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윤권, 10주년 콘서트 ‘재회’…추억이라는 선물

입력 2014-11-09 10:00
[김예나 기자] “제가 벌써 10년이래요. 10년이란 시간 참 많은 일이 있었죠. 이제는 팬들을 위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발라드 가수의 코믹함 그리고 그 능청스러움이란, 대중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크게 와 닿는다. 더구나 국내 손꼽히는 감성 보컬리스트에게서 의외의 ‘귀여운’ 매력까지 발견하니 반전이 따로 없다. 그 동안 미처 몰랐었던, 어쩌면 이제야 발견한 데뷔 10년차 내공 깊은 가수 나윤권 단독 콘서트 ‘재회’의 이야기다. 11월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데뷔 10주년을 맞은 나윤권이 2년 만에 개최하는 ‘재회’로 팬들을 만났다. 이날 공연은 그가 9월 소집해제 후 갖는 첫 단독 콘서트로 한층 깊어진 감성과 성숙해진 모습의 나윤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콘서트에서 나윤권은 최근 발표한 신곡 ‘이프 온리(If Only)’ 라이브 무대를 비롯해 그의 히트곡들과 각종 OST 참여 곡들까지 선사하며 꽉 찬 150분의 무대를 이어갔다. 10년을 말하다이날 나윤권 단독 콘서트 ‘재회’는 쌀쌀한 늦가을에 걸맞게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로 포문을 열었다. 특별한 무대 장치나 소품이 없어도 나윤권 특유의 호소력 짙은 보이스와 무대를 장악하는 가창력만으로도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베테랑 가수답게 나윤권은 자연스러운 멘트와 애드리브로 공연을 매끄럽게 진행했다. 그의 ‘연륜’이 빛나는 순간순간 이었다. 그는 늦게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어서 오시라. 늦으셨다. 지하철타고 오느라 고생 했겠다”라며 지난 2년간 지하철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으며 다소 타이트한 의상이 민망한지 “눈 감고 노래를 들어 달라”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 회포라도 푸는 듯 그는 데뷔 전 에피소드 부터 최근 신곡 발표 후 달라진 점 까지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했다. 여기에 ‘동감’, ‘기대’, ‘뒷모습’, ‘나였으면’ 등 그의 히트곡들이 이어지면서 관객들 역시 아련한 옛 추억과 감동에 젖어들었다. 돌아갈 추억이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 크게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아도 잔잔함이 묻어나는 이번 나윤권 콘서트는 그의 10년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2년의 공백기, 무대에 대한 갈증 2년 만에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에 나윤권은 유독 들떠보였다. 그는 “공백 기간 동안 노래에 목말라 있었다”라며 무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고,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라는 영상 속 문구를 통해 팬들에게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 동안의 갈증을 한방에 해소라도 하듯 이날 나윤권은 랩과 댄스 실력을 과시하며 좌중을 압도했다. 특히 “스물한 살 소년이 서른한 살이 됐다. 이제 가끔은 소주 한 잔이 달게 느껴지기도 하는 나이가 됐다”라는 영상 속 문구에 이어 등장한 그는 금색 반짝이 의상을 입고 나타나 ‘내 나이가 어때서’를 열창, 트로트 가수로 깜짝 변신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나윤권은 ‘하여가’,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로스트 스타(Lost stars)’ 등 무대를 통해 웨이브, 털기 등 각종 댄스부터 록 장르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방송에선 보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을 뽐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나윤권, 그의 진짜 이야기나윤권은 시종일관 관객들과 소통함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사랑은 비처럼’, ‘술래잡기’, ‘몇 날 며칠’ 등 다수의 드라마 OST에 참여한 사실을 전하며 “앞으로도 OST 작업을 많이 하고 싶다. 드라마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나오는 경험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울한 발라드 곡을 주로 하다보니까 사람들이 나를 조용하고 찌질 한 애 인줄 알더라”고 발언해 관객들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공연 말미에는 그의 진솔함이 더욱 여실히 보였다. 나윤권은 “처음 가수가 됐던 십년 전에는 ‘어떤 음악을 해야지’라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돈을 많이 벌어야지’라는 생각도 했으니 머리에 똥만 찼던 것 같다”라고 과감하게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정말 오랫동안 노래가 하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이며 가수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굳이 추억을 들추지 않아도 이따금씩 떠오르는 아련함이 빛나는 공연이었다. 묵묵히 그만의 길을 걸어온 나윤권이 전해온 지난 10년의 시간이 특별하듯 이날의 공연은 저마다에게 감동과 향수를 자극하며 가슴 뭉클한 여운을 자아냈다. (사진제공: 케이튠이앤엠코리아)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