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종교배'의 장…'CES 2017' 5일 개막

입력 2017-01-02 06:17
전자·IT, 자동차 넘어 여행·스포츠의류와도 융합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이자 혁신기술의 경연장인'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7'이 오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2일 전자업계와 CES 주최 측인 CTA(소비자기술협회)에 따르면 올해 CES는 50주년을 맞아 전자·IT(정보기술)산업과 타(他) 산업 간 융합·이종교배가 어느 때보다활발하게 이뤄지는 마당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첨단기술을 연결고리로 전자·IT가 자동차, 여행, 레저, 스포츠의류·용품 등의 산업과 '악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 닛산車ㆍ카니발ㆍ언더아머 CEO 기조연설 이런 산업 간 융합의 기류는 올해 기조연설자들의 면면을 보면 또렷하게 드러난다.



먼저 자동차 쪽에서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과 자율주행차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 겸 공동설립자가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곤 회장은 개막일 기조연설에서 탄소배출 제로,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의 세상을현실화하기 위한 주요 기술적 돌파구들에 대해 논의한다. 곤 회장이 CES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젠슨 황 CEO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과 게임 등 엔비디아가 첨단을 달리는 분야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101척의 크루즈선을 운영하는 선박업체이자 세계 최대 여행업체인카니발 코퍼레이션의 아널드 도널드 CEO, 스포츠 의류시장에서 나이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사장도 기조연설자로 단상에 오른다.



이들은 IoT 기술을 이용해 크루즈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운동선수들에게 기량·성적을 향상시키거나 신체 상태 등을 측정하는 기술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숙박·항공·렌터카 예약업체 익스피디아의 배리 딜러 CEO도 'C 스페이스'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공하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소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통적 가전·전자 산업의 테두리 밖에 있던 분야의 인사들이 CES에 참석하는 것은 IT·전자 산업과 타 산업의 융합 전선이 자동차에 이어 이제 여행·의류 등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산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통신 반도체업계의 강자 퀄컴의 스티브 몰런코프 CEO와 중국 IT업체 화웨이의소비자사업그룹 CEO인 리처드 유도 기조연설자로 CES를 찾을 예정이다.



◇ 현실이 된 자율주행차·스마트홈·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인공지능 등 최근 몇 년 사이 CES의 화두가 됐던 신기술들은 올해에도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당초 개념과 비전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던 이들 기술이 점차 그 실체를 드러내며 손에 잡히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아이오닉'으로 라스베이거스 시내 자율주행을 시연해 보이고, 일본 혼다는 인공지능 기반의 '감정 엔진'을 탑재한 자율주행 전기차 '뉴 브이'(Neu V)의 콘셉트카를 선보인다.



대표적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는 패러데이 퓨처도 첫 양산형 전기차를 공개한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가진 럭셔리 전기차가 될 것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골프 R 터치' 등에 사용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새 디스플레이와 컨트롤 시스템, 콤팩트 전기 콘셉트카 'I.D.'를,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100% 전기동력의 미니밴 '퍼시피카 EV'를 공개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세탁기, 냉장고, TV, 오디오, 냉·난방기 등을 척척 가동시키는 스마트홈 기술도 현실로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응용한 스마트 가전인 에어컨과 로봇청소기, 냉장고, 세탁기를 처음 선보인다.



예컨대 스마트 에어컨은 사용자가 주로 머무르는 공간을 학습한 뒤 이곳을 집중냉방하고, 스마트 냉장고는 사용자가 도어를 열지 않는 취침시간에는 자동으로 절전운전을 한다.



삼성전자는 IoT 냉장고인 '패밀리허브'를 업그레이드해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한새 제품을 선보인다. 지금은 냉장고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를 조작해 식재료를 주문하는데 앞으로는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서비스도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세계적 음향기기 업체 하만카돈과 손잡고 인공지능스피커를 공개한다. 이 제품은 아마존의 '에코', 구글의 '구글 홈' 같은 음성인식형개인비서 스피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17에서는 또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 주최로 5세대 이동통신(5G)의 세계적파급력을 진단하고 5G가 가져올 미래상을 조망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 자리에선 에릭슨 외에도 화웨이와 퀄컴, 스프린트, 버라이즌, 삼성, LG[003550], TCL, ZTE 블랙베리, 노키아 등이 연결성·이동성과 관련된 신제품과 서비스를선보일 예정이다.



CES의 터줏대감 격인 TV 쪽에서는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 기술을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 종전보다 진보한 3세대 퀀텀닷 SUHD TV를 공개한다.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진 바 없지만 기존 디스플레이들의 약점을 개선하고 장점만 모아TV가 도달할 수 있는 화질의 궁극을 구현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LG는 새로운 폼 팩터(하드웨어의 특징적 요소)의 O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새 제품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TV와 확연히 구별되는 요소를갖게 된다는 뜻이다.



◇ 50주년 맞은 CES…"더 대담하고 더 다채롭게" CTA는 "50주년을 기념하는 CES 2017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고 대담하며 다채롭게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전시장 면적도 지난해보다 5%가량 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24만2천㎡로확장되고, 새로운 산업 분야의 전시관이 개설되면서 850개 업체가 처음으로 전시에나선다.



850개 업체 중에는 바이두, 빙, 카니발, 컴캐스트, 이베이, 포뮬러 E, 히스토리채널, 마녜티 마렐리, 닛산, 타임, 트위터, 샤오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르는 인사도 7명이다.



또 '글로벌 혁신 경제의 기회들'을 주제로 열리는 슈퍼 세션에는 마크 필즈 포드 CEO,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 마이크 맥내머러 플렉스 CEO가 연사로 참석한다.



수면 기술(Sleep Tech) 전시관, 스마트 에너지 전시관 등이 새로 마련되고, 자율주행 기술 전시관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위한 유레카 파크 전시관은 종전보다 크게 확대된다.



산업계 관계자와 바이어, 취재진을 포함한 전체 방문객을 18만명을 넘어서면서사상 최대였던 지난해(17만7천여명)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