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다운사이징'이전통적인 자동차 분류법에 변화를 이끌어 낼 전망이다.배기량은 작되 성능이 향상된 엔진이 속속 적용되면서배기량으로자동차를 구분하는 기준 개정 목소리가 점차높아지고 있어서다.
12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분류기준에 따르면BMW 320d와 520d는 모두 배기량 2,000㏄ 미만의 중형차다. 크기는 다르지만배기량이1,995㏄로동일해서다.두 차종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하는 배기량별 등록에서도2,000㏄ 미만에 속한다.SUV인 X3 20d 역시 형태는 세단과 다르지만 배기량별 분류는 2,000㏄ 미만이다.'2,000㏄ 미만 수입 소형차'로 본다면 BMW 520d 또한 소형차가되는 셈이다. 이 같은 배기량별 구분은 사실상 무용지물과 같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인식이다. 사안에 따라 다양한통계 해석이 나올 수 있어서다.때문에 배기량이 아닌 크기별, 용도별 통계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해외의 경우 길이를 기준으로 세그먼트를 나눈다. 크기로 차종을 나누다보니 다운사이징 흐름도 명확히 반영된다.하지만 기준을 바꾸는 일은쉽지 않다.기업마다 통계 기준을 바라보는 이해 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매달 통계를 발표하는 KAIDA 또한지금의 기준 마련에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자동차 관리법에 따른 자동차 구분도배기량이다.물론 하위 개념으로 크기(길이, 너비, 높이)가 병기됐지만통상 배기량으로 구분하는 게일반적이다. 게다가 배기량은 자동차세를 정하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따라서 통계 주체가 임의로 바꿀 경우 또 다른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대안은 법에 정해진 대로 현재 기준을 유지하는 동시에 배기량 범위를 세분화하는 방법이 떠오르는 중이다.현재 수입차의 경우 2,000㏄ 미만을 표시하고 있지만이를 1,600㏄ 미만과 1,600~2,000㏄미만으로 나누자는 것. 하지만 이 또한2,000㏄ 미만의 동일 배기량이되 크기를 구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완벽하지 못하다.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준도 생기는데, 현재의 통계는 이런 시대 흐름을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특히 배기량구분법은다운사이징이 활발한 현재의 자동차 산업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크기로 자동차 종류를 나눌 경우 배기량으로 자동차세를 매기는 현행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 혼란을 낳을 수도 있다"며 "결국 사회와 기업, 통계 주체 간 협의가 광범위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산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배기량별 분류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크기에 따라 배기량 차이를 두는 과거 방식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서다.국산차 관계자는 "국산차의 경우 아직까지는 배기량별 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구성하고 있어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며 "하지만 다운사이징이 산업의 중요한 맥락이라면 이 프레임은 언제든 깨질 수 있고, 또 깨져야 한다" 밝혔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 [칼럼]자동차 연료 놓고 벌어지는 목숨 건 전쟁▶ 르노삼성 QM3 보험등급 책정, 보험사만 이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