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강하늘 “애늙은이 별명, 계속 지켜나가고 싶다”

입력 2014-02-13 09:27
[김진현 기자] 흡입력 있는 연기와 신선한 마스크를 가진 배우가 지난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사람들은 그를 ‘정선우’ 혹은 ‘효신 선배’라 부른다. 부드러운 눈매와 그 속에 깃든 깊이가 상대를 매료시키는 그는 배우 ‘강하늘’이다.강하늘은 2013년 그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의 얼굴과 이름이 다소 생소했던 대중들은 갑자기 나타난 그의 정체를 꽤 궁금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훤칠한 외모에 어린 나이, 신인 같지 않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손꼽아 몇이나 되겠는가.그러나 강하늘은 대중이 생각하는 ‘반짝스타’가 결코 아니다. 청소년 시기 때부터 숱한 뮤지컬과 연극, 드라마를 통해 자신만의 연기 내공을 충실히 다져온 정극 배우다. 그래서인지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나이를 의심케 할 정도로 뚜렷한 자기 주관과 연기관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마치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리 듯 강하늘은 그렇게 자리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인내했다. 그 숭고의 기다림 끝에 어느덧 비상의 궤도에 오른 배우 강하늘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린나이에 데뷔를 했다,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엄마 아빠가 연극 배우셔서 어렸을 때부터 연극과 가깝게 지냈다. 취미 삼아 들었던 연극반에서부모님께로 부터 물려받은 끼가 표출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생계 유지를 위해 연극을 포기했던 부모님이기에 처음에는 반대도 많이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길 바라는 마음이 있으셨던지 잘 하라고 응원해주셨다. 브라운관과 스크린, 연극, 뮤지컬까지 활동 영역이 상당히 넓다.처음 시작은 연극 무대였다. 지금도 무대가 가장 재밌다. 누군가 나에게 ‘마지막 작품이 뭐였으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죽어도 ‘연극’이라고 답하겠다. 뮤지컬도 연극과 유사한 점이 많다. 지금은 뮤지컬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은데?사실 처음엔 뮤지컬을 싫어했다.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가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배우를 따라가다 보면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고 이 작품의 의도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 뮤지컬은 ‘짠!짠!’하면서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는 것이 쇼 같이 보였다. 그래서 연극적인 성향이 강한 뮤지컬을 주로 했다. 박수 타임도 없이 2인극이나 진중한 면이 부각된.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생각이 조금씩 유해진달까?(웃음) 앞으로 맡고 싶은 캐릭터가 따로 있나. 뮤지컬 ‘헤드윅’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 아까 말했듯이 그 동안 뮤지컬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영화 ‘헤드윅’을 보고 뮤지컬도 이렇게 진중하고 깊이 있게 심연의 갈등을 다룰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뮤지컬 ‘헤드윅’을 실제로 볼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로 한번도 보지 않았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그걸 보게 되면 내가 선배님들의 연기를 표방하는 게 될까봐 무서웠다. 앞으로 그 역할을 하겠다는 확신으로 아직 보지 않았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나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내고 싶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맡고 싶었던 캐릭터는 있었나.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남자 주인공 ‘팀’ 역할이 탐났다. 혼자 극장에 가서 네 번을 봤던 영화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 두 번은 울면서 봤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아버지와 손잡고 해변을 뛰는 모습에서 아릿하게 가슴을 저며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가 아닐까. 지난 해 SBS 드라마 ‘상속자들’이 소위 대박을 쳤다. 끝나고 기분이 어땠나.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컸다.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계속해서 든 생각이 ’조금만 더 잘할걸… 조금만 더..’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이켜 보면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나 때문에 잘된 드라마가 아니었고 작가님을 시작으로 감독님, 배우, 스텝들이 모두 열의를 다해 만들었기에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생각된다.드라마 스텝들과의 호흡은 어땠나.한가지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것이 어느 드라마 현장보다 분위기 좋았다. 추운 겨울에 촬영했음에도 누구 하나 인상 한번 찌푸린 사람이 없었다. NG가 나도 모두 웃으며 즐겁게 촬영했다.전 작품인 tvN 드라마 ‘몬스타’보다 확연히 비중 차이가 났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비중보다는 작품을 먼저 생각하고 싶다. 사실 회사에서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비중이 적어 출연을 반대했었다. 그러나 내가 적극적으로 한다고 밀어붙였다. 다른 이유보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좋았기 때문이다. 내 좌우명이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다. 비중을 따지는 순간 그 연기자는 한없이 모자라고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배역이 어떻든 간에 맡은 일에 충실히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강하늘이 생각하는 좋은 작품이란 무엇 인가.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일방적인 배출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의견, 감정들이 공유될 수 있는 작품. 그러면서도 관객에게 불쾌하지 않은 질문을 던져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적인 질문이다. 평소 연애스타일을 어떤가.아무래도 경상도 남자다 보니 ‘저돌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때 그때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바람은 상대방이 나랑 만나는 하루하루가 영화나 드라마 같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항상 조그마한 거라도 이벤트를 자주 준비하는 편. 그리고 연애 경험 자체가 연기에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감수성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고 싶나. 별명이 애늙은이다. 어쩌면 고집이나 아집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나의 가치관과 예술관, 줏대들이 올곧게 잘 지켜져서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배우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도 그렇게 각인되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지금 나는 나만의 연기관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름 잘 해나가고 있다는 자신도 든다. 이런 것들이 내가 어떤 일들을 겪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뿌리 깊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최미선포토: bnt포토그래퍼 오세훈의상: 엘번드레스, 미넴옴므 시계: 잉거솔슈즈: 탠디 헤어,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도산점 헤어 아티스트 서일라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겨울철 금기?” 스타들의 쿨한 ‘데님’ 스타일링 ▶국경 허문 쇼핑 시대… ‘해외 직구’ 열풍 ▶ 섹시한 걸그룹 의상 “회사에서도 입을 수 있다?” ▶ 러블리룩으로 로맨틱한 광경에 빠지다, 영화 ‘500일의 썸머’ ▶ 모델 vs 스타, 불꽃 튀는 스타일 대결 “같은 옷 다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