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맞나?'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 승승장구

입력 2016-11-22 06:32
고가 가전·백화점 명품·고급수입차 판매량 '훌쩍'



경기 불황 속에서도 초고가(프리미엄)제품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프리미엄 시장만큼은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시장에서 고가의 대형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백화점에서도 해외명품과 수입의류 판매량이 급증했다. 수입자동차 역시 올해일반 수입차 판매량은 크게 줄었지만, 프리미엄 수입차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 삼성 프리미엄 냉장고 비중 60%…'LG[003550] 시그니처' 판매량 목표치 2배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최근 잇따라 고가제품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혁신을 앞세운 이들 제품은 높은가격에도 국내 시장에서 '대박'을 쳤고, 불황 속에서도 가전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냉장고 T타입(4도어, 상냉장·하냉동) 제품군의 누적판매량은 10월 말 기준으로 65만대를 넘어섰다.



'셰프컬렉션'과 'T9000'으로 대표되는 삼성 프리미엄 냉장고는 2012년 출시 이후 연평균 5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00만∼700만원에 이르는 셰프컬렉션은 국내 냉장고 매출의 10%를 차지했다.



특히 출시 첫해 국내 냉장고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던 이들 프리미엄 제품군의비중은 올해는 60% 이상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설계된 삼성 무풍 에어컨 'Q9500'은 올해 1월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달까지 국내 판매량이 24만대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의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비수기인 가을에도 작년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삼성 스탠드 에어컨 중 70% 이상이 프리미엄 제품인 무풍 에어컨일 정도로 고객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역대 에어컨 최대 매출을 이끌 일등공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9월에 나온 애드워시는 출시 2개월 만에 삼성 드럼세탁기 국내 판매량의약 50%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애드워시는 드럼세탁기 도어 상단에 작은 창문을 달아 세탁 중에도 간편하게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 혁신 제품이다.



판매량은 올해 더욱 늘어 삼성 드럼세탁기 판매량의 10대 중 7대는 애드워시가차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 3월 최대 수천만원에 달하는 '초프리미엄' 가전 통합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내놨다. LG 시그니처의 국내 판매량은 애초 목표치의 2배를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4월 전국 40여개 매장에서 운영했던 LG 시그니처 체험존을 최근까지 200개 이상으로 늘렸다"며 "체험존을 늘려달라는 유통채널과 고객들의 요구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전자가 작년 7월 내놓은 트윈워시의 월평균 판매량은 작년보다 50%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LG 드럼세탁기를 구매하는 국내 고객 중절반 이상은 트윈워시를 선택했다고 한다.



트윈워시는 세계 최초로 드럼 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인 미니워시를 결합한 제품으로, 가격은 최대 300만원에 이른다.



◇ 백화점 고가 수입제품 불티…수입시계 매출 32%↑ 고가 수입 제품의 성장세는 백화점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10월 롯데백화점의 해외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해외 시계·보석 상품군 매출은 14.2% 급증했다.



핸드백의 경우 국내브랜드 제품의 올해 1∼10월 매출신장률이 -0.7%로 지난해와비슷한 성적이었지만 수입 핸드백 매출신장률은 6.9%로 호조세였다.



가구 상품군 역시 올해 1∼10월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8.9% 늘었는데 이 가운데 수입 브랜드 가구의 매출은 40% 급증했다.



가전 상품군은 이 기간 전체 매출이 18.1% 증가한 가운데 다이슨을 비롯한 프리미엄 수입청소기 상품의 매출신장률이 78%로 눈에 띄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올해 1∼10월 수입시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급증했고, 중저가 시계 매출은 11.8% 늘었다.



이 기간 해외명품 매출은 16.9%, 수입의류 매출은 18.1% 늘어나는 등 두 자릿수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같은 기간 고가 수입브랜드가 많은 보석·시계 상품군 매출이 22.1% 급증했고, 해외명품 매출 여기 8.1% 늘었다.



송창현 롯데백화점 가구 치프바이어(Chief Buyer)는 "최근 무조건 저렴한 상품보다는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상품을 선호하는 '가치소비'가 늘고 있다"며 "하나를사더라도 디자인이 차별화되고 희소성이 있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증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일반 수입차 판매 23%↓…프리미엄 수입차 판매는 3.2%↑ 경기 침체와 디젤 게이트 등 여파 속에서도 고가의 프리미엄 수입차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프리미엄 수입차는 13만6천523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3만2천255대에 비해 3.2% 증가했다.



일반 브랜드 수입차의 1∼10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3% 떨어진 4만9천278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일반과 프리미엄 브랜드 합친 전체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5.5% 줄어든 18만5천801대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이 경기와 거꾸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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