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여신심사 강화로 주택거래 줄고 가격 약세

입력 2016-04-24 07:05
1분기 주택거래 작년보다 26% 감소…5년 평균보다도 작아규제없는 청약시장은 '반사이익'…쏠림현상은 심화



올해 2월 수도권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피로감이 쌓여갈무렵 대출 규제가 가해지면서 주택 수요자들도 관망하는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진것이다.



대출 규제와 무관한 청약시장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투자수요들이 몰리고 있지만 되는 곳만 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운데 다음달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방까지 확대 시행되면서 지방을 비롯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까지 다시 악영향을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연초 대출 규제에 주택시장 '멈칫'…거래 줄고 가격 약보합 올해 2월 수도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사전 예고되면서 전국의 주택경기는 이미 지난해 11월 이후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작년 주택거래량이 2006년 조사 이래 최대치(130만건)를 넘어선데다 주택 인허가 물량까지 급증해 공급과잉 논란이 커진 가운데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19만9천483건으로 작년보다 26.1% 줄었다, 최근 5년(2011∼2015년) 평균인 20만7천여건과 비교해서도 3.5%감소한 것이다.



주택 가격도 작년에 비해 안정된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1분기 전국의주택 가격은 0.04%의 보합세를 보였고 이 가운데 아파트값은 0.02% 하락했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1분기 아파트값은 각각 0.04% 상승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 서울이 0.97%, 경기가 1.19%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국민은행 박합수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집값이 갑자기오르고 거래가 급증해 때마침 '쉬어가고 싶은' 타이밍에 대출 규제가 나오면서 매수자들 사이에 관망세가 확산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은 연초부터 대구·경북·충청권 등 주요 지역의 주택 가격이 약세로돌아섰다.



1분기 대구광역시의 아파트값은 0.87% 하락하며 전국에서 하락률 1위를 기록했고 인근 경북지역도 0.67% 하락했다.



또 충남이 0.72% 떨어졌고 대전(-0.16%), 전북(-0.20%), 경남(-0.09%)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5월부터 대출 규제가 확대되면 지방 주택시장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작년까지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 지난 2∼3년간 신규 주택 공급 증가로올해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점, 5월로 예고된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지방부터 서서히 주택시장의 한파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은 지난달 말부터 개포 주공2단지의 고분양가 여파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과 인근 아파트 단지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지만 비강남권의 일반 아파트로 확산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이와 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1분기 주택 전셋값 상승률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0.35%를 기록하는 등 예년에 비해 안정세를 보인 것도 주택 매매거래 감소와 가격 안정으로 이어졌다.



◇ 청약시장은 반사이익…인기지역만 몰린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여전히 청약자들로 붐볐다.



지난 7일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부산 연산구 '연산 더샵'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375가구 모집에 부산 1순위에서만 8만6천206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229.9대 1로 마감됐다. 올해 단일 아파트로는 최대 청약자가 몰린 것이다.



대우건설[047040]이 역시 7일에 분양한 대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는 총 483가구 일반분양에 대구 1순위에서만 3만3천612명이 몰리며 평균 69.6대 1의 경쟁률로마감됐다.



지난달 말 삼성물산이 분양한 강남구 개포 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블레스티지는 3.3㎡당 최고 4천3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60대 1이 넘는 경쟁률로 마감됐고 일주일 만에 계약까지 끝났다.



그러나 비인기 단지는 1순위 마감에 실패하거나 미달하는 경우가 줄을 잇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분양한 홍제원 아이파크, 라온건설이분양한 남양주시 화도읍 라온프라이빗, 이천시 대월면 신원아침도시, 포항 신문덕코아루 등은 줄줄이 미달되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건설업계는 다음달까지 총선으로 미뤘던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낼 분위기여서 미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신규 분양은 기존 주택시장에 비해 규제가없다는 점에서 일부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계약률과 미분양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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