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송희 기자] 그 시절,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그 시절. 우리에겐 ‘쎄시봉’이 있었다.영화 ‘쎄시봉’은 그 시절, 젊음의 거리 무교동을 주름잡던 음악감상실 ‘쎄시봉’과 첫사랑의 기억에 대한 작품이다. 추억과 청춘의 상징. 이는 제작발표회까지 이어지며 여느 영화 제작발표회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1월6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제작발표회에서는 ‘트리오 쎄시봉’ 정우, 강하늘, 조복래가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 ‘When the saints go on marching in’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가수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을 배출한 음악감상실 ‘쎄시봉’에 걸맞는 독특한 향기의 제작발표회였다. 익숙하고도 그리운 음악들은 영화 ‘쎄시봉’을 완성하는 중요한 부분. 이에 김현석 감독은 “‘쎄시봉’은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고 당시 발표된 선생님들의 명곡들을 듣고 자랐다. 제가 주로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많이 했는데 그분들의 음악은 제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이어 김 감독은 “몇 년 전, 쎄시봉 바람이 불었을 때가 있었다. 그때 이장희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젊게 사실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 분들에게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구성하게 됐다”고 더했다. 또한 ‘쎄시봉’은 현존하는 포크계의 전설 조영남, 송창식, 이장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 실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이 부담일 수도 있었다.김현석 감독은 “기라성 같은 분들”이라고 운을 뗀 뒤 “그들의 인생 자체를 내용에 담기에는 너무 부담되고 또한 창작자로서 흥 나는 작품은 아니었다. 알려지지 않은 삶. 기본 설정은 조사했지만 그 분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노래가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쎄시봉’은 당시 음악만큼이나 배우들의 호연 역시 기대되는 작품.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배우들의 2인1역과 송창식,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등 실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쎄시봉’의 뮤즈 민자영 역을 맡은 김희애는 한효주와 2인1역에 대해 “한효주의 40대 역할이라고 해서 기분 좋았다”라면서도 “막상 연기를 하려니 부담스러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그는 “화면이 바뀔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다. 위축되기도 했지만 영화 찍으면서는 ‘내가 한효주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또한 오근태 역으로 정우와 2인1역을 맡게 된 김윤석은 “빈말이 아니라 정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며 “정우와 제가 목소리 톤이 낮지 않나. 그런 것을 비롯해 고향도 부산이기 때문에 말투도 아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거들었다.김윤석, 정우, 김희애, 한효주 등 유명 배우들 뿐아니라 ‘쎄시봉’ 곳곳에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송창식 역의 조복래. 그는 “어디에서 왔을까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한효주)를 보이는 외모와 노래 실력으로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배우다. 진구, 강하늘 역시 ‘모창왕’으로 조복래를 꼽기도. 그는 “송창식 선생님을 똑같이 따라해야겠다는 느낌보다는 표정이나 감정 연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워낙 유명하고 목소리가 좋은 분이라 하루아침에 따라할 순 없었다”고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쎄시봉’과 음악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김현석 감독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리듬이 묻어났다. 특히 김현석 감독은 “시나리오 쓸 때 전체 내러티브는 ‘웨딩케익’이 메인곡이었다었다. 하지만 나중에 김윤석 선배, 정우 씨를 캐스팅하고 각색 과정에서 강조된 것은 이장희 선배님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였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젊음의 거리 무교동 최고의 핫플레이스였던 ‘쎄시봉’. 청춘과 추억이 깃든 그곳과 70년대 아날로그적 감성을 고스란히 그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내년 2월 개봉.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