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PYL은 성공적인 전략이다." "아니다, 별 효력 없는 마케팅이었다."이른바 현대차의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 전략을 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의 핵심이다.
먼저 긍정적 평가는 PYL 제품군의 점유율에 기반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쿠페/해치백/왜건' 시장 내 관련 차종의 점유율은 42.8%에 이른다. 하지만 'PYL'이 본격 도입된 2011년은 55.2%까지 올랐고, 지난해는 무려 83.6%에 달했다. 올해도 1-6월 상반기 86.9%의 점유율을 차지, 성공을 자평하고 있다. 물론 숫자로 표현되는 점유율이라도 판매량은 많지 않다. 지난해 3만718대였고, 올해는 6월까지 8,800대가 고작이다. 그만큼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의미다. 반면 실패로 보는 시각은 PYL 차종이 차지한 전체 점유율에서 비롯된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PYL의 점유율은 2010년 0.8%, 2011년 1.4%, 2012년 2.6%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1-6월에는 점유율이 다시 1.4%(7,651대)까지 떨어져 별 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린다. 물론 올 들어 점유율 하락 이유는 신차 부재가꼽힌다. 이른바 PYL 차종 묶음에 포함된 i30와 i40 등이 지난해 출시돼 신차효과 반감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비판의 잣대를 기준하면 실패라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긍정적 시선을 유지하면 그간 소비자들이 외면하던 시장에서 2% 이상 점유율은 충분히 성공으로 꼽을 수 있다는 상반된 평가가 엇갈리는 배경이다. 사실 현대차가 'PYL'을 도입한 때는 벨로스터가 등장한 2011년이다. 수입 해치백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비대칭 3도어 벨로스터의 독특성을 내세워 i30와 함께 젊은 층을 겨냥한 'PYL(Premium Youth Lab)' 슬로건으로 맞섰다. 이후 i40 왜건이 추가되면서 PYL은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Premium Younique Lifestyle)'로 의미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수입 해치백과 왜건 대항마의 역할은 유지되는 중이다.
따라서 PYL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해당 차종의 판매량 및 점유율보다 수입 해치백 또는 왜건을 제대로 방어했느냐를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폭스바겐, 푸조, 볼보승용차 3사의 수입차 시장 내 해치백 점유율은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5.2%(6,797대)까지 올랐다. 현대차 PYL보다 점유율 상승폭이 컸다는 얘기다. 이 점에 비춰보면 PYL의 수입차 방어는 성공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물론 해치백의 경우 유별나게 수입차 선호 현상이 높은 게 국내의 현실이다. 엄밀히 보면 해치백이어서 선호하는 게 아니라 선호 브랜드의 인기 차종이 해치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닭과 달걀의 순서를 따지기 이전에 결과적으로 수입 해치백의 점유율 확장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PYL에 대한 호평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형국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PYL 띄우기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판매량보다 중요한 목적이 있어서다. 그건 바로 이미지의 변신이다. 그간 중대형에 치중하며 차츰 보수적인 이미지가 쌓였고, 이는 젊은 층의 구매 감소로 연결된 점을 간과할 수 없었던 셈이다. 따라서 PYL을 매개로 젊은 세대와 문화적 코드를 연결하는 것이 결국 'PYL'의 근본 목적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성공과 실패의 구분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스포츠 경기처럼 승부가 명확히 갈리면 이견이 없겠지만무언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면 얘기는 다르다.그래서 현대차 PYL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점유율이 높아서 성공도 아니고, 수입차 확산을 방어하지 못했다고 실패로 보기도 어렵다. 사람에 따라 돋보기를 두는 곳이야모두 다르지만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나 현대차에게 주어진 시간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인다. 젊은 층의 시선이 생각보다 싸늘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세울 지가 관건이다. 그들을향한 현대차의 구애 작전이 통할지 바라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