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정의선 부자 '대 이은 양궁사랑'…32년 후원

입력 2016-08-13 13:15
레이저 활용한 연습용 활 제작…선수단 안전 위해 방탄차까지 제공



한국양궁이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전 종목을 석권하며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선 배경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현대차[005380] 부회장 부자의 32년 후원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몽구 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하고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2005년자리를 이어받아 올해 협회장에 재선임되기까지 지난 32년간 비인기종목이던 양궁에전폭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1984년 LA대회부터 리우대회까지 쌓은 누적 금메달 2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 여자단체전 8연패, 전 종목 금메달 등의 성과는 선수들과 코치진의 피나는 노력에 더해 정몽구 회장이 양궁 발전의 기반을 탄탄히 다졌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과 양궁의 인연은 정몽구 회장이 1984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사장이던 시절 LA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의 금빛 드라마를 지켜본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듬해 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 현대제철[004020]에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정 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번의 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1997년부터 지금까지 명예회장직을 맡아 32년간 양궁 인구 저변 확대,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등에 45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특히 정 회장은 체육단체 최초로 스포츠 과학화를 추진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줬고, 양궁 장비의 품질을 직접 점검하고 개발하도록 독려해 세계 최고수준의 장비를 갖추도록 했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에 얽힌 일화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 회장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국 출장 중 따로 시간을 내 심장박동수 측정기, 시력테스트기 등을 직접 구입해 양궁협회에 선물했다. 또 현대정공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해 양궁 선수단에 제공토록 했다.



양궁의 필수 장비인 '활의 국산화'에도 앞장섰다. 1990년대 말 양궁 활 시장을장악했던 외국 활 메이커가 신제품 활을 자국 선수들에게만 제공한 것이 계기였다.



집무실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양궁 관계자들과 해외·국산 제품 비교 품평회를했다. 양궁협회도 일선 학교에 국산 장비를 지원하는 등 국산 활의 저변을 확대했다.



지금은 양궁 연습의 필수 코스가 된 '관중이 꽉 찬 야구장에서의 활쏘기' 연습도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전 새 경기방식이 도입됐을 때 정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시작됐다.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 선수들에게 보내고, 외국에서 열린 대회에 물을 공수해주거나 경기 전 현지에서 선수들을 초청해 만찬을 연 적도 많았다.



이런 양궁 사랑은 아들에 그대로 대물림됐다.



2005년부터 양궁협회장을 맡아온 정의선 부회장은 '한국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하고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 양궁 대중화 사업을 통한 저변 확대, 양궁 스포츠의 외교력 강화 등 중장기적인 양궁 발전 플랜을 세워 시행해 왔다.



특히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 현 실력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공정한시스템을 정착시켜 선발전의 투명성을 높였고,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궁사들의 사기 진작에도 힘을 쏟아왔다. 선수들을 종종 찾아가격의 없이 식사하며 선수단을 격려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책 등 선물을 건넸다. 또,주요 국제경기 때마다 현지에서 직접 응원을 펼쳐왔다.



리우에서도 정 부회장은 선수들이 시합에만 집중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최신 기술을 양궁장비, 훈련에 적용하도록 했다. 대표단출국 전날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격려했고, 리우 현지를찾아 주요 경기마다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선수들을 위해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 등이 갖춰진 트레일러 휴게실을 준비하고 경기장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사설 경호원을 고용했으며 심지어 투싼,맥스크루즈 '방탄차'까지 제공했다.



경기장 인근 식당을 빌리고 상파울루에서 한식 조리사를 초빙해 언제든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점심에는 한식도시락을 만들어 경기장이나 선수촌에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은 '통 큰' 포상으로도 양궁대표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986년 아시안게임 1억7천만원, 2004년 아테네 대회 4억원, 2008년 베이징대회6억5천만원, 2012년 런던대회 16억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8억8천만원 등 주요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 코치진에 총 60여억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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