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담 기자] 상상해본적 있는가. 도로시가 없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초록빛 조명이 가득찬 무대는 신비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전해준다. 마치 한번쯤은 상상해보던 판타지 세계에 빠져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도로시가 오즈 마을에 떨어지기전 어떤일이 일어났을까. 누구도 상상해본적 없는 이야기를 풀어낸 뮤지컬 ‘위키드’. 마녀는 악당이라는 생각을 과감하게 비틀었고 독할 것 같은 마녀들이라는 편견을 깨며 그들의 우정까지 보여준다.얼굴, 목, 손의 피부가 초록색이어서 초록마녀라 불리는 마녀 ‘엘파바’가 등장한다. 사람들을 경계하며 피하는듯한 액션을 취하며 그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신비한 마을에 초대한다. 화려한 조명부터 의상, 무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가창력까지 극을 보는 내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극에 빠져들게 만든다.
“브로드웨이에서 일어난 기적이 이제, 매일 밤 한국에서 일어날 것이다” ‘위키드’는 2003년 10월 거쉰 극장에서 초연해 지금까지 공연 중인 인기 뮤지컬이다. 이후 9년째 주간 박스 오피스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주간 총 매출액 22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토니상, 그래미상, 드라마 데스크상 등 세계적 메이저 시상식에서 35개의 트로피를 석권한 작품이다. 우리가 나쁜 마녀로 알고 있는 초록 마녀 엘파바는 불 같은 성격을 가졌지만 착한 마녀이며, 아름다운 마녀 글린다는 사실 알고 보면 공주병에 걸린 마녀라는 사실을 전해준다. 생긴 것도 캐릭터도 전혀 다른 두 마녀가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 왜 나쁜 마녀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매력적인 스토리를 선사한다.
뮤지컬 ‘위키드’는 초록색 피부를 가져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만 자존심 강한 엘파바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글린다가 서로를 이해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작품인 만큼 작품 속 배우들의 의상 또한 눈에 띈다.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의상 디자이너 수잔 힐퍼티가 직접 디자인한 위키드 의상은 약 40억원의 가치에 달하는 350여 벌로 이뤄져 있다. 황홀한 판타지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의상은 동작하나하나에 흡수되어 어우러진다.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글린다’. 친구들의 부러움과 인기를 독차지하며 공주병 기질이다분하지만 착한 마음씨를 가진 캐릭터다. 잘난체를 잘하고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으로 등장해 패션 아이템도 다양하게 보여줬다. 하얀피부에 금발머리를 가진 그는 대체적으로 핑크 컬러의 의상을입었다. 공주병이 심하게 걸린 캐릭터를 컬러를 통해 그대로대변해주는듯 했다. 핫핑크 컬러의 드레스는 코르셋처럼 잘록하게 연출한 허리부분과는 달리 치마는 여러겹으로 셔링과 주름을 준 더욱 발랄한 느낌을 더했다. 화이트 컬러와 연한 핑크색이 살짝 섞인 듯한 컬러의 투피스룩 또한 글린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링이었다. 어깨 부분을 바람을 살짝 불어넣은듯한 벌룬으로 디자인된 상의는 카라 부분에 플라워 장식을더해 여성스러움을 뽐냈다. 또한 하늘하늘한 소재에 굵게 주름잡힌 플리츠 스커트를 입어귀여운 매력을 더했다. 투피스룩에 어울리는 심플한 주얼리와 앙증맞은 도트백을 매치해 글린다만의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보이는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사람은 자기를 발전시킬 수 있을것 같은 사람에게 끌린다. 그리고 함께 성장한다”활발한 성격의 글린다와는 달리 엘파바의 룩은 어두움 그자체였다. 패션감각이라고는 찾아 볼 수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저 무섭게 인식되는 ‘초록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고 성장배경을 가진 글린다의 스타일링은 컬러로 캐릭터를 드러냈다. 엘파바는 피부와 같은 청록색 또는 블랙 컬러의 옷들을 선보였다. 청록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배색 포인트를 준 재킷을 입어 섬세한 디테일이 적용된 아이템을 입었다. 여기에 같은 컬러로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스커트를 매치해 엘파바스러운 ‘마녀룩’을 선보였다. 머리를 옆으로 넘겨 촘촘히 딴 스타일링에 니트로 된 비니를 써 독특함을 더했다. 진정한 마녀룩이라 할 수 있는 블랙 드레스. 나뭇잎을 붙인듯한 질감의 소재를 사용한 블랙 롱 드레스를 선보였다. 허리선부터 A라인으로 퍼지는 쉐입이 눈에 띄었다. 강인하고 나쁘게만 보일것 같지만 엘파바의 큐피트 ‘피에로’ 앞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지켜주고 싶은 여성미를 발산했다. (사진출처: 뮤지컬 ‘위키드’ 공식 홈페이지, bnt뉴스 DB)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내 여자친구에게 무한감동 선사하는 반지 프로포즈▶ [History Talk] 디자이너의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언제나 사랑 받는 아이템 뿔테안경, 고르는 법은 따로 있다?▶ [뮤지컬, 스타일을 노래하다] 열정, 사랑으로 붉게 물들이다 ‘카르멘’▶ 영화 ‘인간중독’ 시사회 속 스타들의 ‘중독성 강한’ 스타일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