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인승 미니밴, "레저용 차에 세제 혜택?"

입력 2015-03-24 11:07
수정 2015-03-24 12:32
<P class=0 style="mso-pagination: none; mso-padding-alt: 0.0pt 0.0pt 0.0pt 0.0pt">11인승 미니밴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낮은 자동차세를 앞세워 틈새 시장을 10여년 간 일궈왔지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 11인승 차가 본격적으로 투입된 건 지난 2005년이다. 정부가 승용차 분류 기준을 6인승 이하에서 10인승 이하로 변경하면서 7~9인승 미니밴의 세제혜택이 사라졌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선 승용차와 승합차의 경계선에 있는 11인승 미니밴 개발에 착수, 틈새시장 개발에 성공했다. 기아차 카니발 11인승과 쌍용차 로디우스 11인승 등이 등장한 시점도 이때다.







현재 내수 시장에 판매되는 11인승 차는 카니발과 로디우스 후속인 코란도 투리스모 외에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등 3종이다. 스타렉스의 경우 편의품목을 강화하거나 캠핑카 등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업용 승합차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카니발이나 코란도 투리스모 등은 태생부터 레저활동과 다자녀 가족을 염두에 두고 개발에 착수했다.무엇보다 11인승차의 매력은 세제 혜택이다. 비영업용 기준으로 연간 자동차세가 6만5,000원에 불과한 것. 일반 승용차로 분류되는 9인승의 경우 배기량(㏄)에 따라 세금이 결정된다. 2.2ℓ 디젤 엔진을 장착한 카니발 9인승의 자동차세는 약 63만원으로 11인승의 8~9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11인승 미니밴이 누리는 연간 수 십 만원의 절세 효과에 대해선 당위성을 두고 논란의 여지가 많다. 생계형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절세 혜택이 여가 활동을 위한 차로 돌아가서다. 해당 차종이 사업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각사가 내놓은 제품 전략이나 가격은 기본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데 필수적인 상업용 차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실제 기아차는 지난해 5월 카니발 공개 행사에서 주 타깃층을 2인 이상의 자녀가 있는 35~44세 젊은 부모층으로 설정, 미니밴의 핵심 속성인 공간 활용성을 높인 건 물론 고급 세단 수준의 디자인과 편의 품목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쌍용차는 2013년 2월 코란도 투리스모를 출시하면서 SUV의 외관, 세단의 안락함, MPV의 활용성을 겸비한 '레크리에이션 베이스캠프'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카니발 11인승의 가격은 2,720만~3,580만원, 코란도 투리스모 11인승은 2,576만∼3,654만원이다.







여기에 11인승 미니밴은 시장 요청에 따라 개발된 게 아니라 세제 혜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상품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행 카니발과 코란도 투리스모의 경우 9인승과 11인승 모두 동일한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한다. 시트 배열과 세부적인 편의 품목에 차이가 있을 뿐 큰 차이가 없다.9인승차의 경우 시속 110㎞ 제한이 없다는 점, 11인승 대비 시트가 줄어든 만큼 적재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 2종 보통 면허로 운전이 가능하다는 등이 장점이다. 운전에 제약이 적고 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 소비자 선호가 증가하는 추세다. 쌍용차의 경우 지난해 판매된 코란도 투리스모 중 9인승이 67.5%를 차지했다. 올해 2월에는 9인승 판매 비중이 72%까지 치솟았다. 기아차 카니발도 현행 출시 당시 11인승의 판매가 70% 정도로 많았지만 시속 110㎞ 제한 조치와 함께 9인승 수요가 늘면서 현재는 9인승 80%·11인승 20%로 역전됐다.







한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원 10인 이상 차는 사업용 승합차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2005년부터 11인승 RV가 속속 출시되면서 야외 활동을 위한 레저용차(RV)의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며 "그러나 주행속도 제한 조치에 7인승 수입 미니밴의 한국 시장 진출 등이 겹치면서 9인승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차종들이 두루 잘 팔리는 게 좋지 않겠냐"며 "그러나 11인승의 경우 9인승 대비 비교우위로 내세울 게 세금 외에 딱히 없다. 최고속도 제한 법규가 시행되자 판매가 급감했다는 건 11인승 자체가 갖는 매력이 약하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 기아차, 신형 K7에 HUD 탑재한다▶ 혼다, "레전드 기술의 핵심은 'AWD' 아닌 'AWS'"▶ 제주 전기차 경쟁률 2.2대 1…점유율 1위는 쏘울▶ 한불모터스, 푸조 2008 아이코닉 에디션 선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