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도심과 고속도로, 경기장 등 다양한 조건에서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Piloted driving)를 선보이고 있다. 주행 상황에 따라 강조되는 기술엔 차이가 있지만 안전과 편의, 친환경, 효율 등 기본 개념을 공유한다. 회사는 특별히 자율주행차에 사람 이름과 같은 애칭을 붙이고 있다. 각각의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두뇌(운전자 보조마스터 제어장치, zFAS)를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역사적인 자율주행의 첫 발은 아우디 고성능차인 TTS에서시작됐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이 공동 개발한차로, 랠리 드라이버였던 미셸 무통에 대한 헌정으로 '셸리(Shelly)'라는 이름을 붙였다. 셸리는 2009년 미국 유타주에 있는 본빌 소금 호수에서 운전자없이 완벽한 원으로 아우디 엠블럼인 4개의 링을 완성했다. 당시 자율주행차로선 가장 빠른 210㎞의 최고시속을 기록했다.
이후 2010년에는 파익스 피크 등정에도 성공했다. 약 27분 간에 걸쳐 최고 시속 72㎞로, 156개의 코너가 있는 총 20㎞ 코스를 완주했다. 2012년에는캘리포니아 세크라멘토 썬더힐 경주장에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5㎞에 달하는 코스를 한 바퀴 도는데 2분30초가 채 안걸렸다. 이 실험부터는 자율주행차가 극도의 스트레스와 극심한 조건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주안점을 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셸리의 드라이빙 본능은 바비(Bobby)가 이어받았다. 바비는 최고 552마력의 RS7 컨셉트카를 바탕으로 타고난 달리기 실력을 자랑한다. 2014년 가을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 대회 시즌 피날레로 호켄하임 서킷을 한 바퀴 완주했다. 뿐만 아니라 최고 시속 240㎞로 1랩을 약 2분 만에 주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바비는 정밀하게 입력된 GPS 데이터와 3D 카메라 이미지를 동시에 사용, 오차와 실수를 줄이는 발전을 보였다.
경기장을 나온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A7을 기반으로 제작된 잭(Jack)이 그 주인공이다. 잭은 2015 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스탠포드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약 900㎞를 운전했다. 차선 변경은 물론 추월도 할 수 있고 자동 가속과 제동도 가능하다. 잭은 고해상도 3D 비디오 카메라가 전방을 주시하고, 전후면과 사이드미러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 4대가 자동차 주위를 관찰한다. 또한 ACC와 측면보조 시스템의 일부인 장거리 레이더 센서들이 전후방을 모니터링한다. 전후면에 좌우로 배치된 중거리 레이더 센서는 360도 시야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전방 그릴과 뒤쪽 에이프런에는 레이저 스캐너도 설치했다. 레이저 스캐너는 최대 80미터 거리까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매초 10만번에 가까운 적외선 파장을 발사한다.
특히 잭은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풀지 못할 한계에 봉착하면 안전상의 이유로 운전자에게 실질적 제어 권한을 넘겨준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두 개의 키로 자율주행 기능을 멈출 수 있는 것. 두 개의 버튼은 총 4가지 모드를 제공하는데, 수동 운전 단계와 자동화 기술이 사용 가능한 수동 운전 단계, 오토 파일럿 활성화 단계, 자동차가 드라이버를 장악한 오토 파일럿 단계 등이다.
마지막은 가장 최근에 꽉 막힌 중국 상하이 시내를 유유히 자율주행한 TJP(Trafic Jam Pilot)다. 해당 차종은 R8 e-트론으로 CES 아시아에서 공개됐다.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이 차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는 아니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복잡한 도로를 빠져나오면 이후 자율주행이 가능한 구간에서 시속 60㎞ 이하로 움직인다. 차체에 부착된 17개의 센서가 상대 차는 물론 보행자나 자전자와 같은 장애물을 인식한다. 다만 갑작스런 변화나 사고에 운전자가 적극 개입할 수 있다.
아우디는 이렇듯 다양한 환경에서 대응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궁극적인 자율주행과 주차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경우 운전자 부주의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의 90%를 예방할 수 있고, 주차 공간을 지금보다 3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교통정체도 5-10%, 연료소모는 3-5%까지 절감할 수 있다. 효율적이고 자유로운 시간 관리도 실현 가능한 미래다.
아우디 자율주행 기술 담당 클라우드 버웨인은 "자율주행의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달리고 싶어하는 운전자의 본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완벽한 자율주행과 주차를 실현함과 동시에 운전자를 위한 고성능차와 조작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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