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어떤 사람이건 상(賞)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물며 공신력 높은 단체가 주는 상은 더욱 그렇다. 이는 자동차 회사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혼다코리아가 컨슈머리포트의 미니밴 평가를 참고자료로 묶어 발표했다. 미니밴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항목인'적재능력과 효율'에 관한 내용이다.혼다코리아는 컨슈머리포트를 인용, 적재와 효율 부문에서 오딧세이가 해당 세그먼트에서 가장 뛰어난 차라고 강조했다.컨슈머리포트는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 소비자단체가매월 발행하는 월간지다. 자동차, TV, 가전제품 등 특정 품목을 선정해 업체별 성능과 가격 등을 비교한다.평가 결과는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연 구독료는 26달러, 유료 구독자 수는 무려 720만명에 이른다. 외부 광고는 전혀 받지 않고, 평가에 필요한 제품은 직접 구입하는 곳으로 유명하다.1936년 창간 이래 오프라인 잡지를 비롯해 TV와 라디오, 전화정보 서비스, 인터넷, PDA 등으로 각종 소비자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컨슈머리포트의 권위는 적어도 미국 내에선 매우 크다고할 수 있다.이 같은컨슈머리포트의 평가였으니혼다코리아가 흥분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특히 현재 한국 미니밴 시장의치열한 각축을 감안하면어떻게든 제품 경쟁력을 입증해 줄무기도 필요했을 것이다.게다가 비교 대상은 현재 라이벌인 토요타 시에나였으니컨슈머리포트의 평가 결과를 바라보는혼다코리아의 시선은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컨슈머리포트 원문 어디에도 '오딧세이가 1등'이라는 문구는 발견할 수 없다. 즉, 혼다코리아가 밝힌 '오딧세이가 적재공간과 연비에서 가장 훌륭한 미니밴'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컨슈머리포트는 경제적이면서도 적재가 용이한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위해 평가를 했다면서단순히 최상의 조합을 찾아봤다고 설명한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혼다 오딧세이 EX-L의 연료 효율은 21MPG로, 국내 단위로 환산하면 8.9㎞/ℓ다. 적재공간 부피는 61.5입방피트(cu.ft.)로 표기됐는데, 역시 국내 단위로 환산하면 1741.5ℓ다. 토요타 시에나 XLE의 경우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으로 나눠 평가했다. 전륜구동의 경우 효율은 8.5㎞/ℓ(20MPG), 적재용량은 1996.3ℓ(70.5cu.ft.), 사륜구동은 8.1㎞/ℓ,(19MPG), 적재용량은 전륜구동과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닛산 퀘스트 SL은 효율이 시에나 사륜구동과 동일했고, 적재용량은 1755.6ℓ(62.0cu.ft.)로 나타났다.결과만 놓고 보면 오딧세이는 분명 최상의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시에나 전륜구동이 오딧세이의 상품력을 앞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 차의 효율은 불과 0.4㎞/ℓ인데, 적재공간은 시에나가 200ℓ 이상 월등하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차트 표기 순서에 대해 "효율순으로 표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혼다코리아는 자료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오류를 드러냈다. 적재용량 표기를 컨슈머리포트 평가 기준이 아닌 자의적인 해석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혼다코리아 보도자료에 따르면 오딧세이의 적재용량은 약 2,636ℓ로, 이는 2, 3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나 가능한 수치다. 컨슈머리포트의 1,741ℓ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이른바 입맛대로 해석한 것을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포장한 셈이다.
<P class=바탕글>
<P class=바탕글>그렇게 본다면 혼다코리아의 이번 발표는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외의 공신력있는단체가해당 제품을 특정 항목에서 호평했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우열을 나눈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그럼에도혼다는 평가 결과를지나치게 확대 해석했다. 사실이 우선이라는 기초적인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덕분에 오딧세이는 있지도 않은 '1등'이라는 허울을 썼다.제조사가 1등이라고 하면 무조건 1등이 되는 세상이니 말이다.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