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주란 기자] 만찢남녀(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여자). ‘호구의 사랑’ 네 명의 주연을 보고 있자면 이 단어가 생각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호구의 사랑’에서 이들을 누군가는 웹툰 속 캐릭터 그대로, 또 누군가는 새롭게 재탄생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며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3월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CJ E&M 스튜디오에서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 공동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공동인터뷰에는 표민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우식, 유이, 임슬옹, 이수경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걸쭉한 입담의 국가대표 수영여신 도도희, 밀리고 당하는 대한민국 대표 호구 강호구, 허당끼 짙은 에이스 변호사 변강철, 남자인 듯 여자 같은 밀당고수 강호경. 이들 4명의 남녀가 펼치는 갑을 로맨스 ‘호구의 사랑’은 이제 중반부를 향해 치닫고 있다.
‘호구의 사랑’을 보면 강호구(최우식)의 내레이션이나 극 중간 중간 삽입된 애니메이션 효과들이 공감과 더불어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 있냐고 묻자, 표민수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한 회에 한 번씩은 넣으려고 하지만 내용이 잘 나오지는 않더라. 그래서 불규칙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표민수 감독은 “이번에 드라마에서 힘을 많이 쏟고 있는 부분은 코미디다. 어떻게 하면 즐겁고, 유쾌하고, 가벼운 마인드로 이끌어가 볼 것인가에 중점을 둔다”며 “접근방식이 시청자들에게 쉬웠으면 하고, 배우들이나 시청자들이 쉽게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에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호구의 사랑’의 디테일은 연기에 대한 감정이다. 조그마한 감정들, 눈짓, 말투, 행동 하나의 느낌들을 저희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시작하면 좀 더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로맨틱이라고 하면 달콤하다. 이 사람들이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헌신하는 정도는 아니어도, 이 나이 때 청춘들이 해보고 싶은 달콤한 사랑, 그런 부분들을 좀 더 생각하고 있다”며 디테일적인 요소들을 설명했다. 이어 “디테일 쪽에서 다른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드라마에서는 집이나 회사를 하나의 신으로 본다면, ‘호구의 사랑’은 회사 로비부터 엘리베이터 안 등 인물들의 동선을 타고 올라가서 감정상승기류를 만들거나 사건을 정확하게 만들어준다. 사건이 크지는 않지만 타고 올라가는 힘은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구의 사랑’은 연출적인 힘과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 받고 있는 상황. 최우식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호구의 순수함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선보이고 있다. 이에 최우식은 “여태까지 찌질한 캐릭터를 많이 해 와서 호구라는 캐릭터를 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우식은 호구를 연기하며 답답한 점은 없냐고 묻자 “극중 제가 현실과 상상을 왔다 갔다 한다. 답답하고, 이걸 터뜨리고 싶을 때 쯤 상상 속에서 해결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원래 호구와 성격이 똑같지는 않은데 사람들이 저를 우습게 보는 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좋다. 사람들이 저에게 편하게 다가오고, 저도 편하게 다가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호구를 연기하며 스스로 달라진 점에 대해 “주연을 맡았는데 너무 우습게 보이는 건 싫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쭈그리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개도 펴고 당당하게 다닌다. 이미지 체인지를 하려고 격투기를 보고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이와 임슬옹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이지만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도도희 역을 맡아 출산연기, 사투리연기 등 새로운 연기에 도전중인 유이는 “도희를 연기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얼굴이 알려진 일을 하고 있고,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시나리오를 보며 고민 했다”며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 진심으로 저도 제 아이를 포기 못 했을 것 같고, 도희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유이는 “처음엔 강한 여자를 연기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고민이 된다. 강하게 할 수 있을까, 연기를 하면서 안 울 수 있을까, 그런 혼란이 오더라”라며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강철을 연기하는 임슬옹은 극 중 변호사로서 지저긴 매력을 드러내는 동시에 코믹한 연기까지 가뿐하게 소화하며 반전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임슬옹은 지난 방송에서 유이와 빨간모자를 패러디, 늑대로 분해 코믹연기를 선보인 것에 대해 “멘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을 보고 현장엑 갔을 때 그렇게까지 분장을 할지 몰랐다. 그런데 막상 하고나다보니 저도 재밌고, 장면이 재밌게 나올 것 같아 즐겁게 촬영했다. 언제든지 망가질 준비가 돼있다‘”며 앞으로의 코믹연기도 기대케 했다. 또한 임슬옹은 코믹연기뿐 아니라 최우식과 은은한 동성애 코드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동성애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긴 했지만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접근 방식인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촬영을 하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그런 느낌이나 생각들이 머릿속에 들어와 좀 더 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수경은 첫 주연 작임에도 소탈한 강호경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이제 갓 스무살이지만 극중 썸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이수경에게 연기 비결을 묻자, 그는 “연애경험이 많지 않아서 저 자체로는 썸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 대사가 이해가 안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감독님께 여쭤본다. 그래서 어려움 없이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표민수 감독은 호구의 사랑은 아날로그 적인 느리게 가는 사랑, 호경의 사랑은 21세기 디지털시대라고 표현했다. 호경에게 키스란 술 먹고 그냥 하는 인사일 뿐. 강철과의 만남에 있어서도 호경은 밀고 당기고, 이리 재고, 저리 재며 계산했다. 하지만 호경의 사랑도 결국엔 아날로그적이었다는 걸, 호구의 사랑이 호경의 사랑보다 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표민수 감독의 귀띔이다. 앞으로 남은 9회 동안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네 명의 남녀들이 어떻게 변화되고,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호구의 사랑’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사진제공: CJ E&M)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