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EU 자동차 관세 철폐, 수입차 활황?

입력 2014-07-02 15:40
수정 2014-07-02 15:40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당장 오늘부터 배기량 1,500㏄ 이상 자동차 관세율이 1.6%에서 전면 무관세로 조정된다. 1,500㏄ 미만은 현행 4.0%에서 2.6%로 인하된다. 이에 각 유럽 브랜드는 현지생산 차종의 관세 인하분을 반영하며 공격 마케팅에 나섰다. ▲관세 철폐, '가격 얼마나 낮아지나'부동의 수입차 판매 1위 업체인 BMW의 경우 이미 모든 제품에 관세 인하분을 선적용,판매 중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첨단 텔레매틱스 시스템인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장착, 결과적으로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관세 인하에 따른가격 조정폭은 60~90만원 사이지만 커넥티드 드라이브 시스템이 100만원 이상을 넘기때문이다. 인기 차종인 520d의 경우 6,290만원에서 이달부터는 6,330만원으로 약 40만원 인상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월 중 수정된 가격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 5월과 6월 미리 변경된 가격을 적용한 E클래스와 C클래스, 미국에서 생산하는 M클래스는 목록에서 제외한다. 대표 차종인 E220 CDI 아방가르드의 경우 지난해 6,220만원에서 올해 6,190만원으로 30만원 하향됐다.아우디는 올해 선보인 A3 세단과 A7 55 TDI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차종의 관세를 추가 인하했다. 차종별로 약 4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인하 금액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6 2.0ℓ TDI는 약 60만원 정도 저렴해졌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최저 50만원에서 최고 210만원까지 가격을 내렸다. 재규어 XF 2.0P 럭셔리가 5,990만원에서 60만원 내린 5,93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랜드로버 프리랜더는 5,910만원에서 5,860만원으로 50만원 인하했다. 가장 고가의 레인지로버 5.0SC 모토바이오그래피는 2억60만원에서 1억9,850만원으로 210만원 줄었다.폭스바겐 역시 변경된 가격을 공개했다. 제품 목록에는 주력 차종인 티구안 2.0ℓ TDI 블루모션이 포함됐다. 가격은 3,860만원에서 3,840만원으로 20만원인하했다. 골프 1.6ℓ TDI 블루모션도 3,070만원에서 3,050만원으로 20만원 낮아졌다. 페이톤은 1억2,730만원으로 110만원 하향조정됐다.반면 파사트 2.0ℓ TDI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이므로 이번 가격조정 혜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볼보는 7월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지는 바가 없다. 지난해부터 차근히 관세 추가 인하분을 적용해왔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 상승, '유럽차 날개 달까?'유럽차는 한-EU FTA를 맺기 직전인 지난 2010년 국내등록된 차의 약 4.5%를 차지했다. 이후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되기 시작한 2011년에는 5.9%로 올랐으며, 2012년 7.4%, 2013년 9.5%로 점진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는 전체 내수 시장의 11.1%를 기록, 국내 판매되는 10대 중 1대 꼴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유럽산 승용차는FTA가 발효된 후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수입액을 늘려갔다. 2010년 24억1,700만 달러였던 유럽 자동차 부문 수입액은 FTA 발효 1년차(2011.07-2012.06)에 27억2,100만 달러로 12.6% 증가했다. 2년차(2012.07-2013.06)에는 수입액이 34억4,500만 달러로 늘며 성장률이 26.6%에 달했고, 3년차(2013.07-2014.05)에는 44억5,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0.3% 성장했다. 한-EU FTA 3주년을 맞아 보고서를 발표한 한국무역협회(KITA)는 승용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만큼 유럽산 승용차 수입이 더욱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수입차가 매년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특히 유럽산 승용차의소비자 신뢰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수입차 중에서도 유럽산 차종은 70% 이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 업체들 또한 이를 좋은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가격 부담으로적용하지 않았던 편의 품목을 탑재하거나 가격을 내려 경쟁력을 키우는 등 상품성 강화 여지가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유럽차 업체 홍보담당자는 "가격 조정 폭이 크진 않지만 마케팅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이득이 거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그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하락했지만 인하분이 액면가 그대로가격에 반영된 경우는많지않아서다.따라서 관세 인하가 기업 이윤으로만 흡수된다면 FTA에 따른 유럽산 승용차 성장도 기대 만큼 뒤따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설명이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하가 다가오는 시점에 대부분 업체들이 편의품목을 조정하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을 만지작거린다"며 "인하분이전액 소비자에게 반영되는 것은 아니어서 업계나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성장 효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말했다. 한편, 유럽산에 맞서 국산차의 유럽 수출액은FTA 1년차에 40억 유로로 전년 대비 53.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지 공장이 세워진 이후완성차로 수출되는 경우는 많지 않아 FTA 체결에수출액은상대적으로 적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기자파일]완벽한 자동차는 결코 없다▶ [기획]전기차(EV), 내연기관과 뭐가 다른 것일까?▶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자동차관련 법과 제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