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송희 기자] 미쳐서 들어온 이, 또는 들어와 미친 이. 오직 두 종류의 인간이 존재하는 ‘수리희망병원’. 이곳에서 만난 스물다섯 동갑내기 승민(이민기), 수명(여진구)는 살기 위해 정신병원을 탈출하고자 한다. 그들의 끊임없는 탈출시도는 정신병원이 아닌 자신의 트라우마, 상처를 견디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의 이야기다.영화 ‘내 심장을 쏴라’(감독 문제용)은 ‘7년의 밤’ ‘28’의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입체감 있는 캐릭터와, 강렬한 인상으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이 작품은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원작 팬들은 물론 영화팬들의 기대를 높였던 상황.영화는 원작 소설을 토대로 승민과 수명, 두 청춘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너절 거리는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를 병원에 가둔 수명과 어떻게 해서든 정신병원을 빠져나가야만 하는 승민. 독특한 두 캐릭터는 조합만으로도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이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청춘이 충돌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스크린 밖 관객들의 마음까지 치유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를 돕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들은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에 치이고 시달리는 관객들에게도 멀지 않은 위로와 충고가 될 듯하다.또한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를 연기한 이민기와 여진구의 호흡도 흥미로운 부분. 나이 차이를 잊게 만드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거리낌 없이 느껴지는 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가 가진 유쾌함을 배가 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특히 이민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승민의 매력을 잡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그는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 승민을 더욱 생동감 있는 인물로 발전시켰다. 영화의 독특한 톤 역시 눈여겨 볼 부분.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만큼 치열한 현실과 도피처 같은 동화적 이미지가 흥미롭게 배치, 웃음과 감동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하지만 원작의 명성은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영화는 원작 소설에 기댄 나머지 영화 자체의 재미보다 소설 그대로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 속 문장들을 그대로 읽는 듯한 대사와 상황들은 반복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바치는 헌사. 영화의 엔딩장면까지 본 뒤, 관객들은 흡사 문학작품을 만난 것 같은 여운과 시적 이미지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에 원작과 영화가 지향하는 상징과 이미지를 발견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일 듯하다. 이달 28일 개봉. (사진제공: 리틀빅픽처스)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