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졸업, 그 마지막 순간의 찬란함을 기억하는가. “2년 가까이 준비한 앨범이에요. 한 곡 한 곡마다 제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총력을 다 했어요. 거창한 느낌이 들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요. 딱 주변에 겪을만한 학창 시절 이야기에요. 제 이야기면서 대중의 이야기, 즉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어요.”최근 첫 정규 앨범 ‘졸업’을 발표하고 가수 올티(Olltii)는 bnt뉴스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개구진 표정, 해맑은 미소가 영락없는 소년의 모습을 띠다가도 새 앨범 이야기에 이내 웃음기를 거두고 뮤지션다운 진중함을 보였다.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들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날 올티로부터 “서사적 이야기를 담은 앨범 특성상 트랙 순서대로 들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이번 앨범 수록곡들마다 제각각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창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며 공연스레 웃음이 나오다가도 또 한편 아련해지는 기분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새 앨범 ‘졸업’을 소개하며 올티는 “제 의도대로 앨범이 잘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고 또 뿌듯하다”고 기분 좋은 시작임을 알렸다.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 졸업하는 순간까지의 추억을 담고 싶은 마음에 만들었다는 이번 앨범은 단순한 올티의 이야기를 넘어 많은 이들의 추억을 이끄는 매개체 같은 존재였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 한 또래 친구들에게는 공감을, 20대 이상 청취자들에게는 추억이 됐다는 반응을 얻었어요. 대체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저는 제 상황과 환경에 맞는 이야기를 한 것뿐이거든요. 그 이야기들이 모여서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딱히 꾸밈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의 첫 정규앨범 ‘졸업’은 지각하는 학생의 반복된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1번 트랙 ‘굴레’를 시작으로 친한 이성 친구에게 느끼는 설렘을 담아낸 타이틀곡 ‘설레’, 졸업의 아쉬움을 노래한 ‘졸업(이젠 안녕)’까지, 첫 등교의 순간부터 졸업하기까지의 서사를 그린 12트랙으로 담아냈다.
#굴레 “학창시절 웹툰 ‘연민의 굴레’를 좋아했어요.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에요. 앨범 구상을 하면서도 그 만화에 덕을 많이 봤어요. 특히 제목에서 ‘굴레’라는 단어가 참 좋았어요. 사실 작가님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첫걸음 “이 곡이 가진 큰 의미는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첫걸음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응원가에요. 일종의 청춘예찬가일 수도 있고요. 지금은 서툴러서 넘어질 수도 있고, 때로는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그 첫걸음을 뗐다는 자체가 중요한 거잖아요. 그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설레 여성 듀오 피프틴앤드(15&) 백예린 참여로 화제를 모은 타이틀곡 ‘설레’ 순서에 이르자 올티는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사춘기 시절 겪는 연애 감정이다 보니까 10대 보컬과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 그러던 중 예린 양의 커버 영상을 보고 나서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고, 고맙게도 흔쾌히 좋다고 했다”며 백예린과의 호흡 과정을 설명했다. 더불어 그의 학창시절 연애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저도 학창시절 연애를 해봤지만 ‘밀당’이나 ‘썸’은 없었다. 항상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웃음) 어떻게 보면 ‘설레’가 픽션일 수도 있지만 사춘기 시절의 설렘은 저도 느꼈고, 제 친구들 역시 경험해봤기 때문에 감정을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스쿨(OLL’ Skool)선공개곡 ‘올스쿨’에 대해서 올티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한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큰 화제를 모은 직후 발매한 싱글 앨범이었음과 동시에 이번 정규 앨범의 선공개곡이었기 때문. 또 당시 ‘올스쿨’은 다소 거친 콘셉트가 그의 이미지에 직결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패기 넘치는 곡이에요. 누군가를 저격하거나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반항기’라는 콘셉팅이 된 곡인 거죠. 이번 앨범에서 감성이 가장 밖으로 많이 나간 곡이기도 하고요. 선공개곡으로 정한 이유는 반전의 의도였어요. 논란이 있었던 것에 대해 속상하지는 않았어요. 각자의 의견을 표현한 것뿐이잖아요. 논란이라는 자체도 저에 대한 관심이니까요.”
#96 프로블럼즈(96 Problems)“제이지(Jay Z)의 ‘99 프로블럼즈(99 Problems)’에 대한 오마주 같은 곡이에요. ‘96년생이 문제다’는 의미에서 제목도 비슷하게 지었어요. 힙합 커뮤니티에서는 이 곡이 가장 재밌었다는 반응이 크던데요. 특히 96년생 동갑내기 래퍼들과 함께 작업해서 더욱 즐거웠던 것 같아요. 96년생들 래퍼들끼리 의기투합해서 각자 스타일을 잘 표현해 냈고요. 정말 재밌었던 작업이에요.”#폴린(Fallin’)“이 곡을 듣고 그냥 마음 놓고 펑펑 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어요. 입시 준비로 스트레스 받는 학생들에게 ‘너의 입장을 알고, 네가 왜 속상한 지 안다. 네 마음을 이해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죠. 제가 위로를 하는 건 오만한 태도인 것 같았고, 그저 ‘수고했어요’ 정도랄까요. 그들과 저 역시 함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어요.”
#졸업(이젠 안녕)그룹 051B의 명곡 ‘이젠 안녕’의 후렴구를 리메이크한 ‘졸업(이젠 안녕)’은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이번 앨범의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와 동시에 신구세대의 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연결고리 같은 장치로 작용했기 때문. 특별히 올티의 실제 후배들이 코러스로 참여해 곡의 진정한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 “후렴구만 비워두고 곡이 다 나온 상태였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에 015B 선배님의 ‘이젠 안녕’을 리메이크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죠. 곡의 내용도 정말 좋고 색깔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입혀봤는데 정말 조화를 잘 이뤘어요. 특히 이 곡은 누가 들어도 자신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곡의 리메이크에 도움 주신 015B 선배님들께 감사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한 시간 가량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올티가 담아낸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결과물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으므로. 더불어 마지막의 기억을 담은 그의 첫 앨범이 많은 이들을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안내했고, 따뜻한 감동을 안겼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저 스스로에게 솔직한 곡을 만들고 싶어요.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요. 앨범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재미있는 프로젝트 역시 많이 참여하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드릴게요.”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