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의 히말라야 다이어리 ⑦] 설산에서 만난 트레커들은 친구가 된다

입력 2014-09-26 09:39
수정 2014-09-26 09:39
트레킹 셋째날. 오늘은 시누와(2340m)를 출발해서 데우랄리(Deurali, 3230m)까지 이동한다. 고도를 약 890미터나 올려서 해발 3,000미터를 넘게 된다. 시누와 셀파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우리나라 명지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트레커를 만났다. 혼자 ABC를 다녀오는 길이라 했는데 그 용기가 대단해 보였다. ABC트레킹 코스에서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외교관이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 갔을 때는 우리의 경제 수준에 대해서 대견스러워지기도 하고 반대로 선진국에 갔을 때는 “이 사람들도 하는데 우리라고 왜 못하겠는가” 하는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더 많이 외국에 나가서 견문을 넓히고 와야 세계를 보는 시각이 생기고 올바른 세계관이 생길 것이다. 데우랄리로 가는 길은 등산로가 상당히 좋았지만 군데군데 산사태로 인해 산이 무너져 내린 곳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네팔의 안나푸르나 지역이나 랑탕지역 등을 다니다보면 의외로 산사태가 많이 발생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정부에서는 산사태가 난 곳은 그대로 방치하고 다른 곳에 새로운 길을 뚫는 것이 독특해 보였다. 네팔에서 트레킹을 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이 구름다리다. 와이어로 만들어진 이 구름다리들은 최근 스위스의 기술이 도입되어 더욱 튼튼하고 견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 있는 구름다리를 건너자면 저 아래로 흐르는 시퍼런 강물 때문에 오금이 저린다. 그러나 무거운 나귀떼나 야크떼도 거침없이 이 다리를 오고간다. 우리 일행은 시우아를 지나 밤부(Bamboo) 인근에서 길고 긴 돌계단을 오른후 도반(Dovan)을 거쳐 데우랄리에 도착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도 롯지가 있지만 고도가 너무 높은 관계(ABC의 해발고도는 4,130m)로 오늘 이곳에서 자고 내일은 드디어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오르게 된다. 데우랄리 샹그리라 게스트하우스(Shangrila Guest House)에서 트레킹 도중 만났던 호주 친구 찰리와 프랑스 처녀가 역시 트레킹 중에 만난 그의 일행과 묵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 만난 사이지만 우리는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었고 한국의 소주와 호주제 보드카를 나누어 마셨다. 트레킹에서 만난 트레커들은 순식간에 친구가 된다. 성별도 상관없고 나이도 묻지 않는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같은 시기에 같은 산을 오른다는 깊은 유대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친구가 될 만 했다. >>>8편에 계속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kimgmp@wstarnews.co.kr▶한국의 바윗길을 가다(56) 설악산 노적봉 한편의 시를 위한 길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63) 인수봉 여정길 / 태숙·말숙 씨가 개척한 그길▶한국의 바윗길을 가다(73)불곡산 ‘악어의 꿈길’ /‘산머루산다래’의 꿈 <!-- p style="margin:50 0 0 0" class="arti_txt6 he22" id="newsView" --><!-- sns 보내기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76) 설악산 미륵장군봉 타이탄길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김성률의 에베레스트 다이어리 ①] 가자! 에베레스트를 향하여… <!-- 광고 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