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의 선두주자 이관순은 추락…낙하산 논란 속 취임한 정찬우
이번 주 재계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뚝심의리더십'이 화제가 됐다.
1992년 시작한 배터리 사업의 연장선 위에서 5일(현지시간) 폴란드에 LG화학의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LG화학은 한국(청주)-미국(홀랜드)-중국(난징)-폴란드로 이어지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전기자동차 시대의 개막과 함께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앞으로 얼마나멀리 뻗어 나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따라 기술수출 계약을 하며 제약업계의 롤 모델로떠올랐던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최근 계약 해지에 늑장공시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다.
늑장공시의 불똥은 한국거래소로도 튀어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한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국정감사가 낙하산 논란을누그러뜨리는 무대가 될지 궁금하다.
◇ 뚝심의 구본무, 25년 '배터리의 꿈' 이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이 25년 만에 결실을 봤다.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LG화학[051910] 전기차 배터리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유럽 최초의 완결형 생산기지이자 최대 생산공장이다. 구 회장 오랜 꿈의 마지막 승부수이기도 하다.
행사에 참석한 구 회장은 "유럽의 핵심 거점이자 자동차 부품 분야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그동안 LG화학의 국내외 모든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의 착·준공식을 직접 챙기며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LG가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2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그는 영국 출장길에 2차전지를 접하고 샘플을 직접 가져와 '미래 성장동력'으로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충전해서 반복해 쓸 수 있는 2차전지는 당시만 해도 '혁신 중의 혁신'이었다.
하지만 성과는 쉽게 나지 않았다. 1997년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에 성공하긴 했지만 양산까지는 품질이 따라주지 않았다.
일본 선발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기에도 역부족이었다.
그룹 안팎에서 회의론이 나왔지만 구 회장은 "길게 보고 투자하라. 연구개발에더욱 집중하라.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했다고 한다.
2005년 2천억원대의 적자를 냈을 때도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다독였다.
뚝심 있는 투자의 결실일까. LG화학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 신약 개발 선두주자의 추락…이관순 한미약품 대표 지난해부터 굵직한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을 성사시키며 신약 개발의 '선두주자'로 떠오르던 한미약품의 이관순 대표가 최근 베링거잉겔하임과의 '올무티닙' 개발 중단과 계약 해지, 안전성 논란에 늑장공시 의혹까지 겹치며 최대 위기를 맞고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만큼 질타의 강도도거세다.
특히 29일과 30일 잇따라 호·악재 공시를 내며 투자자들에 큰 손실을 입힌 데다 공시 전 정보가 미리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분노가 만만찮다.
이관순 대표 역시 기술수출 신화의 주인공에서 부도덕한 기업의 수장으로 전락했다.
제약업계 최연소 연구소장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한미약품을 Ƈ조 클럽' 반열에 올린 주역으로 평가된 그였다.
특히 회사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는 등 정체기였던 2010년에도 당장의 매출상승이 아닌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이 대표의 취임 후 한미약품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한때 20%에 달하는 등 연구중심 제약기업으로 위치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은 극복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신약 개발의 낮은 성공 확률, 새로운 경쟁 제품의 출현 등 갑작스러운 변화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기술수출 계약 해지보다도 공시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게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현재 이 대표는 늑장공시 논란에 대해 의도성이 없으며 금융당국의 조사에 철저히 임하겠다는 입장만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적극적인 해명과 주주를 향한 사과에도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는가운데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3월 재선임돼 3번째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가 이번 고비를 잘 넘길지 주목된다.
◇ 낙하산 논란 딛고 취임…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지난 5일 한국거래소 수장에 오른 정찬우 이사장의 마음이 바빠졌다.
오는 13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한미약품[128940]이 최근 기술수출 계약취소 사실을 늑장 공시해 논란을 일으킨 것을 계기로 미비한 공시제도를 운영해 왔다는 호된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취임식을 끝낸 뒤 대부분의 시간을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을 파악하는 데 보내고 있다.
그로서는 취임 전의 낙인인 '낙하산 인사' 이미지를 말끔히 털어내려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업무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정 이사장은 자신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거부 투쟁에 나섰던 노조의 반발로지난 4일 잡았던 취임을 하루 뒤로 미뤄야 했다.
그는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치른 취임식에서 포부를 당당하게 밝히면서 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세계 거래소 산업환경이 변화 흐름에 직면해 있음을 강조하면서 한국거래소의최대 과제인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천명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및 상장은 최경수 전 이사장 때부터 추진했지만 직전19대 국회에서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돼 수포로 돌아갔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온 정 이사장은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정부에 몸담은 뒤 금융위원회 부원장(차관급)으로 일했다.
그전에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전남대 경영대 부교수,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허브지원팀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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