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캐시카이는 영국 태생 닛산의 유럽 디젤"

입력 2014-10-25 17:54
수정 2014-10-25 17:53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3시간 정도 이동하면 나오는 곳 선덜랜드. 우리에게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중인 기성용 선수가 한 때 몸담았던 본거지로 더 유명하다. 그러나 축구만큼이나 선덜랜드의 상징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닛산의 영국공장이다. 지난 1984년 닛산 유럽 진출전략에 따라 세운 선덜랜드 공장은 지역경제를 이끌 정도로선덜랜드에선 핵심 시설이다. 직접적인 공장 근로자만 6,000명이고, 인근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1만7,000명이 생계의 기반을 두고 있다. 게다가 유럽에소개하는 차마다 인기를 모은 덕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쉼없이 가동한다. 영국 내 전체 자동차생산분의 30%를 차지한다고 하니그 위상은 결코 낮지 않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닛산의 유럽 전략형이 대부분이다. 유럽 내 개성 넘치는 젊은 수요층의 시선을 끈 쥬크, 고효율 소형 SUV로 평가받은 캐시카이, 최근 판매지역을 넓혀 가는 전기차 리프 그리고 닛산 노트 등이다.유럽 전략형이라고 반드시 유럽에만 파는 건아니다.공장 브리핑에 나선 스튜어트 홍보담당은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도많이 수출한다"며 "캐시카이도 주력 수출차종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선덜랜드 공장을 찾은 건 올해 한국에들어올2세대 디젤 캐시카이의 생산지를살펴 보기 위해서다. 2006년 이후 캐시카이만 190만 대 이상 생산했을 만큼선덜랜드에서 캐시카이(Qushqai)는 '캐시 카우(Cash Cow)'로 불리는주요 차종이다. 게다가 1.6ℓ디젤 엔진을 탑재, 고효율에서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 밀리지 않는 만큼 영국을 제외한 인근유럽 내에서도 구매요청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닛산도 영국 태생의캐시카이를 도입,유럽 디젤차 열풍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한 마디로 영국산SUV로 독일산 SUV를 잡겠다는 복안인 셈이다.한국닛산 관계자는 "캐시카이의 국내 경쟁차종으로 폭스바겐 티구안을 꼽을 수 있다"며 "경쟁력있는 가격과 고효율 영국 디젤의 제품력을 적극 내세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캐시카이를 생산하는 선덜랜드 공장의 특징은 철저한 조립품질 관리기준이다.공장 설명을 맡은 고든 씨는 "828개의 로봇이 차체를 정밀하게 작업하고, 조립이 끝나면 엄격한 품질기준에 따라 최종 검사자가 직접 육안심사를 한다"며 "시간 당 생산대수가56대에 이를 정도로 효율도 높다"고 강조한다. 실제 공장 마지막 검사과정에선 하체를 비롯해 다양한 센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데 열심이다.고든 씨는 "검사를 맡은 사람은 공장 내에서도 손꼽히는 장인 기술자"라며 "이들의 오감을 만족해야 비로소 소비자에게 건너갈 제품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덜랜드 공장에는'5S'라는 나름의 생산기준도 있다. 5S는 '소트(sort), 셋 인 오더(Set in order)’, 샤인(shine), 스탠더드(Standard), 서스테인(sustain)'을 의미한다. 우리말로 풀면 '어떤 종류의 자동차든 주문이 들어오면 정확한 표준 생산기준에 따라 지속 생산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일본 외 지역 중 유일하게 작업자의 기술교육을 실시, 사람에 의한 조립품질 정확도를 최대한 높이고 있다. 캐시카이도 이 처럼철저한 관리절차에 따라 생산한 후 한국으로 수출한다.







캐시카이는 선덜랜드 공장 1라인에서 전기차 리프와 함께 혼류 생산한다. 하지만 리프의 경우 판매지역이 제한적이어서 주력생산은 역시 캐시카이다. 2006년 이후 캐시카이 생산분만 190만 대에 달했을 정도로 제품 인지도는 확고하다.런던 소재 닛산디자인유럽의 닐 로이드 비즈니스 매니저는 "캐시카이는 SUV의 특성을 패밀리카에 접목한 아이디어카"라며 "틈새를 겨냥한 제품 컨셉트가 시장의 높은 호응을 끌어냈는데, 캐시카이 등장 이후 경쟁차종만 17종에 달할 정도로 많아진 게 성공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2세대 캐시카이의 가장 큰 디자인 특징은 비율"이라며 "2세대를 디자인할 때 삼았던 철학은 혁신보다 진화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덜랜드 공장에서 만든캐시카이는 한국 진출에 앞서 이미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9월15일부터 시작한 국내 예약판매에서 이미 300대를 계약한 것. 1.6ℓ 유럽형 디젤 엔진과 무단변속기를 조합해 고효율에 대한기대감을 높였고, 32.6㎏.m(@1,750rpm)의 최대토크가 저회전에서 시작해 중저속 구간이 많은 국내 도심주행에 적합하다는 입소문이 퍼진 결과다. 게다가 3,200만~3,900만 원의 판매가격도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5인승 소형 SUV 캐시카이가 국내 유럽 디젤차 수요에 적극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내 독일차와의 경쟁구도를 한국에서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덜랜드(영국)=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모터쇼]파리모터쇼를 상징하는 숫자, '2' 그리고 '100'▶ [모터쇼]쌍용차, X100으로 재기 발판 마련한다▶ [인터뷰]르노 AP 총괄 질 노만, "클리오 한국 출시 잠재력 높다"▶ [르포]노르웨이는 어떻게 전기차 천국이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