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A클래스를 선보이며 소형차 시장에 발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드디어 벤츠에도 소형 세그먼트가 생겼다며 좋아하는 한편, 과연 누가 소형차를 사면서 프리미엄을 논하겠느냐며 어두운 미래를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벤츠코리아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지는 지난해 <▶ [시승]벤츠의 전략 소형차, A클래스>를 통해현지 시승기를 선보인 바 있다.이번에는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서킷을 달려봤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외관을 둘러봤다. 우선 전면은 세단의 느낌이 강하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브랜드를 강조한다. 날카로운 눈매의 주간주행등도 S클래스 못지 않은 웅장함을 풍기는 데 일조한다.
하지만 측면 라인을 따라 뒷모습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반전된다. 점차 겸손해지는 모습이다.폭스바겐 골프, 푸조 207, BMW 1시리즈에서 익히 봐왔던 전형적인 유럽 해치백의 모습을 띤다.
실내는 실용적이다. 벤츠라는 브랜드에 기대감이 높다면약간 실망할 수도 있다.하지만 제 아무리 벤츠여도 소형차가 지녀야 할 실용성을 외면하긴 쉽지 않다.소형차 인테리어로는 만족할 만하다.계기판과 센터페시어 버튼은 조잡하지 않고 단조롭고,스티어링 휠과시트를 감싼 가죽의 느낌도 부드럽다.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어 레버를 패들 시프트로 옮겨간 것 또한 실용을 위한 선택이다.그러나 컵홀더나 전자 기기를 놓을 수납 공간은 약간 부족하다.내비게이션도 운전석 쪽으로 약간 기울어 있다면 좋을 듯하다.
인제 서킷을 도는 본격 시승에 들어갔다. 인제 서킷은 직선 구간이 짧고 코너와 헤어핀 구간이 많다. 때문에 최고 속도는 150㎞/h 이상을 넘지 않았다. 속도를 올렸다가도 코너에서는 60~80㎞/h로 속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극한의 주행 상황을 경험하기 위해 가감속을반복했다.페이스 카의 안내에 따라 4대의 시승차가 함께 움직였다.
1.8ℓ 직분사 터보디젤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조합, 최고 136마력에 30.6㎏·m의 토크를낸다.처음 가속은 별로 민첩하지 않다. 가속 페달이 무겁고 반응도 빠르지 않다.하지만 속도를 높이면곧바로 힘이 뒷받침해준다.짧은 직선 구간을 지나만나는 코너에선 쏠림이 거의 없다. 단단한 하체가 노면에 딱 붙어가는 느낌이다.
계속되는 코너와 헤어핀 구간(U자 구간)은 브레이크 사용을 억제했다. 차체 스스로 반응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러자 A클래스의 본성이 드러났다. 극한의 코너링에서도 중심을 잡았다. 핸들링은 단단해지며안정감을 더했다.
초반 가속력은 확실히 더디다는 결론이다. 그래도 한 번 가속을 받으면 시속 150㎞가 넘어가도 흔들림이 없다. 주행을 멈추기 위해 풀 브레이킹을 했다. 브레이크 반응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빠르다.
벤츠코리아 브리타 제에거 대표는 A클래스 시승회에서 '와우(WOW)'라는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A클래스를 접한 소비자는 분명히탄성을 내지를 것이라는 기대를 보냈다.A클래스를 눈으로만 경험한 사람은 '너도 벤츠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분명 '너도 벤츠구나'라는 생각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가격은A200 CDI 3,490만원, A200 CDI 스타일 3,860만원, A200 CDI 나이트 4,350만원이다. 인제(강원)=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 [시승]벤츠의 전략 소형차, A클래스▶ SUV 격돌, 코란도C vs 스포티지R vs 투싼iX▶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650대 사전 계약 끝나"▶ [기자파일]슈퍼레이스, 모터스포츠 희망을 노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