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00만불에 보험료만 2만달러…中企 애로 봇물(종합)

입력 2016-03-23 17:44
<<구미 국가산단 간담회 내용 추가>>인력·금융 부족에 환율 리스크까지…"중견기업 이유로 중소기업과도 차별"반월시화·구미 산단기업 간담회…정부 "금융 전문가들 컨설턴트로 즉시 투입"



"연간 수출액이 800만 달러 수준인 수출초보 기업으로 해외 전시회 참가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야 하는데 중견 기업이라는 이유로 중소 기업과 동등한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지업체 대표) "수출 위험 요소 때문에 관련 보험을 들려 해도 금액이 만만치 않아 그만둔다.



수출대금의 1.12%가 보험료로 나간다. 연간 수출액 200만 달러 중 2만 달러 이상을보험료로 내야 하는 셈인데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기계부품 업체 관계자) 정부가 수출 기업 현장을 찾아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돌입한 첫날인 23일 중소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각종 애로 사항들을 토로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부터 1박 2일간 수출 유관 기관, 금융 기관장들과 함께 반월시화 산업단지를 비롯한 전국 대표 산단 4곳을 방문하는 '산업단지수출 카라반' 행보에 나섰다.



수출 카라반은 기업의 지원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방문해 수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 서비스 활동이다. 수출 부진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단을 꾸려 산업 현장을 방문하고 애로를 청취하는 것이다.



수출 카라반 첫 일정인 반월시화산단 입주 기업과의 설명회 및 간담회는 안산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렸다.



간담회에서는 주 장관이 13개의 입주 기업 대표 등을 만나 수출 활성화 방안을논의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사이사장,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권선주 기업은행[024110] 은행장도 간담회에자리했다.



반월 단지는 국내 최대 중소기업 전용단지임에도 수출기업 비중이 20%에 머물러있어 간담회는 내수기업을 수출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간담회에선 각종 애로들이 수출 기업화를 막고 있다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중장비 업체 대표 A씨는 "반월 단지 내 교육기관이 있음에도 기관 인재들을 단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서울에 위치한 대기업 입사를 선호해 중소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해도 현장에 투입돼 제품 설계를 하는데 한계에 직면했다.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우수한 인력 확보가 시급하지만 중소기업은 늘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기계부품 업체 관계자 B씨는 "해외시장 개척으로 발굴한 거래처의 신용도를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수출 관련 보험에 가입해 위험 요소를해소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수출 보험의 금전적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수출 대금의 1.12%를 보험금으로 지불하는데 적지 않은 금액이라 수출 보험을 사실상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금이 풍부하면 장비와 기술 시스템을 마련해 사업 기반을 다지겠지만 현장에서는 사업 자금이 더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연구개발(R&D) 비용 등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입주기업 관계자 C씨는 "중소기업은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회에서현지 바이어 등을 만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데 실질적으로 해외 업체와의 소통에어려움이 따른다"며 "전시회를 하기 전 사전 정보를 얻어 많은 업체와 소통을 할 수있다면 좀더 치밀하게 전시회를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달러화 강세 등 환율 불안 움직임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들도 있다.



주 장관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 사항 중 개선이 시급한 사안에 대해 현장 적용이 가능한 해결 대책을 즉시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환율 리스크 문제다. 일선에서 물러난 금융권 인사를 중소기업의 환율 관리 컨설턴트로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주 장관은 "기업은행장 등과 논의해 간담회 현장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며 "인력들은 수출 기업을 찾아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교육 과정인 마이스터고를 이수한 인근 지역 학생들을 산업단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단지 내 노후화된 환경 등을 개선해 젊은이들이 일할 만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반월시화에 이어 이날 오후 기계·전자산업 수출전초 기지인 구미 국가산단을 찾았다.



구미 산단지역본부 1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동차부품 업체 대표D씨는 "코트라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과 중국 등으로 진출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면서 "쉽게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생각했지만 기술 유출 우려를 완전히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술이 중국으로 쉽게 흘러가는 상황이라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 업체 대표 E씨는 "연간 수출액이 800만 달러 수준인 초보 기업"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전시회를 참가하는 등 마케팅 활동에 주력해야 하는데 수출지원기관인 코트라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문제는 중견 기업과 중소 기업이 동등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인데 중견 기업에 대한 개념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지원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것"이라며 "해외 전시 참가하려는 우리 같은 중견 기업에게도 중소 기업과 동등한 혜택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함종오 코트라 부사장은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이라면 해외 전시회 개별관을 마련할 수 있지만 비중이 낮으면 다른 기업과 단체관을 참가하도록했으나 기업들이 적정선으로 모이지 않아 단체관 개최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었다"며"수출 비중에 상관없이 모든 중소기업이 전시 헤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영섭 청장은 "중소기업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 된 초기 중견기업이 중소기업과동등하게 정부의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장관 등은 24일 방문 예정인 광주첨단 단지에서는 지역대학과의 산학협력을통한 무역인력 양성 등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화장품과 의약품 등 소비재 기업 소재지인 오송에서는 Ƌ대 유망 소비재'를 수출주력 품목으로 키우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카라반 마지막 일정인 오송 행사는 현장 민관합동 수출투자 대책회의 형태로 진행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제기된 애로사항 중 개선이 시급한 사안은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즉시 해결이 어렵다면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수출투자 대책회의'와 대통령 주재의 '무역투자 진흥회의'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iam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