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정 기자] 그저 발을 감싸는 기능을 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 언제나 신발에 가려 존재감은 미미했다. 과거에 양말은 그저 거들뿐이었다. 하지만 요즘 양말의 위상이 달라졌다. 패션 아이템을 논하자면 언제나 들러리로 밀려나야 했던 양말이 주역이 된 것이다. 일단 양말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옷을 한껏 차려입고 외출 직전 손에 잡히는 대로 바쁘게 양말을 꿰어 신던 이들이 이제는 양말의 소재와 패턴부터 생각하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을 정도다.특히 각종 액세서리와 가방, 메이크업 등 보다 다양한 수단으로 자신을 꾸밀 수 있는 여성에 비해 선택지가 한정적인 남성들에게 양말은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남성들이 양말을 향해 무한한 애정을 쏟는 것은 당연지사. 실제로 몇 년 사이 남성패션 업계에서 양말의 매출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물론 여성들의 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양말에 대한 대접이 달라졌음을 증명하는 현상은 바로 양말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것. 다양한 여름 슈즈와 매치하는 양말이 트렌디함을 상징하게 됐다.# socks for man
배우 고준희는 상대 남성의 센스를 가늠하기 위해 양말을 살핀다는 말을 했다. 그만큼 양말은 센스에 마침표를 찍는 수단임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이렇듯 양말이 주인의 정체성까지 담는 것이라면 양말을 살피는 일은 더 이상 유별난 ‘사람 감별법’이 아닐 터다.양말을 ‘센스 넘치게’ 신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숙제가 주어진 것이겠지만 의외로 코디의 방법은 간단하다. 패턴은 무난하게 스트라이프로 시작해볼 수 있다. 스트라이프 패턴은 캐주얼, 수트 등 상반된 스타일에 모두 어울린다. 도트는 특히 운동화에 어울린다.빈티지한 느낌에는 아가일과 에스닉 패턴을 선택하면 좋다. 단 패턴에 화려한 컬러까지 더하는 것이 꺼려진다면 패턴의 색상은 의상과 맞추면 된다. 가령 화이트, 그레이, 네이비가 적절히 조화된 옷을 입었다면 양말의 바탕과 패턴 컬러가 세 가지 색상 중 조합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01 탠디 옥스포드 TANDY 51588C-735 3cm 02 폴스미스 멀티스트라이프 삭스 03 탠디 옥스포드 TANDY 51000C-531 3.5cm 04 폴스미스 네이비 폴카 삭스 05 탠디 로퍼 TANDY 51634C-586 C-588C-587 3cm패턴 없는 단색 양말을 선택할 때는 보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 혹은 파스텔톤의 양말에 도전하는 것이다. 패턴마저 포기한 양말에서 과감함을 뺀다면 그저 무채색 양말을 신던 과거로 회귀할 뿐이다.단색 양말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캔버스화를 신을 때 보일 듯 말 듯 매치하면 빛을 발한다. 수트와 매치한다면 영국인들처럼 붉은 와인색 양말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이때 구두는 브라운 컬러로 선택해야 완벽한 조합을 이룬다.# socks for woman
2014 s/s 시즌 런웨이에서 양말과 신발의 결합이 두드러졌다. 생로랑은 광택감이 두드러지는 루렉스 소재의 양말과 펌프스를, 소니아 리키엘은 맨발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양말과 금빛 샌들을 조합했다. 이런 경향은 리얼웨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성들은 운동화와 플랫은 물론이고 스틸레토 힐, 펌프스, 샌들과 함께 각양각색의 양말을 매치하면서 과감한 스타일링을 시도한다. 특히 지금까지는 양말에 스트랩 샌들을 매치하면 웃음거리의 전형이 됐지만 상황은 반전됐다. 맨발에 스트랩보다는 양말에 스트랩 샌들이라는 조화가 트렌디함을 표현한다.더운 여름 답답한 양말을 신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스루 소재를 선택하면 시원함과 멋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시스루 소재는 펌프스나 플랫슈즈 등 다양한 스타일에 모두 어울린다.
01 탠디 샌들 TANDY 74137LA-331 CK-078 7cm 02 해피삭스 03 탠디 로퍼 TANDY 74162CA-356 LA-323LA-151 3cm 04 삭스하우스 05 베카치노 토오픈 BECCACCINO 84076LA-158 CK133 9.5cm양말의 컬러를 선택할 때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화려함을 표현하고 싶다면 신발과 완벽한 보색대비를 이루는 컬러를 선택하고 자연스러움을 연출하고 싶다면 신발의 포인트 컬러와 톤온톤 매치를 한다. 컬러와 더불어 고려할 사항은 양말의 길이다. 양쪽 양말의 길이를 다르게 신는 것은 센스 있는 연출 방법 중 하나다.단 무엇이든 과유불급. 양말에 힘을 줬다면 옷과 액세서리, 가방 등에는 보다 무심해져야 한다. (사진출처: 탠디, bnt뉴스 DB)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패션 모델들이 입는 ‘실생활 패션’▶ [Photo&Fashion] 패드릭 드마쉘리에 “사진 작가가 된다는 것은…”▶ 떠나요 둘이서~ 스타일리시한 바캉스룩 입고!▶ [History Talk] 로맨틱한 사람들을 위한, 발렌티노 가라바니▶ ‘헉’ 소리 나는 스타들의 깜짝 노출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