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사채권자 설명회…채무조정안 찬반 공방

입력 2016-05-12 16:07
"그간 다른 회사의 자율협약 사례와 비교할 때현대상선[011200]의 채무조정안은 최악입니다." (개인 사채권자 A씨).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 투자금을 날릴 바에는 이번 조정안을 받아들여 채권 회수율을 높이는 게 낫습니다." (사채권자 B씨).



유동성 위기에 몰린 현대상선의 채무조정안을 두고 사채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동관 1층 대강당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집회 관련 설명회에는 30여명의 사채권자가 모였다.



설명회는 이달 말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채무조정안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다. 조정안은 약 7천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상선에 대해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고 비협약 사채권자들도 채무재조정에 동의해야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채무조정안 부결시 현대상선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예고된 상태여서 사채권자들의 조정안 찬성 여부가 회사의 앞날을 좌우하는 관건 중 하나다.



비공개로 진행된 설명회는 사채권자나 투자자문 증권사 직원 외에는 행사장 출입이 통제됐다. 현대상선 직원 대여섯 명이 대강당 앞에 배치돼 채권잔액 증명서와신분증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백발이 무성한 노부부 투자자도 보였고 증권사 직원을 동반한 채권자도 눈에 띄었다.



사채권자 A씨는 "보유 채권 규모가 1억원 수준으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며"조정안을 보면 공모사채는 50% 이상 출자전환,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이 주요 내용인데 적자 늪에 빠진 회사 사정을 고려해도 우리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안건"이라고지적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달 만기가 도래한 1천2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연장이 사채권자의 반대로 무산된바 있다.



사채권자 가운데는 이번 조정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조정안 부결시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1억4천만원 규모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 C씨는 "조정안은 현 상황에서 사채권자에게도 회사에게도 최선의 선택"이라며 "조정안이 불발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투자회수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진다. 조정안이 가결돼도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회수율이 100%에 달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현재보다 회수율이 높아지는 건 분명하다"고말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공모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집회 자리에서 회사채 8천43억원의 채무재조정 방안이 논의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채무재조정 안건을 다음주 채권단협의회에 부의할 계획이다.



iam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