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소울 싱어송라이터 윤솔이 정규 1집 'happy'를 최근 발매했다.윤솔은 2012년 첫 싱글 'missing you'를 시작으로 이듬해 공개한 '아이구'가 홍보활동없이도 각종 음원차트 100위권에 진입한 실력파 가수다. 올해는 'Holiday'와 '니가 그리워'로 힙합 비트에 재즈 요소를 접목해 네오소울의 진수를 선보인 그가 9월 정규 음반을 내고 다채로운 음악세계를 소개했다.
첫 정규 음반에는 그가 만들고 부른 아홉 곡을 수록했다. 네오소울을 기반으로 한 소울, 힙합, R&B 등 흑인음악이 흐름을 주도한다. 블루스, 모던 록, 포크 등 다양한 장르도 담았다. 여기에 신디사이저를 활용한 일렉트로닉 스타일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실험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네오소울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타이틀곡인 '어떤 사이'는 요즘 대세인 '썸'을 주제로 현대적인 R&B 스타일을 표현했다. 끈적이는 그루브와 강한 비트 위에 몽환적인 목소리를 가진 신인 래퍼 TAN의 감각적인 랩이 조화를 이룬다. 또 불후의 명곡 등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이경봉의 기타는 곡 전체에 풍부한 감성을 배가시켰다. 가성과 진성으로 4옥타브를 넘나드는 윤솔의 기교가 유감없이 발휘되지만,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은 세련미를 풍긴다.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 'happy'는 SNS의 사용으로 인간관계는 점점 넓어지지만 상대적으로 더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표현한 미디엄 템포의 노래다. 뉴질랜드와 미국 유학을 경험으로 세련된 R&B를 표현하는 비트메이커 WooJ(노우종)와의 합작으로, 일상의 외로움을 밝고 재치있게 들려준다.이 밖에 'What is love'는 윤솔이 프로듀서로 몸담고 있는 프로듀싱팀 '투텀블러스'의 김영환과 공동 작곡했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복잡한 심정을 섬세한 가사로 전달하는 곡으로, 윤솔의 싱어송라이터 역량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뜻의 프랑스어가 제목인 'Cheri'는 감성적인 기타 연주와 후렴구의 반복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섭씨 90도쯤 되는 온도로 뭉근하게 오랜 시간 끓여낸 듯한 그의 음악은 그 간의 경력과도 닮았다. 지난 10년동안 보컬 디렉터와 프로듀서로 다른 뮤지션의 작업을 진행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준비해 온 것. 그는 이제 대중과 자신의 목소리로 마주할 시기가 됐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다양한 스타일을 표현했지만 윤솔의 음반에는 일관성이 있다. 그만의 독특한 목소리와 감성, 노래를 해석하는 방식과 창법은 앨범 전체를 하나로 단단히 묶고 있다. 특히 다소 여리게 시작해 폭발 바로 직전의 풍부한 느낌으로 노래를 이어가는 특유의 감정선에서 그만의 절제미가 돋보인다. 강한 고음 위주의 '가창력 싸움'에 지쳐 있는 음악팬들에게는 반가운 선택지다.뮤직조이너엔터테인먼트 발매 1만3,900원.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