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칼럼]자동차, 다이어트가 경쟁력 좌우한다

입력 2014-09-10 07:50
자동차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글로벌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완성차는 물론 부품에서부터 경량화를 위한 설계, 경량화를 위한 소재, 경량화를 위한 소형화에 치중하고 있다. 단 1g이라도 줄여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경량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된 지 오래다.







경량화의 방법은 간단하다. 비중이 무거운 금속 대신 가벼운 알루미늄, 마그네슘, 또는 탄소섬유나 강화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면 된다.자동차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스틸(Steel) 사용을 줄이고, 가벼운 물질로 대체하면 한 번에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아우디와 재규어 등이 알루미늄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하고, BMW가 전기차 i3 차체를 탄소섬유로 둘러싼 것도 오로지 경량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2007년 등장한 BMW 지나(Gina) 컨셉트는 차체를섬유 소재로 감싸 중량이 700㎏에 불과하다.하지만 경량재질로 바꾸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알루미늄 또는 마그네슘보다 가벼우면서 비싸지 않은 강화 플라스틱 등이 개발돼일부분을 대신하지만 자동차가 움직이는 물체라는 점에서 전체를 감싸기는 어렵다. 충돌에 대비한 충격흡수 능력의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틸은 충돌 때 찌그러짐 현상이 나타나 충격을 일부분 흡수하지만 플라스틱은 그렇지 않다.그래서 찌그러지는 플라스틱이 만들어져 일부 차종에 적용되지만 역시 문제는 '가격'이다. 실제 현대차가 화학회사 바스프(BASF)와 공동 개발한 아이플로우 컨셉트는 바퀴 위 펜더 부위에 외장용 강화 플라스틱이 사용됐다. 겉으로 보면 금속 같지만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무게가 감소했다. 재질 변경에 따른 가격 부담을 대신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고심하는 또 하나의 고민은소형화다. 동일 기능을 수행하되 부피를 줄이면 그만큼 무게를 줄일 수 있어서다. 여러 복잡한 기계적 장치로 연결된 부분을 전동식으로 바꿔부피를 줄이는 게 대표적이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의 경우 기존유압식에 비해5㎏이나 줄었다.전체적인 제품 고급화에 따라1㎏ 감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5㎏이면 100㎏의 거구가 10㎏을 줄인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비만인 사람이 몸무게를 줄이면 관절의 부담이 줄고, 각종 대사질환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처럼 자동차도 엔진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줄면 ℓ당 주행효율이 오르고, 배출가스는 줄어든다.더군다나 동력 부담의 절감은 곧 부품 내구 향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완성차 품질 확보에도 기여하게 된다.







그런데 자동차 무게 줄이기가 비단 제조업체만의 과제는 아니다. 자동차를 운행하는 사람도 실천을 통해 얼마든지 경량화로 효율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다. 최근펼쳐지는 에코 드라이빙 캠페인 가운데 '트렁크를 비우자'는 항목이 바로 무게 줄이자는 이야기다. 나아가 연료탱크를 절반만 채우라는 조언도쏟아진다.실제 일부 소비자는연료를 넣을 때마다 2만원 이하를 고집하기도 한다. 자주 넣는 게 번거롭지만탱크를 가득 채울 때보다 많게는 50㎞ 이상을 더 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그렇게 본다면인간은 물론이고, 자동차에도 지속 추구돼야할 당면 과제는 경량화, 바로 다이어트(Diet)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것처럼 자동차도 가벼워질수록 수명이 오래 가기 때문이다.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오토칼럼]공정위, 수입차 부품 값 내리려거든….▶ [칼럼]차명(車名) 바꾼 쌍용차, 이제는 사명(社名)일까?▶ [칼럼]현대차 노사, 파업 손실과 이익 보전▶ [칼럼]디자인에 사활 거는 기아차,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