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가까이 된 국산 준중형차를 운행하던 A씨는 최근 추돌사고를 당해 자동차 수리를 받았다. 수리비가 500만원 가량 나올 정도로 큰 사고였다. 그러나 보험사 직원에게 들은 소식은 피해차에 대해 격락손해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일반인에게 생소한 '격락손해'란사고 등의 물리적 충격으로완벽 복원이 힘든 경우의 손해를 말한다.하지만 보닛, 펜더, 트렁크 등의 패널이나 차대가 손상되면해당 차종의 중고 가치는현저히 떨어져중고차 매매가격에악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보험사는 전문 감정사가 차령과 사고 정도, 감가율 등을 고려해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보험사 약관에 따르면 격락손해 보상은 출고 후 2년 이하에 한해 사고 시 수리비가 신차가격의 20%를 초과할 때 이뤄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상의 범위도 보상이 가능하다. 한국자동차감정원에 따르면 출고 후 5년, 상대방 과실 80% 이상의 사고에 대해 3년 안에 보상 받을 수 있다. 물론 사고 후 차를 팔았더라도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A씨의 차령은 기준인 5년이 넘었기에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A씨는 아끼며 탔던 애마가 사고차가 된 것과 관련해 보상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오래됐다고 격락손해가 인정되지 않는 것은 최근 국내에 조금씩 고개를 드는클래식카 문화를 역행하는 것이어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출고 상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운행되는 차도 적지 않고,낡은 차를 원상태로 복원하는 리스토어도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오래된 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을 끌기도 한다. 자동차평론가 박재용 교수는 "오랜 시간 동안 관리가 잘 이뤄진 올드카의 경우 사고차가 되면 상당히 억울할 것"이라며 "격락손해 보상 개념과범위를 세분화 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자동차 수명이 점차 길어진다는 점도 격락손해 개선의 이유로 꼽힌다.그래서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는 올드카가 문화유산의가치로 인정되기도 한다.한국도 일부 클래식카는 신차 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차들이한 순간 사고차로 전락하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손해일까?손해보험사들의 '손해'에 대한 정의가 달라져야 할 때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기자파일]무심코 장착한 블랙박스, 車 오류 가능성은?▶ [기자파일]수입차 배기량 구분, 보다 세분화해야▶ [기자파일]현대차 KSF, 진정한 축제가 되려면▶ [기자파일]내가 타는 차는 좋은 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