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 "단종은 된다"

입력 2013-11-26 08:20
수정 2013-11-26 08:19
-협력업체 부품공급 여력 없어 국내 유일의 배기량 800㏄ 미만 경상용차인 한국지엠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 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 환경부와 국토부 등이 배출가스 및 안전 기준 적용 시점을 뒤로 미뤄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계속 판매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단종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지엠이 올해 초 다마스와 라보 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부품업체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다마스와 라보 생산시설을 스파크 전용으로 설비를 변경하게 되면 추가 생산 여력도 거의 없다.







26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다마스와 라보 생산은 한국지엠 계획대로 일단 중단된다. 해당 차종에 부품을 공급하는 A사 관계자는 "올해 말 단종 계획에 따라 다마스와 라보 부품 생산은 이미 중단됐고, 대신 스파크 물량 증산에 따른 부품 공급을 준비 중"이라며 "당장 한국지엠이 생산을 이어간다 해도 재고 부품이 없어 생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부품 공급 체인은 사슬처럼 엮여 있는 만큼 모든 부품 업체가 갑자기 생산 계획을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단종에 무게를 두는 대목이다. 이 같은 단종 입장은 한국지엠도 부인하지 않는다. 정부와 합의를 끌어내도 재생산이 되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서다. 자동차의 경우 통상 이듬해 생산제품과 물량계획은 1년 전에 마무리 짓는다. 한국지엠이 올해 12월 다마스와 라보 생산 중단을 밝힌 시점이 지난 1월이었던 배경이다. 이미 1년 전 생산 중단이 계획됐고, 이후 협력업체도 그에 맞춰 부품 생산을 준비했다. 이런 가운데 단종 중단을 원하는 소상공인의 요청은 7월에 시작됐고, 그에 따라 한국지엠이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때는 불과 지난달이다. 정부가 유예를 받아들인다 해도 당장 단종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특정 차종의 생산 계획을 한두 달 안에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완성차회사 의지가 있을지 몰라도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만 수백 개에 달하는 점은 간과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부품업체 입장에선 예정대로 다마스와 라보를 대체하는 제품의 부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형 비용만 수 십 억원을 날리는 것"이라며 "최근 단종 중단설이 나오는데, 부품업체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이 생산을 재개하려 해도 라인 재배치 및 관련 부품공급사의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최소 8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이 유예될 것이라는 추측이 확산되면서 한국지엠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추가 투자비 부담을 상쇄할 수익성이 없는 차종에 대해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설계변경을 추진하기 어려운 데다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시일을 끌면서 실무선에선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다중 전략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완성차회사가 제품을 조립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맞지만 준비하는 생산과정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현재 다마스와 라보 문제가 꼭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단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정부가 견지해도 상황이 너무 뒤늦게 전개돼 단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정부의 기준 유예가 있어도 현실적으로 생산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나중에 재생산될 때는 한국지엠도 향후를 내다보고 환경부 및 국토부 기준을 일부 맞춰 내놓게 되는 만큼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다마스·라보 단종 막자', 4개 단체 정부에 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