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곳만 몰린다…청약시장 '쏠림현상' 심화

입력 2016-04-13 09:36
4월 분양 아파트 절반이 미달…1순위 마감은 33% 그쳐부산·대구 경쟁률 후끈 vs 수도권·비인기지역은 미달 속출총선 이후 5월까지 12만가구 분양대기…"업계 속도조절 해야"



새 아파트 청약시장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청약 인기지역은 여전히 1순위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고 있는가 하면 비인기지역은 수도권에서도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돈 되는 곳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져 총선 이후 분양물량이 확대되면 비인기지역에서는 미분양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 부산·대구는 수만명 몰리고 수도권은 미달…"쏠림 심화" 13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에서청약을 진행한 가운데 33.3%인 5곳이 1순위에서 마감된 반면 절반에 가까운 46.7%가순위내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지난달에는 총 56개 단지가 청약을 받은 가운데 절반이 넘는(51.8%) 29개 단지가 1순위에서 마감되고, 25%인 14개 단지가 미달된 것과 비교하면 그다지 좋지 않은흐름이다.



일단 인기 단지에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 7일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부산 연산구 '연산 더샵'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375가구 모집에 부산 1순위에서만 8만6천206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229.9대 1로 마감됐다.



올해 단일 아파트로는 최대 청약자가 몰린 것이다. 부산 1순위에서 마감되면서집계에 포함하지 않은 기타지역 청약자들도 3천283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84.9㎡ 141가구에는 5만5천941명이 접수해 396.7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시청 인근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역세권인 데다 분양가도낮은 편이어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청약 열풍이 불면서 부산지역 사람들은 가구당 보유한 청약통장이 기본 4∼5개는 족히 된다"며 "실수요자들도 있지만상당수는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라고 말했다.



대우건설[047040]이 역시 7일에 분양한 대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는 총 483가구 일반분양에 대구 1순위에서만 3만3천612명이 몰리며 평균 69.6대 1의 경쟁률로마감됐다.



이날 부산 연산 더샵과 대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2개 단지에 몰린 청약자수는약 9만명이다. 4월 들어 청약시장에 몰린 약 13만명(2순위 포함)중 약 70%가 두 단지에 집중된 것이다.



이에 비해 서울, 수도권에서는 1순위 마감에 실패하거나 미달한 경우가 많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분양한 홍제원 아이파크는 서울 도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였지만 중대형에서 15가구가 1순위에서 미달돼 2순위에서 마감됐다.



중소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는 사정이 더 나쁘다.



라온건설이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에서 5개 블록으로 나눠 청약을 받은 라온프라이빗은 2천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관심을 모았으나 2순위에서도 대거 미달됐다.



이천시 대월면 신원아침도시, 인천시 간석동 삼마 TOP-Class, 포항시 남구 신문덕 코아루 등, 목포시 용해동 센트럴팰리체 등도 모두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 총선 이후 4∼5월 분양만 12만가구…미분양 무덤 되나 건설업계는 총선 이후 미뤄뒀던 새 아파트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낼 태세다. 4월총선을 피해 분양을 앞당긴 경우보다 늦춘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분양된 아파트는 총 1만8천여가구에 그쳤지만 총선 이후 이달 말까지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4만3천여가구로 4월에만총 6만1천여가구의 공급이 대기 중이다.



물론 이 가운데 일부는 5월로 이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초 5월에 예정된 분양물량만 해도 5만7천여가구에 달해 4∼5월에만 무려 11만9천가구가량이 분양될 전망이다.



지난 1∼3월 석 달간 분양된 물량은 절반 정도인 5만5천849가구였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미분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공급이 많았던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분양권 거래도 뚝 끊긴 상태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는 "부산·대구 등 지난해까지 청약시장을 견인하던 지방 일부는 투자수요들이 여전히 몰리고 있지만 체감 분위기상 작년만큼 뜨겁지는 않다"며"신규 분양아파트는 여신심사 강화 등에서 제외돼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청약률이 높더라도 100% 계약까지 연결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총선 이후 분양이 집중되면 인기지역의 쏠림현상은 심화되고 일부 공급 과잉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며 "청약자들도 신중히 접근하고, 건설사들도 지역에 따라 공급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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