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 670만명, 1인당 연간 GDP 1,700달러. 숫자만 보면 한국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네바퀴 자동차 보유대수는 44만대로 인구 15명당 1대에 이르는 나라가 바로 라오스다. 한국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평균 2.6명당 1대이니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 규모로는 아직이지만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자동차 선진국으로 불리는 중이다. 그리고 44만대 중 한국차는 무려 19만대에 이른다. 1997년 코라오 오세영 회장이 기아차 스포티지 중고차 2대로 시작한 한국차의 라오스 지배력이 절정에 달한 셈이다. 그렇다면 코라오는 어떻게 한국차로 라오스 땅을 뒤덮었을까? 본지는 특별기획, <한국차, 라오스를 가다>를 통해 코라오그룹 현대기아차 판매를 책임진 백영철 전무를 인터뷰했다. 그의 입을 통해 현지의 생생한 한국차소식을 전달한다. <편집자>-한국차가 잘 팔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시장 선점 전략이 통했다. 코라오가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때가 1997년이다. 이 때 라오스 중고차의 대부분은 일본차였다. 당시 오세영 회장께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차 대신 왼쪽에 있는 한국산 중고차를 도입해 일본차보다 저렴하게 판매했다. 그런데 단순히 중고차를 판매한 게 아니라 ‘품질’이라는 옷을 입혔다"
-품질을 입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중고차를 판매했지만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보증을 해줬다. 그리고 애프터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들과 다르게 하라'는 오 회장의 경영 방식이 통했다. 일본에서 중고차를 가져다 판매한 사람들이 대부분 판매에 그쳤을 때 코라오는 보증수리를 도입해 품질을 입힌 것이다. 이후 가격과 품질 이미지가 만들어지며 한국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신차 판매가 늘어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2011년 라오스 정부가 무분별하게 들어오던 중고차 수입을 전면 중단시켜버렸다. 그 전까지 라오스에 들어오는 자동차는 환경 개념이 전무했다. 심지어 유로2 수준의 자동차도 비일비재했다. 중고차 수입 중단 배경은 WTO 가입이다. 라오스의 경우 2013년에 가입했다. 그래서 신차 시장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었고, 2012년부터 신차만 판매할 수 있었다"
-코라오의 신차 판매는 현대기아차가 주력이다. 어떤 차종의 인기가 높은가"기아차보다 라오스에선 현대차의 인기가 높다. 기아차는 피칸토(국내명 모닝)의 인기가 많고, 현대차는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가 주력이다. 그리고 상용은 역시 1t 포터와 한국에서 스타렉스로 판매되는 'H1'이 많다. 라오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 단위 이동이 많기 때문이다"-인구가 700만명이 채 되지 않는 시장인데, 신차 규모가 얼마나 되나"통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연간 신차 시장을3만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세단형 승용차 1만대, 픽업형 1만대, 소형 화물과 상용밴 등이 1만대 규모로 형성돼 있다. 이 중에서 세단형만 떼어놓으면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물론 1t 소형과 스타렉스 등의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절대적이다. 등록된 44만대 중에서 현대기아차의 누적 등록이 40%에 달한다. 동남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대수만 보면 톱5 안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할부금융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2009년 인도차이나뱅크가 설립됐다. 물론 코라오 계열사다. 이전까지 신차 대금은 전액 현금이 모두였다. 그러니 신차 구입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은행을 통한 할부상품을 제공했다. 선수금 30%에 36개월 할부를 적용했다. 한국과 비슷한 상품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엄청난 신차 구입 붐을 일으켰다"-전시장은 모두 직영인가"직영과 대리점이 절반 씩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리점을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동남아시아에선 최초로 알고 있다. 코라오가 직접 매장을 지어 관리하다. 그래야 일괄적인 서비스 제공이 쉽기 때문이다"
-보증수리는 얼마나 제공하나"'3년 또는 10만㎞ 이내'를 보증한다. 기간보다 거리가 긴 이유는 바다가 없는 국가의 특성상 육로 이동이 많아서다"-한류가 많은 도움이 됐다는데"K팝 등 한류가 한국차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이곳 라오스에서도 한류 바람은 대단하다. 그래서 한국차라면 더더욱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한국 문화의 지속적인 열풍을 기대한다"비엥티엥(라오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기획]한국차, 라오스를 가다①-불과 2대가 무려 19만대로▶ 현대차 엑센트, 미국서 에어백 결함 리콜▶ 4월 내수 판매, 현대기아차 1~10위 싹쓸이▶ 현대차 쏠라티, 언제 도로에 나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