간, 쏘나타 1.6ℓ 터보·1.7ℓ 디젤▶ [시승]성공신화는 계속된다, 쌍용차 1.6ℓ 티볼리 디젤▶ [시승]플래그십을 꿈꾸는 경차, 쉐보레 2세대 스파크▶ [시승]실용적인 프리미엄 해치백, DS3 뉴 라이트 시그니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