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성형외과 한승묵원장 칼럼] 탈모가 생기는 이유 '우월한 유전자' 때문?

입력 2014-09-24 10:13
[라이프팀] 요즘 연예계는 걸그룹이 대세라고 한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을 클릭하면 밤사이에 몇 팀이 만들어져 쏟아지는 것 처럼 보일 때도 있다. 뭐 그걸 나쁘다고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도 매일 아침마다 관심 가는 걸 그룹의 동향을 인터넷를 통해서 확인하는 대한민국 평균 남성이기 때문이다.그런데 최근 들어 재밌는 용어가 네티즌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월한 유전자'란 용어가 그것이다. 필자도 직업적인 이유로 많이 사용하는 용어라서 참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그 의미는 극과 극을 달린다. 필자는 '우월한 유전자'란 말을 아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남성형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유전…우월한 유전자 ‘탈모’근래 여성들이 상담하러 오는 경우가 부쩍 늘기는 했지만 탈모 치료를 위해 상담하러 오는 계층은 대부분 30대 이후의 남성들이다. 남성형탈모의 경우 가장 많은 원인을 유전이 차지하고 있다.연구에 따라서는 90% 이상으로 유전이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것도 있다. 후천성탈모라고 부르는 것들도 사실은 탈모 유전형질이 몇 대를 잠복해있다가 뒤늦게 발현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나라의 탈모 역학조사들을 살펴봐도 남성탈모인들중 부모세대와 유전적 연관성을 가지는 비율은 어느 나라 어느 인종 연구건 간에 대부분 80%가 넘어간다.이렇듯 탈모의 원인으로 의학적으로는 대부분 유전을 지목하지만 어떤 유전자가 탈모를 일으키는가에 대해선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몇 개의 탈모연관 유전자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이 유전자들이 어떤 조건하에서 탈모를 유발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이것이 바로 탈모가 완전히 정복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현재 정설로서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탈모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부계이건 모계이건 간에 우성으로 유전된다는 사실이다. 이건 친가나 외가 양쪽의 가계에 단 한 명일지라도 대머리가 있다면 절대 자신의 미래를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부계나 모계를 구분하지 않고 유전적으로 발현된다는 점에서 탈모 유전자는 매우 '우월한 유전자' 이다. 역사상 유명한 위인들도 피할 수 없었던 탈모서양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의 경우 몇 안되는 자기자신의 질병치료기록을 남긴 것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의 대머리 치료 기록이었다.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뒤의 칼럼에서 소개하겠다). 로마제국을 건설한 줄리우스 시저의 경우 자신을 죽이려한 정적의 빚을 대신 갚아줄 정도로 온화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머리 난봉꾼'이란 별명에는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이외에도 역사상 유명한 위인들의 대머리와 얽힌 에피소드는 이루 말할수 없이 많은데 그 모든 기록들은 예외없이 그 위인들이 대머리로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알려주는 일화들로만 전해져 오고있다. 대머리로 고민했던 위인들은 많았어도 대머리로 인기가 높았던 위인들은 한명도 없었단 얘기다.탈모 의심된다면 치료 신속히 시작해야…필자는 이러한 탈모유전자의 '우월한 유전자'로서의 부정적인 의미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고 그것 때문에 탈모인 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환자와 상담할 때 그리고 치료하는 중에 기회가 되는 대로 그 의미를 강조한다.유일하게 먹는 탈모치료제로 나와있는 피나스테라이드 제재(상품명 : 프로페시아) 를 예로 들어보면 유전형탈모와 비유전형 탈모에 있어서 서로 다른 치료결과를 보인다. 그리고 유전형탈모의 경우 초기투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부계쪽에서 탈모가 나타났던 젊은 사람은 반드시 초기형 탈모부터 약을 복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모발이식같은 경우도 자신은 헤어라인만 문제가 있을 뿐이라면서 앞으로 더 머리가 빠지지 않을 것처럼 구는 환자분들이 드물게 있다. 이런 경우 이식 전에 헤어라인을 결정할때 반드시 아버님 사진을 가져오게 한다. 20대 환자면 아버님 30대 사진을, 30대 환자면 아버님 40대 사진을 가져오게 해서, 과거의 사진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미래의 증거를 옆에다 같이 놓고서 "당신 머리가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고 차분히 설득하면 대부분은 치료의 방향에 순응하게 된다. 유전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사고방식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의미로 사용되는 걸그룹에서건 나쁜 의미로 사용되는 탈모에서건 간에 '우월한 유전자'란 용어는 그다지 바람직한 용어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유행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더 크다.필자는 가끔은 이런 상상을 해볼 때가 있다. 성형수술이 감기치료만큼이나 보편화된다면 모두가 예뻐지기 때문에 외모 때문에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사라지고 '슈퍼스타 K' 같은 무대를 일부러 만들지 않아도 자신의 재능을 맘놓고 펼칠 수 있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 그와 더불어 탈모가 100% 정복이 되는 날이 온다면 '우월한 유전자'란 말은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유행되기 힘든 말이 될 것이다.한경닷컴 bnt뉴스기사제보 life@bntnews.co.kr▶ 값싸고 맛있는 ‘한우’ 구입 노하우 ▶ 女心 사로잡는 '혈액형 별' 와인 리스트 ▶ 성인남녀 75.9% "경제적으로 만족 못한다" ▶ 초등생 10명중 5명, 한 달에 책 10권 이상 읽어 ▶ 고소득자 부럽지 않은 내게 딱 맞는 부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