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기자]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저는 지금 단계별로 올라가고 있어요. 만족하지 못해요. 올라 갈 곳이 아직 많은 걸요”최근 bnt뉴스와 만난 배우 줄리엔 강은 연기자로서 꿈을 향해 성큼성큼 그만의 길을 다져가는 중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돌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그저 아버지의 나라에 불과했던 한국 땅에 날아온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형 때문에 잠깐 한국에 있던 그때 참 좋았어요. 이후 2007년 쯤 한국에서 연예계 활동이 하고 싶어져서 아예 오게 됐죠. 처음엔 아는 사람도 없고 말도 아예 통하지 않아서 모델 일부터 시작하게 됐어요.”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점차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외국인으로만 바라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쳐다보는 시선들을 즐긴다며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즐거워요. 나쁜 뜻이 아니라 제게 관심 가져주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7년이란 세월이 흘러 시트콤과 정극 등 여러 편의 드라마부터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까지 꽤 많은 필모그래피가 그에게도 쌓였다. 그만큼 인지도도 높아졌고 촬영 스케줄도 많아지면서 소위 ‘연예인’이라고 불리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은 어색한 듯 “연예인인 건 맞지만 아직 저 스스로 연예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늘 겸손하고 싶어요”라며 쑥쓰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도 드라마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고 부러운 마음이 드니 말이다. 촬영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연기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반짝이는 눈빛이 더 빛나 보였다. 줄리엔 강은 그동안 시트콤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김병욱 PD와는 ‘지붕 뚫고 하이킥’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 등 ‘하이킥’ 시리즈 두 편과 최근 종영한 ‘감자별 2013QR3’까지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정극 욕심도 낼 법한데 시트콤을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줄리엔 강은 “시트콤 연기는 센스가 필요한데 그 부분이 잘 맞았어요. 조금 더 과장되게 표현해야하는 부분들도 자신 있었고요”라며 시트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허나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외모를 가진 그가 코믹한 모습만 보일 수만은 없을 터.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기에 제약을 받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자 오히려 그는 손 사레를 치며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발란스를 맞춰 가면 되기 때문에 괜찮아요. 제가 맨날 코믹 연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진지한 모습만 보이는 것도 아니잖아요. 지금까지 보여줬던 이미지 말고도 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앞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것은 비단 연기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만큼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터프해보이지만 여자 친구에겐 한 없이 부드러운 남자에요”라며 발란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스스로 인생의 발란스를 통제할 수 있기에 보이는 여유로움일까. 그는 “흘러가는 대로 따라왔을 뿐 특별한 계획을 정해 두지는 않았어요.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을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줄리엔 강, 시크함과 위트가 동시에 묻어났다. 진지하고 무거울 법한 인생사에 대해 밝고 심플하게 표현하는 그에게서 왠지 모를 위로마저 받는 기분이었다. 그의 말대로 어디로 가는가는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적어도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을 즐기고 있다면. “이것저것 많은 걸 해봤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어요. 나중에 할아버지가 됐을 때 후회 되는 게 없었으면 좋겠어요. 한 번 사는 인생 즐기면서 해볼 거 다 해봐야죠. 실수여도 괜찮아요. 그것마저도 경험이잖아요.”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