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산학연 한자리 모여 '경제 백년대계' 논의(종합)

입력 2016-01-26 10:49
<<제목 변경, 현장 발언 추가>>대한상의 첫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야근 없애고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서비스 = 일자리, 개선해야"



여야정(與野政)과 산학연(産學硏)의 대표 70여명이 26일 만나 기업문화, 규제 개선,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혁신 과제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첫 '중장기 경제 어젠다추진 전략회의'를 열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30년간 10년마다 경제성장률이 1∼3%p씩 하락하고 있지만 노력에 따라 이 트렌드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말뿐인개혁이 되지 않도록 경제계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희망하는 변화는 항구적 변화"라며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하며 핵심 어젠다를 끈질기게 연구하고 추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축사에서 이를 위해 경제계와 소통하고 변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의 혁신적, 창의적 도전을 뒷받침하려면 정부 역할도 변해야 한다"며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는 '파괴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참가자들은 후진적 업무 프로세스와 구시대적 기업문화가 반기업 정서에 영향을미친다고 보고 이를 탈피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한상의와 맥킨지가 100개 기업 직장인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들은 주 5일 중 평균 2.3일을 야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의 문화 수준은 세계 하위 25%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근본 틀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규제개혁위원회 간사인 김태윤 한양대 교수는 사전규제의 사후 규제화, 허용되는 경제활동을 나열한 '포지티브 규제'를 금지사항 외 모든 경제활동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획일적 규제의 유연화, 신산업 규제 인프라의 선제적 마련, 복잡 모호한 회색규제(gray zone) 개선 등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부정부패 근절, 행정 비용, 재산권 보호 등 한국의 제도 경쟁력은미국, 독일의 2만7천달러(한국의 1인당 GDP) 시기의 절반 수준"이라며 "미국, 영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이미 규제의 틀을 바꿔 '정해진 것 빼고 다 할 수 있게' 만든 덕분에 수만가지 아이디어가 모이고 사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서비스 발전이 곧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식에도 동의했다.



김현수 국민대 교수는 "한국의 서비스산업은 GDP의 60% 수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5천달러 진입 시점이었던 프랑스의 1995년(72.7%), 영국의 1998년(71.1%)과비교해도 턱없이 낮다"며 "서비스산업의 고용 비중을 OECD 평균인 72.2%까지만 높여도 64만개의 일자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나이트클럽의 관광 명소화, 서비스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 및 공공요금 감면 등의 주장도 나왔다.



다만 서비스는 무료라는 인식, 기득권의 이해관계 등은 걸림돌로 지적됐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10월 중장기 어젠다 추진 사무국을 설치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 선진 기업환경 조성 ▲ 기업의 사회적 지위 향상 ▲ 미래세대 준비 등 3가지 의제를 선정했다.



앞으로 6개월마다 중장기 어젠다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중장기 마일스톤(Milestone)을 세워 계량화해 관리할 계획이다. 중장기 경쟁력지수도 만들어 주기적으로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날 의제 외에 시장적 입법현황 점검, 공무원 행태 개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통일, 기후환경 등에 대해서도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noma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